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고지습지. 물장올습지. 물영아리습지. 동백동산
여든번째이야기-물은 재물을 관장한다. 물이 깊고 많은 곳에서는 부자가 많이 난다.

물이 깊고 맑은 곳에서는 부자가 많이 난다. 물이 얕고 적은 곳에서는 가난한 사람이 많다. 사람은 물길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다. 물이 많이 모이면 사람이 많이 모인다. 재물은 사람을 따라다니기에 그런땅에는 재물이 넉넉하다. 물이 흩어지고 부서지면 사람도 흩어진다. 사람이 모이지 아니하면 재화가 모이지 아니하기에 물이 흩어지고 부서지는 땅은 가난하고 궁핍하다. 물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큰물과 작은물. 가까이에 있는 물과 멀리있는 물. 깊은 물과 낮은물. 흐르는 물과 머무는 물. 감싸 안고있는 물과 배반하는 물. 다정한 물과 찌르는듯 충사하는 물등... 물은 산을 따라 흐른다. 용을 따라 흐르던 물이 모여들어 습지를 이루기도 하는데 습지는 생태계의 중요한 연결고리소임을 맡는다. 제주4대 람사르습지는 현재 1100고지습지, 물장올습지. 물영아리습지. 동백동산습지다.

▲ 이스렁과 볼레오름 사이에서 이어지는 1100고지 습지
이스렁과 볼레오름용을 따라 호종한 1100고지습지

윗세오름 지맥의 분맥중 이스렁오름과 볼레오름사이를 따르던 물이 모이는 곳이 바로 1100고지습지다.  북에서 남으로 향하여 행수하며 살아숨쉬는 생태계의 보고를 이루는 습지는 제주의 생물권을 보존하는 소임을 맡는다.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한라산의 지질 특성으로 투수성이 높아 담수량은 많지는 않으나, 야생동물에게 중요한 물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1100고지습지는 독특하고 희귀한 유형의 습지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에서만 분포하는 한라산 고유식물인 한라물부추는 물론, 한국 고유식물로 멸종위기종 2급인 지리산오갈피가 지리산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다. 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매, 2급인 말똥가리ㆍ조롱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ㆍ두견, 제주도 특산종인 제주도롱뇽ㆍ한라북방밑들이메뚜기ㆍ제주밑들이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12월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 서에서 동쪽수구로 이어지는 물장올습지
천지수(天池水)를 이루는 물장올습지

어후오름과 불칸디오름 사이를 흐르는 계곡수가 물장올 남쪽 현무봉의 등뒤를 감아 돌아 북동으로 흘러내리니 공배수를 이룬다. 현무봉 뒤에 있는 물로 수전현무하니 부귀유장하다. 공배수가 감아도니 물장오리 주룡의 생기는 조금도 흩어지지 아니한다. 모든 기가 혈장으로 집중되니 대혈을 결지하기 좋은 길격수를 이룬다. 또한 물장올 산정호수는 지극히 귀한 물로 사계절 마르지도 넘치지도 아니하는 천지수다. 천지수는 귀한 물 중에서도 극귀국부를 상징하는 상격수다. 역량이 대단히 커서 상격룡일 경우는 군왕이 나오는 길격수다. 건강한 용세에 길격수로 조화를 이루는 길지다. 물장올 신룡을 만나려거든 북동쪽 수구 오른쪽 좌청룡의 자락에 앉아 남쪽의 현무봉을 바라보고 지그시 눈을 감으면 신룡의 얼굴과 마주하고 강건한 용세와 수세의 양기를 함께 전해받을수 있다. 물장오리는 2008년 10월 람사르습지에 등록되어 습지보호중이며 2010년 11월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그 보존가치가 높다.

▲ 현무봉 앞으로 자리를 튼 물영아리습지
수상식물계를 육상식물계로 길러내는 물영아리습지

땅속에서 돌아다니던 음양의 기가 만나 만물이 태어나니, 씨앗이 싹 틔우고 꽃 피우며 열매를 맺는것 모두 음양이 교배하여 조화를 이룬탓이다. 음이 홀로 있으면 태어나지 못하고 양이 홀로 있으면 그 형세를 이루지 못하니 음과 양 즉, 양기(兩氣)가 서로 믿고 서로 짝을 이룬후에야 태어나고 생육하는 도(道)를 이룬다. 수망리 물영아리는 정상에서 좌선(좌측에서 우측으로 행룡)하여 수상식물계를 육상식물계로 길러내는 아우용과 산허리아래에서 우선하여 당판을 이루는 형님용이 함께 지키고있는 오름이다. 서북쪽 여믄영아리에서 전해주는 지맥이 목장을 지나 좌우행룡 우선하여 물영아리 산허리로 오르는 용이 형님용이요, 서북에서 정상을 올라 좌선하여 한바뀌를 감아돌며 분화구를 관통하여 남동쪽(巽方)에 평평한 당판을 이루는 용이 아우용이다.  남동쪽에서 당판을 이룬 아우용은 좌선하던 스스로의 등줄기와 합세하여 산정상을 감아 돌며 습지를 만들어낸다.

▲ 좌선용앞의 동백동산습지
긴 행룡을 멈추고 자리를 튼 용의 얼굴앞 동백동산습지

남동쪽에서 남서를 향해 내달음치며 북동쪽까지이르는 동백동산의 양기는 연못을 좌선하여 감아돌아 연못 남서쪽에서 북동에걸쳐 용의 생기가 뭉쳐있다. 람사르습지로 보존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으며 수기가 넘치는 서편 진입로에서 걷기 시작해 마지막 자락에서 습지를 만나면 용과 함께 동행하여 함께 발걸음을 옮기며 용의 생기가 모여든 양기처를 만나는 형상이 된다. 습지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조약인 람사르(Ramsar)협약에 의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제주의 습지를 지키고 보존하는 과제는 제주인의 몫이다. 산은 사람의 성정을 관장하고 물은 재물을 관장한다. 산의 성정과 재물은 지키고 보존하는 이의 마음에 달려있다. 산과 물을 마음에 담는 이의 성정이어야 사람을 담을수 있는게다.

풍수! 제주의 산과 물 여든번째이야기를 끝으로 제민일보 연재를 마무리 지으며 다음 이야기는 http://blog.daum.net/poongsoolove (풍수! 제주의 산과물)에서 연재됩니다. 지금까지 풍수! 제주의 산과물을 사랑해주신 제민일보 애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