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주 말산업이 뛴다] 6. 제주 승마산업

국내 승마산업 선진국 비해 걸음마 단계
제주지역 마을공동목장 등 발전요인 많아
제주말산업 발전 견인 역할 수행 '기대'

국내 말산업은 크게 경마산업과 승마산업으로 구분될 수 있다. 물론 경마산업에 비해 승마산업은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산업을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 승마산업은 제도적 기반 조성의 부족, 소수 엘리트만의 레저라는 인식, 중장기 발전전략의 부재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더미이다. 제주 승마산업 역시 도내 경마산업과 비교하면 전체 말산업내 비중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게 현실이며, 발전단계도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제주승마산업은 수많은 오름과 마을공동목장 등을 갖춘 제주의 천혜의 자연조건을 토대로 많은 발전요인들이 잠재해 있어, 향후 제주말산업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으로 기대되고 있다.

▲ 제주 승마사랑 회원들이 각자 말에 올라 힘차게 달리고 있다. 제민일보 자료사진.
△달리는 해외 승마산업

승마는 신체적 운동효과 뿐만 아니라 정서적 효과가 뛰어나 주요 선진국에서 생활스포츠로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의 승마산업 현황을 보면 우선 독일인 경우 세계 최고의 승마 선진국으로 전 유럽의 23%의 말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승용마 생산 및 육성, 등록 및 경매, 한해 7000여 경기에 이르는 시합 등 분야별 역할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다.

프랑스도 4만개 이상의 목장에서 30여종의 다양한 말을 생산해 경마, 승마, 말고기 생산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승마인구는 150만명, 승마클럽 등 시설은 6400여곳, 국민경제기여효과는 100억 유로에 이르고, 승마가 3번째 대중 스포츠로 정착되어 있다.

미국은 약 140만여명이 말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으며, 경마위주의 한국과 달리 승마, 말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 최고의 말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주마 감소에 비해 승용마 수요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1000여개에 이르는 일반 승마장은 주로 퇴역경주마를 사용하다 최근 전용마 개량을 추진하고 있는 등 해외 승마선진국들은 승마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 제주대학교승마사업단이 운영하는 청소년승마단 소속 학생들이 승마 교육을 받고 있다.
△걸음마 단계인 국내 승마산업

국내 승마산업은 해외 승마선진국에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져 있는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전국에 300여곳의 승마장이 개설·운영 중이며, 승마인구는 2만5000명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승마를 즐기는 마니아는 훨씬 적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국내 승마산업은 인지도 부족과 승마장 시설여건 미흡, 고가의 비용 등으로 대중적인 생활스포츠로 정착되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먼 상태다.

현재 국내 승마산업의 구조는 일반인들은 승마에 대한 접근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며, 이로 인해 이용자가 감소하고, 이는 투자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

이같은 악순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승용마, 승마 전문인력, 승마장 시설 등의 성장기반을 확충해 접근을 용이토록 해 이용자를 증대시키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투자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면 승마산업 시장규모가 커지고, 고도화된 승마산업은 미래 녹색성장산업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승마산업, 해결과제 산적

제주는 수많은 오름들과 도 전역에 산재해 있는 마을공동목장 등 승마산업에 필요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여기에 작지만 힘이 세고 한국인의 체형에 알맞은 전형적인 승용마의 특성을 가진 제주마의 주산지일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이어온 말 문화와 역사가 남아있는 말의 고장으로서, 제주는 승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많은 요인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도내 승마장은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승마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문인력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승용마 자원이 부족하고, 전용 승용마 개발도 최근에 시작되는 등 승용마 확보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승마코스 개발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말산업 종합진흥계획을 통해 제주승마산업 발전전략을 수립, 추진 중이다. 

우선 승용마 자원 확대를 위해 승용마 전문 생산농가를 육성하고 승용마 공동육성?경매센터 지원에 나서는 한편 맞춤형 승용마 연구개발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또 체계화된 교육과정을 이수한 말전문 자격증 소지자를 양성하기 위해 말산업특성화대학과 고등학교 지원을 통한 말전문 기능인을 양성하는 한편 영세한 관광승마장 시설정비를 통해 도내외 승마수요자에게 승마체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도는 또 제주의 자연풍광과 승마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테마형 마로 조성 등 승마코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물론 승마 등 말 관련 레저스포츠 기반시설을 한곳에 직접화한 레저 콤플렉스를 조성키로 했다. 김영헌 기자

"제주 승마산업 발전 가능성 높다"
●인터뷰/강민수 제주대학교승마RIS사업단장

▲ 강민수 제주대 승마RIS사업단장
"제주는 승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제주대학교승마RIS사업단 강민수 단장은 "승마는 아직까지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대중스포츠로 인식되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제주지역은 승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고,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승마인구가 늘어나면 승마도 국민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강 단장은 "국내 승마장은 300여곳에 이르고 있지만, 이 가운데 보험가입이 이뤄진 곳은 4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영세한 승마장"이라며 "제주지역 역시 30여개의 승마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관광객 등이 5∼10분 말을 타는 정도에 불과한 열악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강 단장은 또 "국내 승마산업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전용 승용마가 없어, 퇴역 경주마를 재조련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경주마인 경우 경주를 목적으로 조련을 받은 말이며, 한번 조련을 받은 경우 고치기 힘들기 때문에 초보자인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 단장은 또 "승마를 배우기 위해서는 승마지도사 등 제대로 교육을 받은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승마장들이 대부분 영세해 전문가 도입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단장은 "임대 부지에서 승마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대부분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며, 편의시설을 물론 각종 시설수준이 열악한 게 현실"이라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국유지를 저렴하고 장기간 임대해 안정된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강 단장은 또 "제주지역에는 전국 말목장의 80%가 있어, 전용 승용마 생산목장을 육성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또한 제주마는 몸은 작지만 힘이 세고 제주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어 승용마로는 제격으로, 조련만 잘 이뤄지면 좋은 승용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또 "제주지역은 오름과 마을공동목장 등 천혜의 자연조건은 물론 말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제주도민, 말산업 육성의지를 갖고 있는 행정, 오래된 말문화와 역사 등 말산업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요소들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제주말산업은 제주의 신성장동력으로 제주경제를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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