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면 고산 노꼬물오름)
일흔한번째이야기-용은 물을 만나면 방향을 전환한다. 그래도 여기가 남으면 물을 건넌다.

▲ 당산봉 청룡 배면(좌)과 수중반월형 수월봉(우)
일흔한번째이야기-용은 물을 만나면 방향을 전환한다. 그래도 여기가 남으면 물을 건넌다.

제주의 어머니 한라산은 서북으로 얼굴을 내밀고 동서로 길게 팔을 드리운 형상을 한다. 한라산 정상을 중심으로 동서로 내려가는 산세는 마치 장군이 앉아 있는듯도 하고 커다란 독수리 한마리가 서쪽을 향해 금새 날아오를 기세로 날개를 펴는듯도 하다. 이를두고 동쪽은 완만한 능선으로 풍류를 즐기기 좋으며 소의 등과 같이 완만하여 우마를 키우기 좋다고 한다. 한라산 동쪽 지맥은 사라오름에서 분맥하여 행룡하는 용의 자락으로 지미봉과 우도 성산일출봉의 용들이 바다앞에서 자리를 틀었다. 반대로 한라산 서쪽 지세는 불뚝 솟아오른 오름이 많아 바람을 잘 막아주므로 논밭을 같아 농사를 하면 부자가 되고, 지맥은 창과 같이 예리하고 지기의 흐름 기복이 매우 심하여 땅의 기운이 좋으며, 산의 형상이 무사와 같아 무인이 많이 난다고 해석한다. 한라산 서쪽 지맥은 영실을 깃점으로 네갈래의 분맥이 이루어진다. 그중 하나가 삼형제오름에서 한대 빈네 퐁낭 왕이메 감낭 원물오름을 거친 지맥이 도너리로 이어져 가마와 새신오름 굽은오름을 거쳐 수월봉과 당산봉으로 이어진다, 이지맥은 누운섬(와도)과 차귀도로 이어진다. 한라산 서사면 마지막 해안앞 지맥인게다.

▲ 서쪽봉우리가 현무봉이다. (수월봉 북사면)
# 물속에 잠긴 반달. 수월봉

한라산에서 좌우굴곡하여 바다앞까지 행룡한 용들은 물앞에서 행룡을 멈추었기에 물안쪽으로 감아돌아 다시 한라산을 바라보는 형상인 경우가 많다. 용이 물을 만나면 방향을 전환하는 탓이다. 고산의 수월봉 역시 좌선하는 용이 물을 만나 서쪽에 현무봉을 이루고 좌선을 계속하여 감아돌았으니 물속에 잠기 반달. 수중반월형(水中半月形)을 한다. 물에 반쯤 잠긴 달이니 현무봉 등뒤 서쪽으로는 오름정상에도 물기운이 많다. 좌선하는 반달이 다시 동쪽의 한라산 어미를 바라보니 건강한 지맥이 동쪽으로 흘러내린다. 동사면 소나무밭 앞으로 용의 생기길이 이루어진다. 산에는 얼굴에 해당하는 면과 등에 해당하는 배가 있다. 산의 능선도 마찬가지로 완만하고, 밝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선을 갖는데 이를 면(面)이라하고, 뒤를 배(背)라 하며, 배면은 어둡고 험하고 급경사를 이루기에 매우 가파르다.  산이 감아도는 안쪽을 얼굴이라하고 바깥쪽을 등이라한다. 산의 얼굴은 능선이 완만하여 나무와 식물이 잘자라고 비가와도 완만하므로 흙이 빗물에 잘흘러내려가지 않는다. 또한 바람을 막아주므로 아늑하고 어머니 품과 같이 포근하다. 수월봉 동사면이 용의 얼굴이다. 수월봉 용의 지맥은 북쪽으로 길게 뻗어내려 해안을 감아돌며 수월봉 북쪽으로는 당산봉이 등돌려 앉아있고 서북으로는 차귀도가 정겨이 얼굴마주하고 자리를 튼다. 서쪽바다를 지키는 용들이다.

▲ 수월봉에게 등돌린 당산봉 남사면
# 무정히 등돌린 금거북, 당산봉

수월봉 북쪽에 자리를 튼 당산봉은 어머니 한라산을 떠나 먼길을 온 신령스런 거북 한 마리가 머리를 들락날락하며 멀리 북쪽바다를 내어다보는 형상으로 들판으로 엉금 엉금 기어나와 물가에 도착하여 엎드려 물을 바라보고 있는 거북의 형세를 하고 있다. 남동방향에서 거북한마리가 기어나와 엉덩이는 남동사면을 딛고있어 남동사면이 거북의 등이되며, 오른쪽 앞발은 한발을 떼는 형상으로 불뚝하게 짚고  왼쪽 앞발로는 서쪽의 물을 디디고 있어 납작한 형상을 하고 있다. 거북의 목은 좌측으로 한참더 길죽하게 뻗어 나가면서 북쪽을 바라다보고 있는 형상이니 이곳이 당산봉거북의 얼굴이며, 용수마을을 향하고 있다. 거북의 목이 부드럽게 물에 들락날락하니 유연하고 그 맥이 연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며 거북의 어깨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곳에 혈이 몰려있다. 둥글고 완만하게 내려온 거북의 머리는 용수마을과 가까이 물이 있는 북쪽 바다를 향해 내밀고 있는 형상으로 거북의 앞에는 용수의 전과 답, 그리고 물이 있어 풍족한 식량이 가득한 조당을 이룬다.  그러나 수월봉을 위한 당산봉은 아니다. 거북이 등돌리고 서북을 향해 엎드려있으니 무정하기 이를데 없다. 무정한 당산봉 서쪽으로 청룡에서 이어지는 지맥이 누운섬(와도)과 차귀도로 이어진다.

▲ 서북쪽 차귀도
수월봉 절벽 아래 해안 '엉알'은 온갖 모양의 퇴적구조를 생생하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산재의 분출과 퇴적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화산재 퇴적층인 탓으로 파도에 쉽게 침식당하기에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바로 바다에 면해 있어 파도가 닿을 수 있는 지점은 이미 상당부분 침식이 진행중이다. 2차대전 당시 결7호 작전에 따라 제주도를 마지막 결전장으로 삼으려 했던 일제의 진지동굴의 슬픔을 담은이곳....얼마전 제주도가 2억7만원의 예산을 들여 꾸며놓은 당산봉의 생이기정 포장길의 오솔길을 넓힌 돌 블록길....수월봉 정상의 용의 생기를 짓누르는 고산기상대.....참으로 안타깝다.  수월봉 엉알길 퇴적층의 침식을 막기위한 준비는 부디 산과 물의 모습그대로를 지켜줄수 있기를 기대한다.제주의 산과 물은 있는 그대로를 지켜줄수있어야 자원이되는것이요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자원이될수는 없는 탓인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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