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말산업이 뛴다] 7. 제주 마육산업

말고기 기피문화 여전…대중화는 '아직'
다른 육류 비해 효능 뛰어난 웰빙 식품
전문 비육농가 지원 등 해결과제 산적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말고기다. 제주지역에 40여개의 말고기 전문식당이 운영되고 있지만, 타 지역은 경우 서울 1곳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든 게 말고기 식당이다. 이 때문에 제주지역에서는 말고기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대중화에 이르지는 못한 상황이다. 또한 마육산업 기반도 현재까지는 미비한 수준으로, 향후 제주 마육산업을 발전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말고기의 효능
흔히 말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고 한다. 그만큼 말고기의 효능이 다른 육류와 비교해 효능이 뛰어나고 쓰임새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말고기에 대해 신경통, 관절염, 빈혈에 좋고, 특히 귀울림에 효험이 있으며 허리와 척추에도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최근 들어서는 말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우며 다른 육류보다 소화 흡수율이 뛰어나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량도 적고, 각종 질병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웰빙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말고기는 단백질 함량은 높고 지방은 적다고 분석되고 있다. 말고기 100g에 함유된 단백질은 57%에 이르는 반면 지방 함량은 부위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퇴부 근육지방 함량은 3.10~3.61%, 뒷다리 근육은 1.02~5.45%이고, 가슴살 부위는 14.0~16.3%에 불과하다.
말고기 100g에 함유된 콜레스테롤 함량은 성인 남녀의 1일 콜레스테롤 섭취량의 21~28%에 불과하다.
특히 말고기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매우 높으며, 불포화지방산 가운데 올레인산 함량도 다른 육류에 비해 많이 높아 죽상동맥경화증 및 혈전형성 예방작용에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고기는 또 다른 적색 육류에 비해 인, 마그네슘, 철, 아연, 구리함량이 높아 빈혈, 당뇨병 등 치료에 효과가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말 도살과 말고기 소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반면 앵글로색슨 문화권에서는 이를 금기시 한다.
영국은 은퇴한 경주마의 상당수가 승마용이나 폴로용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매년 약 2000두의 말들이 도살돼 외국으로 수출되는 등 말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하지만 바로 인접한 프랑스는 영국과 달리 말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세계에서 말고기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일본은 은퇴 경주마의 약 75%가 도살처리 되고 있으며, 프랑스와 함께 세계에서 말고기 소비가 많이 이뤄지는 국가 중 한 곳이다.

말고기 판매방식은 지난 198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타 육류와 공동판매를 허용해 왔지만, 현재는 전문판매점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말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에서 맛 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이 있고, 전 세계적으로 웰빙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또내에서도 말고기는 예로부터 왕실과 궁중에서 먹었던 전통식품으로, 제주에서는 매년 섣달에 암말을 잡아 건마육을 만들어 조정에 진상을 했다. 하지만 군마 등 확보가 어려워지자 말 도축 및 식용을 법으로 금지했다.
현재 말고기는 제주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한정 소비되고 있지만, 말고기 기능적 특성 규명연구를 비롯해 말고기 가공제품 및 요리개발, 말고기에 대한 홍보 등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최근 말고기 등급판정을 통한 고품질 부분육 생산체계 구축이 추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판매점 확대 및 판매시스템 구축 등 소비 및 유통 활성화를 위한 체계 마련이 진행 중이다.

말의 고장 제주에서도 말고기는 대중화되지 못했다. 말고기에 대한 기피문화 여전히 남아있고, 비육 전용 육용마의 부재로 자원도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그동안 밀도살 및 비위생적인 유통망을 통해 말고기가 유통되면서 위생 등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편이며, 말고기 생산 수익성도 저조한 게 현실이다.
말고기는 조리특성이 타 식육과 크게 다르지만, 말고기 식육전문가와 조리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말을 비육할 수 있는 전용 사육시설을 비롯해 전용 사료와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비육기술 개발, 위생적인 말고기 전용 가공시설, 생산이력제 도입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제주도는 제주말산업 종합진흥계획을 통해 제주 마육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전문 말 비육농가 육성, 등급별 말고기 차등가격제 실시, 위생적인 도축 및 부분육 유통, 제주산 말고기 통합브랜드 육성, 가공제품 생산시설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말 사육농가 지원대책 절실"
![]() 안해영 백마가든·백마유통 대표(52)는 제주 마육산업과 관련 "최근 말고기의 소비량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제주 마육산업의 미래는 긍정적이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20여년전 우연히 승마를 접하면서 말과 인연을 맺었고, 이어 말고기 전문식당을 11년째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말고기 전문식당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말고기를 확보하기 위해 말을 직접 사육하는 것은 물론 말고기 유통업까지 확대하는 등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말과 관련해 1차산업부터 3차산업에 이르는 사업영역을 갖고 있다. 안 대표는 "현재 목장에서 사육하는 말은 100마리 정도로 유지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7~8마리를 도축해 도내 말고기 전문식당에 납품하고 있다"며 "6~7년전부터 점차 말고기의 효능에 대해 알려지면서 매년 공급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안 대표는 "말고기 전문식당을 처음 운영할 때는 말고기가 소고기나 돼지고기처럼 대중화되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말고기를 찾고 있으며, 일부는 말고기를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말고기를 재료로 한 음식들도 예년에 비해 종류나 맛이 크게 개선된 점도 말고기 대중화에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며 "옛날에는 육회나 생고기 구이 정도에 불과하던 말고기 음식이 지금은 초밥을 비롯해 스테이크, 찜, 만두 등 가짓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안 대표는 "최근 말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지원이 가장 필요한 말 사육 농가에 대한 지원대책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도내 말 농가들은 사료와 건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말을 키우려 하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말고기로 활용할 말 물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는 "현재 말산업은 경주마에 치중되어 있어, 마육산업을 위한 비육마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져야 할 것"이라며 "말인 경우 소보다 사육비용이 더 많아 축사 시설 비용 지원은 물론 비육마에 대한 개량 연구사업 등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