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주 말산업이 뛴다] 3. 국내 말산업

▲ 제주승마사랑 회원들이 승마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장비로 폴로 경기를 하고 있다. 제민일보 자료사진
축산·가공·관광 등 1·2·3차 산업 융합 발전
국가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 '상당'
국내 말산업, 산업화 초기 수준으로 한계

말산업은 축산업부터 화장품 등 가공산업, 그리고 승마 등 관광산업까지 1·2·3차 산업을 공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이다. 말산업은 국민소득 증가와 비례해 무한성장이 가능한 분야이며, 국가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커지면서 국가 차원에서 말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정부는 말의 이용을 통해 농어촌 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말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이는 단일 축종으로는 국내 최초로 관련법이 만들어진 것이며, 말산업 육성에 대한 법적·제도적 지원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정부의 말산업 육성법 시행에 따라 ‘제주 말산업 종합진흥계획’을 수립·추진 중이며, 타 지자체도 너도나도 말산업 육성에 나서는 등 향후 국내 말산업의 발전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말산업은 산업의 기반이 되는 시설·말·인력에 있어 규모나 전문성,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미흡한 산업화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등 한계를 보이고 있어 체계적인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말산업이란

말산업은 말을 이용하는 다양한 산업과 이에 공급되는 말의 생산, 사육, 조련, 유통, 이용 등과 연관되어 있는 모든 경제적 활동을 포함한다.

말산업은 식용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타 가축과 달리 생축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연관산업 및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말은 육용 및 부산물 가공 외에도 경마, 승마, 관광, 관상(쇼), 재활치료, 반려동물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또 생축 활용에 따라 조련, 사료, 수의, 장제, 운송, 보험, 장구, 시설업 등 여러 가지 연관산업 및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또 말은 비반추 동물로서 사육되는 동안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매우 적어 저탄소 친환경 산업 육성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혈통관리나 까다로운 검역조건, 생축운송에 따른 비용 등으로 자국생산의 비교우위가 커 FTA 등과 개방 압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국내 말산업의 시장규모는 2조8700억원으로, 직접 산출은 2조1747억원, 산출유발효과로 인한 간접산출도 6978억원에 이른다.

말산업으로 창출된 부가가치도 직접창출부가가치 1조7452억원, 간접창출부가가치 5547억원 등 총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9년 국가전체 명목GDP의 0.22%, 농림어업 GDP의 9.2% 수준이며,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따라 말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말(더러브렛 기준) 1두의 자산가치는 1억2000만원으로, 현재 더러브렛 1두는 평균 25년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면서 매년 약 490만원의 가치 창출효과는 물론 25년간 총 5.63명에게 경제적 기여를 하는 한편 4.8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 말산업인 경우 경마, 승마, 마술경기, 트래킹 및 재활치료, 반려동물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세계 최고 승마선진국인 독일은 말산업에 따른 국민경제적 효과가 50억 유로에 이르고, 말 사육두수만 100만두를 비롯해 승마장 7600곳, 승마인구 170만명, 관련 물품·서비스업체 1만개, 승마관련 도서 5000종, 잡지 60종 등 말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주변 국가인 일본도 사육두수는 11만두, 승용마 1만5000두 등의 규모를 갖고 있으며, 승마인구도 6만5000명에 이르고 있다. 또한 말고기 산업이 활성화되어 있고, 말관련 축제 등 연관사업 육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등 전 세계적으로 말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 말산업은 축산업부터 화장품 등 가공산업, 그리고 승마 등 관광산업까지 1·2·3차 산업을 공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이다. 사진 왼쪽부터 말을 소재로 한 가죽제품, 말고기 요리, 화장품, 캐릭터.
△국내 말산업

국내 말산업은 산업의 기반이 되는 시설, 말, 인력에 있어, 규모나 전문성,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미흡한 산업화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마와 관련된 부문은 어느 정도 양적 기반이 갖춰졌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세계 경마 시행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외에 승마와 마육 등은 수요 자체가 미미한 상태로, 이와 관련된 말의 생산·육성·유통 등 각각의 단계별 기반이 거의 없는 상태다.

말산업인 경우 생산·육성·유통 등 다른 산업과의 동반성장을 유도하는 구조이지만, 소비구조를 보면 경마 98.8%, 승마 1.2%, 마육 등은 거의 전무한 상황으로 경마에 모든 역량이 집중된 상태다.

시설 측면에서는 경마와 관련돼 소비 중심의 시설 외에는 우수경주마생산 및 육성, 승마 소비시설 등은 미흡한 수준이다.

우수한 다품종 말 생산을 위해서는 규모화된 시설과 체계적 기술을 통한 육성이 필수적이지만, 이와 관련된 시설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경주마 생산·육성 전문목장은 제주 등 2곳에 불과하고, 승용마 전문 생산·육성시설이 전문해 향후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주퇴역마의 승마용 전환기술 개발 및 활용이 곤란한 상황이다.

승마장 역시 특정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것은 물론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미흡한 상태다.

또 말 관련 시설사업 참여 희망자들에게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표준화된 시설 및 운영 모델 제시가 어려워 지역환경, 말 용도, 운영목적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별적으로 상이한 시설이 추진되면서 이용자의 선택과 안전 문제에 있어 혼란을 빚고 있다.

이와 함께 말 사육두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우수 경주마나 전문 승용마 생산 등 질적 측면에 대한 노력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국내 말산업의 현 주소다.

고부가가치 우수마 생산 수요는 경주마에 집중돼 승용만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농가는 거의 없는 상황이며, 말에 대한 보험이나 전염병 예방, 가치평가체계 등 거래를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거래도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말산업 인력 분야와 관련해서는 인력 전문화 필요분야에 대한 개념 정립과 양성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산업 전반의 기술 및 서비스 수준 향상이 부진한 실정이다.

수요규모를 바탕으로 인력을 양성 배출하는 경마분야 외에는 대부분 수요나 공급규모 파악 자체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말산업 관련 사료, 운송, 마구, 부산물 등의 가공산업 등 연관부문은 거의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정부의 말산업 육성법 제정과 지자체 및 민간분야에서 말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등 대내외적인 환경변화로 인해 국내 말산업은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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