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속담](하라는 말은 안 하고, 말하지 말라는 말은 더 잘 한다)
순이 어멍 : 이녁안티만 째기 으커라. 철이 어머니가 이 말은 아무안티도 지 말렌 헤신디 입이 지로완 못살크라.
(이녁한테만 살짝 말하겠어. 철이 어머니가 이 말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입이 간지러워서 못살겠어.)
멩자 어멍 : 무신 말이라? 재게 아 봐게.
(무슨 말이냐? 빨리 얘기해 봐라.)
순이 어멍 : 철이 아버지가 언치냑에 집에 안 들어완 새벡에 아사 들어와신디 철이 어머니고 판 부튼 모냥이라. 경연 철이 어머니가 아버지안티 주먹 날려신디 그게 정통으로 눈퉁이 맞아 불엇덴. 눈퉁이가 시퍼렁게 멍들어신디 너무 고소허연 죽어지켄 허멍 안티랑 지 말렌 헤신디 입이 지로완 질 못허크라.
(철이 아버지가 어제 저녁에 집에 안 들어와서 새벽에 밝아야 들어왔는데 철이 어머니하고 한판 붙은 모양이라. 그렇게 해서 철이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한 주먹을 날렸는데 그게 정통으로 눈퉁이를 맞았다고 해, 눈퉁이가 시퍼렇게 멍들어서 너무 고소해서 죽어지겠다고 하면서 남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입이 간지러워서 참지를 못하겠어.)
멩자 어멍 : 아이고, 그거 재미나시켜. 앙 들어온 남펜 주먹 날려부러시난 정말 시원허다.
(아이고, 그거 재미있었겠네. 밝아서 들어온 남편 한 주먹 날려버렸는데 정말 시원하네.)
순이 어멍 : 게난 옛날부턴 으렌 말은 안 곡 지 말렌 말은 더 잘 넨 말이 이신 거주. 소도리는 재미가 이서부난이주게.
(그러니까 옛날부터 말하라고 한 말은 안 하고 말하지 말라고 한 말은 더 잘 말한다는 말이 있는 것이지. 고자질하는 재미가 있어서 그래.)
해설
여러 사람에게 공개해서 알려야 할 말과 알려서는 안 될 말이 있다. 그런데 그와 정반대의 현상이 드러나 난처해지는 경우가 많다. 터놓고 떳떳이 하라고 한 말은 잘 안하고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말은 심술처럼 더 잘하는 것이 그것이다. 비밀스런 내용일수록 더 남에게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것이다. 말조심의 어려움을 일컬을 때 쓴다.
다 : 말하다
째기 : 살짝
언치냑 : 어제 저녁
지롭다 : 간지럽다
소도리다 : 고자질하다. 소문을 내다
자료제공=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