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해안동, 漢拏山
일흔아홉번째이야기 -풍수내음 제주내음 한라산이 전해주는 가길기(佳吉氣)

한라산과 얼굴을 마주하려거든 북사면을 바라본다
태조산인 한라산은 음양오행상 화성산(사방으로 기운을 뿜어내는 성정)에 속하며, 각기 오행이 다른 오름들이 지기를 담고 사방으로 행용하다가 물을 만나면 멈추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길기를 사방에 남겨준다. 한라산에도 얼굴과 등이 있다. 한라산의 분맥에서 부득이 산의 면과 배를 분류하자면 감싸안고 있는 방향이 풍수학적으로는 한라산 정상에서 아버지의 방위에 해당하는 서북방향에 속한다. 즉, 한라산의 얼굴에 해당하는 부분이 제주시 부터 애월에 해당된다는 해석이다. 그렇다고 해서 반대 방향의 산들이 모두 한라산의 배면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한라산이 분맥과 개장을 하면서 한쪽으로는 감싸안음을 보이고 반대편은 등면을 보이는 것을 반복하였기 때문이다.

제주시 서북에서 한라산 정상을 중심으로 동, 서로 내려가는 산세는 마치 장군이 앉아 있거나 커다란 독수리 한마리가 서쪽을 향해 금새 날아갈 듯한 날개를 펴는 형상을 취한다. 이를 두고 동쪽은 완만한 능선으로 풍류를 즐기기 좋으며 소의 등과 같이 완만하여 우마를 키우기 좋다고 한다. 서쪽의 형세는 불뚝 솟아오른 오름이 많아 바람을 잘 막아주므로 논밭을 같아 농사를 하면 부자가 되고, 지맥은 창과 같이 예리하고 지기의 흐름이 기복이 매우 심하여 땅의 기운이 좋으며, 산의 형상이 무사와 같아 무인이 많이 난다고 해석한다. 남쪽은 매의 형국같아 아침일찍 날아 부지런하여야 먹이를 구할 수 있으며, 문장가가 많이 나는 지맥이라 해석한다. 한라산의 북쪽 지세는 호랑이 머리와 같아 천리의 먹이를 구하는데 성공하니, 범이나 호랑이 같아 천리의 곡식도 조석으로 먹는다고 해석한다. 산 길이의 길고 짧음은 그 기운의 발복과 인연이 있으니 남북은 날개가 짧아 발복도 빠르고 실패도 빠르며, 한라산은 백두대간 대맥의 마지막 기운이다보니 장자보다 막내가 잘된다고 해석한다.

제주풍수의 어머니는 한라산이라고 말한다. 따뜻한 기운인 하늘 기운과 차가운 기운인 땅 기운이 만나 혼인하여 아이를 낳아 아버지의 기운과 어머니의 기운을 함께 담아 사방으로 내보내니 한라산의 자손들이 바로 오름들인 것이다. 태조산인 한라산은 음양오행상 기를 사방으로 내보내는 화성산의 기운을 가지며, 오행(목,화,토,금,수)이 다른 자손들이 각기 다른 기운을 가지고 사방으로 좌우굴곡하며 행룡 하다가 물을 만나면 멈추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좋은 지기인 길기 즉 좋은 땅의 기운를 사방에 남긴다. 화산폭발에 의해 형성된 원추형의 방패형 화산인 한라산은 백여차례 이상의 화산 폭발로 인해 제주 전역에 368개의 오름을 형성시켰다 . 한라산의 자손이 오름인것이다.

좋은 기와 성품을 전해주는 산은 오르고 난후에 또 다시 그 산을 찾게 되고, 지나는 길에 그 산만 보여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마냥 좋은 벗을 만나는 것과 같다. 거친기운과 수기가 많은 습한기운의 산은 다녀와서도 마음이 허전하고 다시 찾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과도 같음이다. 성품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성품이 좋은 사람은 사람의 눈빛으로 표정과 호흡으로, 언어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귀로, 그리고 예의바른 행동과 몸짓으로 상대를 편안하게 만들고 행복한 기를 전해주므로 사람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품이 거친 사람은 비판적인 시각으로, 상대를 헐뜯는 언어로 욕심이 가득한 마음으로 예의없는 몸가짐으로 상대방에게 좋지못한 기를 전해주게 되므로 사람이 떠나간다. 좋은 기를 전해주는 산을 다시 찾듯 좋은 기를 전해주는 사람에게는 사람이 모인다.
-안선진의 제주의 산과물 ...오름에서 만난풍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