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말산업이 뛴다] <에필로그>

제주 말산업은 FTA 등으로 위기에 처한 제주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신성장동력산업 중 하나로 기대되고 있다. 700년이 넘도록 제주의 말은 제주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제주와 말은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는 밀접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제주 말산업은 타 지역에 비해 한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황이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말산업을 제주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갈 길인 먼 상태다. 그러나 정부의 말산업 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제주 말산업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말의 고장 제주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대되는 ‘말산업’
말산업은 축산업부터 화장품 등 가공산업, 그리고 승마 등 관광산업까지 1·2·3차 산업을 연계 융합해 발전시킬 수 있는 산업이다.
말산업은 말을 이용하는 다양한 산업과 이에 공급되는 말의 생산, 사육, 조련, 유통, 이용 등과 연관되어 있는 모든 경제적 활동을 포함한다.
국내 말산업의 시장규모는 2조8700억원으로, 직접 산출은 2조1747억원, 산출유발효과로 인한 간접산출도 6978억원에 이른다.
말산업으로 창출된 부가가치도 직접창출부가가치 1조7452억원, 간접창출부가가치 5547억원 등 총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9년 국가전체 명목GDP의 0.22%, 농림어업 GDP의 9.2% 수준이며,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따라 말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말(더러브렛 기준) 1두의 자산가치는 1억2000만원으로, 현재 더러브렛 1두는 평균 25년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면서 매년 약 490만원의 가치 창출효과는 물론 25년간 총 5.63명에게 경제적 기여를 하는 한편 4.8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말산업은 다양한 고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산업연과효과 역시 대단히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블루오션 중 하나이다.
특히 최근 잇따른 FTA 체결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는 제주 1차 산업의 버팀목 중 하나로 제주말산업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말산업 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이를 적극 활용해 제주 말산업을 1차 산업의 핵심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내 말산업은 산업의 기반이 되는 시설, 말, 인력에 있어, 규모나 전문성,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미흡한 산업화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말의 이용을 통해 농어촌 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말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이는 단일 축종으로는 국내 최초로 관련법이 만들어진 것이며, 말산업 육성에 대한 법적·제도적 지원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를 비롯해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말산업 육성에 나서는 것은 물론 민간분야에서 말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등 대내외적인 환경변화로 인해 국내 말산업은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제주말산업, 도약 기회 잡아야
제주 말산업은 돼지, 한우에 이어 3대 주력산업으로 양적성장을 이뤘지만, 불균형적인 산업구조와 경·승마 및 말고기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낮은 연구개발 기반 등으로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 경마산업은 경주마 생산부분에 있어 초기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매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외형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뒤 왔다.
하지만 질보다 양적성장에 치중하면서 종자 및 산업화 경쟁력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경마 시행의 당초 목적과 달리 베팅과 매출액 위주로 운영되면서 사행심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사행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승마산업도 역시 산업화 초기단계로 승마 대중화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상황에 머물러 있으며, 제주 승마산업 역시 걸음마 단계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육산업도 아직까지는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말고기는 다른 육류처럼 대중화된 식품으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제주를 중심으로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말 자원을 활용한 향장품 산업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주도는 이같은 제주 말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 말산업 종합진흥계획’을 수립했다.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5년 동안 총 2200억원이 투입될 종합계획은 '제주의 말과 인간, 자연, 문화가 함께하는 국민공감 웰빙산업 육성'을 비전으로 경마·승마·마육·연관산업 등 4개 분야 10대 정책방향 및 50개 실천과제를 담고 있다.
또한 도는 10대 정책방향으로 경마산업인 경우 엘리트 국산 경주마 공급과 선진경마 인프라 구축을, 승마산업은 브랜드 승용마 생산과 승마수요기반 확충을 각각 제시했다.
또 마육산업은 말고기 생산·유통 선진화, 말고기 소비촉진 및 수출, 기능성 가공제품 개발을, 연관산업과 관련해서는 말문화 콘텐츠 발굴 육성, 말문화 관광벨트 구축, 글로벌 말산업 기반조성을 각각의 정책방향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종합계획을 실제 현실에 대입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제주가 농림수산식품부의 말산업특구로 반드시 지정돼 제주 말산업이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정부의 말산업육성법 시행을 계기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말의 고장 제주로서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야 할 것이다.
또한 경마에 치중됐던 제주 말산업을 승마와 마육산업 등과 함께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