<제주 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50>일과농장 이문하씨

   
 
  ▲ 전원주택의 정원처럼 아름답게 정돈된 돈사 앞에 앉은 이문하씨  
 
돈사 주변 나무심기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 실천
서귀포시, 깨끗한 축사환경 조성 위한 각종 지원


악취와 정돈되지 않은 주변환경 등으로 인해 주민 민원에 시달리던 양돈 농장이 변하고 있다.
양돈장 입구부터 잔디밭과 연못, 잘 조성된 조경수, 다양한 그림으로 외벽을 장식한 양돈장 돈사. 최근 변하고 있는 도내 양돈장의 모습이다.
'양돈장은 더럽고 냄새난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양돈장 주변 환경을 전원주택 정원을 관리하는 것처럼 하는 아름다운 농장 선도 농가가 관심을 끌고 있다.


   
 
  ▲ 이문하씨가 대정읍에서 운영하는 일과농장. 진입로에 정원을 조성하고 외벽에 그림을 그리는 등 편견을 깨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묻어있다.  
 
# 청결이 민원 해결과 소득 증대 원인


현재 대정읍에서 일과농장을 운영하는 이문하씨(56·대정읍 하모리)는 지난 1992년 택시 기사 10년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지만 양돈업을 쉽게 시작할 수 없었다. 당시 그가 목격한 양돈장 대부분은 소위 말하는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다잡은 것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양돈장을 견학한 이후였다. 이씨는 파리와 악취로 인해 곱지 않은 주변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고민했다. 그는 조경에서 해답을 찾았다. 돈사 진입로에 잔디가 깔린 정원을 조성하고, 각종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칙칙한 돈사에 화사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씨는 "양돈은 시설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먹이통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낡고 지저분해져 각종 시설을 보완하지 않으면 악취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청결하지 않은 환경으로 인해 돼지가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농장을 가꾸면서 양돈을 시작할 초창기 주변 농가는 농장을 꾸미지 말라고 했다"며 "양돈장을 아름다운 농장으로 만들기 위해선 부차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었다"고 아름다운 농장 조성 초기 때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젠 주변농가도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참여, 양돈장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냄새가 나더라도 일과농장처럼만 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로 인해 양돈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져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 성공 가능성이 있는 양돈

이씨가 '냄새와 더러운 곳'의 대명사였던 양돈장을 잘 가꿔진 정원처럼 가꾸기 시작한 후 양돈 규모는 점차 늘었다.

그의 양돈장 규모와 사육 돼지수는 양돈을 시작할 때 2975㎡ 규모·돼지 600마리에서 현재는 1만3223㎡ 규모·돼지 3200두로 5배 이상 성장했다.

또한 모돈 1마리가 연간 생산한 돼지 가운데 출하 체충에 도달해 판매되는 마리수를 뜻하는  'MSY'(Marktted-pigs per Sow per Year)는 22마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평균 MSY가 14.8마리, 제주지역 평균 14마리와 비교하면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그의 농장은 무항생제 인증농가, HACCP(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s,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 인증농가, 수출지정업체 등 제주 청정 돼지 생산 농장으로 인정받았다.

깨끗한 양돈장 관리와 시설 보완 등 제대로 된 양돈 생산시설이 마련되면 양돈 산업의 미래가 밝다고 판단한 그는 아들이 대를 이어주길 바라고 있다.

이씨는 "축협에 다니던 아들에게 양돈을 추천, 지난해 2월부터 아들이 양돈장에서 돼지 분뇨를 치우면서 일을 배우고 있다"며 "아들이 양돈을 어느 정도 배우면 양돈장 운영을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문하씨가 무항생제·HACCP 인증 등 청정돼지 생산농장으로 인정받은 돈사를 둘러보고 있다.  
 
# 민·관이 만드는 축산의 미래


서귀포시는 올해 축산사업장의 시설노후화 및 밀집사육에 의해 발생하는 냄새·해충을 줄이기 위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5억5800만원을 투입해 축산환경개선 사업 등을 추진, 축산 냄새 민원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서귀포시는 아름답고 깨끗한 축사환경 조성을 통해 청결하고 안전·안심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청정제주 축산물이란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 8000만원(보조 60%, 자담 40%)을 투입해 축사주변 꽃길 및 화단조성, 조경수 식재, 축사 미관 개선 등을 위한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는 축산업의 골칫거리인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축산환경개선사업과 가축분뇨 냄새다발지역 특별방지, 축산사업장냄새확산방지시설, 가축분뇨미생물생산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는 가축분뇨 적정처리를 위한 시설 등을 지원해 가축분뇨 공해상 배출 중단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고, 냄새 민원을 줄여 농가와 지역주민이 상생하는 축산환경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서귀포시는 올해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을 운영하는 한편, 가축분뇨처리시설과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친환경첨단가축분뇨처리 시설·가축분뇨공동자원화 시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문하씨는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는 시설 보완뿐만 아니라, 나무 식재 등 농장 주변 가꾸기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농가가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데는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축산 농가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필요한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 사업은 행정의 도움이 절실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윤주형 기자 yjh153@jemin.com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


   
 
  ▲ 양원종  
 
제주도내 많은 축산농장이 주변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외곽지역으로 밀려나 있다. 제대로 관리되는 환경속에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장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어렵게 지역에 적응하고 있는 농장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도 축산농장이 많은 것은 우리가 안전·안심한 국내산 축산물을 먹고 싶은 욕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주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따라 축산농가 스스로 인식을 변화시키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다양한 방면에서 진행될 수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아름다운 환경과 잘 관리되고 있는 축사의 모습은 농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또 청정 제주의 고품질, 안전한 축산물 생산지역 이미지에 걸맞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장'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9월 수출 1조원 시대를 지향하는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 사업 추진계획을 수립 했다.

서귀포시도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 확산 및 실천을 위해 '3 UP(청결, 녹화, 가치) 3 ZERO(폐자재, 악취, 고정관념)'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 사업을 추진, 올해 축산농가 4곳에 80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는 환경정비, 화단 및 조경수 식재 등을 통해 일반 농장(General Farm)을 깨끗한 농장(Clean Farm)으로 조성하고, 녹화 및 정원화를 통해 아름다운 농장(Beauty Farm)으로 단계별로 업그레이드 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기반을 조성하고, 글로벌 수준의 선진 농촌·축산인의 삶의 질 및 농촌지역 주거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주위를 둘러보면 비오톱(Biotope), 옥상정원, 생태공원 등 환경을 생각하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고 있다.

HACCP 인증, 유기축산물 인증,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환경친화축산농장 지정 등 축산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농가 스스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면 축산업을 영위 할 수 없다.

축산농가는 위기의식을 갖고 소비자와 경종농가로부터 사랑 받는 축산업육성을 위해 '아름다운 농장 만들기'에 적극 참여하자. <양원종·서귀포시 축산과 축산자원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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