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중심의 제주, 위기서 기회 찾다] 2부 우리나라 기후변화 여파 및 대응책은 2. 아열대 진행중인 독도바다 그리고 우리나라 수산업




자리돔 독도서 부화·산란 토착화 기후변화 영향 증거 잇따라
수산업 생존위해 악영향 최소 순영향 극대화 위한 대응 절실
제주바다는 수온상승으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남해안과 동해안까지 수온상승하면서 제주토종 어종들이 독도해안에서 정착화되는 등 점차 북상하고 있다. 또한 아열대어종들이 한반도 연안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경상북도 포항시에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독도수산연구센터와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국립수산과학원 본부를 방문, 기후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해양생태계에 여파와 대응책 등을 취재했다.
△독도해양생태계 아열대화 빠르게 진행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남해안을 물론 동해안도 가파르게 수온이 상승하고 있다. 독도를 포함한 동해 남부와 중부의 연근해 수온이 지난 40년동안 1~4도 상승하면서 어족자원과 해양생태계의 변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동해는 겨울철 수온이 상승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해양생태계가 가을에서 겨울을 거치지 않고 바로 봄으로 변하는 기후이변현상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독도수산연구센터는 2006년부터 매해 1년에 4차례 독도연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까지 그물로 수심 50~100m의 독도해양생태계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말쥐치, 조피볼락, 망상어, 돌돔, 방어, 빨간횟대, 참홍어 및 볼락류 등 53종의 어류를 확인했다.
또 수중잠수를 통해 수심 20m내외 서식어류를 확인한 결과 자리돔, 망상어, 인상어, 노래미, 쥐노래미, 가시망둑, 청베도라치, 돌돔, 용치놀래기, 벵에돔 등 54종을 확인하기도 했다.
심 50~100m에는 한류성 어종인 임연수어와 참홍어가 최근에 급감하는 반면 아열대어종인 말쥐치 분포량이 월등히 증가하고 있다. 조간대~20m에서도 자리돔, 인상어, 망상어, 흰꼬리볼락 등 난류와 아열대어종의 개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독도수산연구센터와 부경대학교가 공동으로 지난해 8월 독도해양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난류성어류이자 제주특산어종인 자리돔 치어를 확인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자리돔이 간간히 독도에서 발견됐지만 이곳에서 산란과 부화를 한 자리돔 치어는 처음 확인됐다. 또 자리돔이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이 쉽게 관찰되는 등 독도연안에 완벽히 토착화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또 수온 15도 이상에서 서식하는 난류성어종인 파랑돔도 독도해역에서 집중적으로 서식하는 것이 관찰되는 등 독도해양생태계가 점차 아열대화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적 근거들이 확인되고 있다.
더구나 독도 연근해에서 갯녹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확인됐고, 아직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지만 기후변화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양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동해와 독도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되는 해양기후로 다양한 어종이 서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류성 어종인 명태와 대구는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와 꽁치의 개체수가 급증하는 등 동해수산업구조와 해양생태계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해원 독도수산연구센터 박사는 "자리돔이 독도해역에서 산란과 부화를 하고, 파랑돔이 자주 발견되는 등 독도해역이 아열대화로 진행되는 과학적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앞으로 독도해역에 대한 기후변화 모니터링를 강화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중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산업 위기서 기회 찾을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생태계 영향 연구와 수산업 대응책 마련 등에 있어 브레인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본부에서 기후변화와 해양.수산 영향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수산해양종합정보과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악영향도 크지만 순영향도 있어 대응책 마련을 통해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성 박사 "최근 41년간 우리나라 연근해역 평균 표층수온이 1.3도 상승했으며, 이는 전 지구 평균 100년간 상승률 0.5도보다 매우 높다"며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 약화와 그에 따른 계절풍 약화, 우리나라 인근 해류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 박사는 "현재 우리나라 수산업은 명태 등 한류성어업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고, 미역과 김 양식업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며 "더구나 2000년대 들어 아열대성 대형해파리 출현이 잦아지면서 막대한 어업피해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오징어와 고등어, 멸치 등 난류성 어류의 어획량이 증가하고 있고, 고부가가치의 참다랑어와 방어 등도 제주해역을 중심으로 많이 어획되고 있다"며 "제주를 중심으로 해수관상어 산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순영향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한 박사는 "수산업이 기후변화에 대한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순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도가 높은 예측자료를 생산해야 한다"며 "수온 뿐만아니라 염분, 해류, 영양염류, 산성도, 기초생산력 등 종합적이고 신뢰성 높은 예측분석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고효율 저비용 어업기술 개발, 고온내성 양식품종 개발, 신규 외래어종 식품학적 이용 가능성 개발 등도 이뤄져야 한다"며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 및 정책적 밑바탕 마련이 매우 절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