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57>친환경 농업인 김진한씨

   
 
  제주시 아라동에서 친환경 농업을 고집하고 있는 김진한씨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영농에 매진하는 선도 농업인이다.  
 
직업군인 생활 정리 귀향 후 농업과 인연
사명감·긍지갖고 친환경농법 10년째 고집
감귤나무 분양·귤피차 판매 등 사업 다양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친환경 농산물을 찾게 됐다. 그러나 농업현장에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노력과 관심이 일반 관행농법에 비해 더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소비처가 없다면 애써 가꾼 농작물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하기 때문이다.그만큼 일년내내 작물과 함께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농사다. 제주시 아라동에서 친환경 농업을 고집하고 있는 김진한씨(43)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영농에 매진하는 선도 농업인이다.

#군 예편 후 귀향

서귀포시 성산읍 출신인 김씨는 20대를 군에서 보낸 직업군인 출신이다. 2001년 군에서 예편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부친의 권유로 농사일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는 부친이 애써 재배한 감귤을 팔기 위해 인터넷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다. 당시 만해도 인터넷 거래가 활발하지 못하고 소비자들 역시 이를 생소해 했기 때문이다.

소득도 있었다. 김씨는 인터넷 판매과정에서 소비자들이 건강을 생각,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원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 때부터 김씨는 친환경 농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남들과 같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신념에서다.

그러나 기존의 농법을 고집하는 부친과 친환경농법을 주장하는 아들 사이에 마찰이 발생했다. 결국 김씨는 마찰을 피하기 위해 독립을 선언했고, 과수원을 임대해 친환경 농법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시행착오 통해 기술습득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든 김씨였지만 쉽지 많은 않은 길이었다. 의욕은 넘쳤지만 친환경 감귤 재배를 위한 기술과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다.

수확한 감귤이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여 썩어가는 것을 마냥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을 땐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들기도 했다.

특히 김씨는 판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친환경농업은 자체적으로 유통을 해결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홈페이지도 바로 제작, 본격적인 인터넷 거래를 준비했다.

또 소통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감귤나무를 분양, 홈페이지에 재배과정을 그대로 올렸다. 인터넷 거래의 기본은 신뢰에 있고, 재배과정을 보여준다면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올해도 이미 57그루의 감귤나무가 분양된 상태다.

부족했던 기술과 경험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극복해 냈다. 김씨가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될 때까지 친환경농법을 시작한지 꼬박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그동안 유혹도 많았다. 감귤원에 잡초가 수북하게 자라 있으면 몸 편히 제초제를 살포하고 싶었다. 또 감귤나무가 힘없이 말라 죽어 갈 때는 화학비료를 시비하고 싶었다. 그러나 김씨는 친환경 농법에 대한 확신과 신념으로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바로 전정이다. 흔히 친환경 농업이라 하면 시간이 흐를 수록 수세가 약해진다고 한다. 김씨는 이 문제를 전정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시간이 더 들고 고생도 많았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재배법 연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요즘은 30~40년의 노하우를 가진 경력자들을 찾아 다니며 이것 저것을 묻고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또한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농업경영자 과정, 벤처대학 등 학부 과정을 졸업하고 타 시·도 농업인이나 농업관련 기관·단체, 유통관계자 등과도 소통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도 김씨의 성공비결중 하나다.

   
 
  귤피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  
 
# IT 발전은 농업에 기회


김씨는 친환경 감귤과 함께 귤피차를 만들어 관광지에 팔고 있다. 이미 귤피에 대한 효능은 입증된 지라 판매수익도 짭짤하다. 실제로 오전에는 거의 과수원 인근에 따로 마련한 사무실에서 홈페이지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일과다.

그러나 아직 포장기계가 제주에는 없어 육지에서 가공해 다시 들어오는 형태로 유통이 복잡하다.

이에 따라 김씨는 앞으로 포장기계를 들여놓을 계획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귤피차를 더 많이 생산, 도내 마트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몸에 좋은 것을 우선 도민들에게 먹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김씨는 IT기술을 농업에 접목시키고 싶어 한다. 앞으로 농업은 IT산업의 비약적인 발전, 특히 스마트폰의 진화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에 따라 김씨도 단순히 감귤생산에서만 그치지 않고 감귤을 통한 체험교ㅤㅊㅠㄱ, 감귤나무 재배 취미 사업쪽으로 방향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귤피의 효능
감기예방·다이어트 효과 탁월


   
 
  귤피  
 
귤피에는 식이섬유인 펙틴 성분이 있다. 귤껍질과 과육의 흰색 부분에 많이 함유된 펙틴은 대장운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칠하고 지방흡수를 막아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P 역시 바이오플라보노이드 성분으로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피하출혈이나 멍드는 것을 방지해준다.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키는 기능을 하는데 비타민C와 같이 섭취하면 더 효과적인 작용을 나타낸다. 여기에 피부에 대해서도 미백 보습효과가 좋아서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과육보다 귤껍질에 4배 더 들어있고 항산화작용과 면역력 강화 작용이 있는 비타민C는 노화·감기예방 효과가 크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준다.

또한 귤껍질을 짜면 나오는 휘발성의 향기가 있는 기름인 테러빈유는 혈중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이와 함께 껍질과 과육의 신맛을 내는 성분인 구연산은 지방을 분해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귤피는 일반적으로 4~12g을 달이거나, 말린 것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서 복용하거나 환을 지어 복용할 수 있다.

평소 손발이 뜨겁고 목이 자주 마르며 마른기침을 하는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를 차로 복용할 경우 오래 달이면  비타민C성분이 파괴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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