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았져"](85)두린 때 물 기리던 시절

▲ 동네 큰일난 집의 물부지하는 여자덜(사진으로 엮는 20세기 제주시)
   이글란이 제주에선 지하수 장시허젠 이디 저디서 눈 벨르멍 덤벼드는 거 보멍  걱정이 뒈연 옛날 물 기리던 시절 물앙 댕기멍 어렵게 살아난 생각에 송냉이(애월읍 용흥리) 아지망 불런 두린 때 물질어 오멍 여난 일  들어 봣주.

 # 제주옌 물이 셔사

“아지망! 옛날 두린 때 물 기리던 시절, 을에서 여난 일  튼내멍 이신대로 아봐.”

“아이고 말도 맙서, 그 옛날 셔난 일 생각믄 기만 해여마씸.”

“경해여도 생각나는 거 실거난 아봐.”

“우리 고향 송냉인양 수돗물 나기 전 지도 빗물 모다논 봉천수에 의지연 그 물 먹으멍 살아나십주.

동네 가운디 큰 못이 나 잇어나신디 먹는 물은 게 젠 담도 잘 다왕 가운디 맨들곡, 그 인 널르게 해영 쉬도 멕이곡 사름덜토 몸게 로 맨들안 써나신디 비오믄 질에서 흘러오는 물을 모앙그네 가두와둠서 먹으멍 해 해 살아나십주.

여름이민 뻘 득헌 못듸서 추접 줄도 몰랑 희염치곡 몸도 곡 답도 곡 말 분시엇은 두린 시절이 재미져 나십주.

어멍이 밧듸 가멍, 집의서 소지도 곡 냑 밥이영 물항에 물도 득영 놔 두렌 아뒁 가불믄 난 대바지 졍 나상 번쯤은 질어와사 물항이 득으난 그거 다 해여뒁 놀젱 숨 르게 새밧 지름질로 으멍 물 지레 댕겨십주.

그땐 몰랏주마는 먹는 물에도 쉬(물베록)영 장쿨레비영 맨주기영 두태비영 돗줄레옝 는 배염지도 셩 물 질어오는 게 뭇 수와 나십주.

먹는 물엔 큰큰고 곱닥 연꽃도 피영 이시난 물이 말로 해여신디 밑창지 다 베레질 정도로 앗고 배염덜토 알아그네 그 연꽃 우틔서 두태비 사농젠 앚앙 이시믄 두린 우린 물 질젠 당 수왕 가지 못영 이시믄 어른덜이 가당 막대기로 휘휘 젓으멍 따울령 배염이 도망가믄 물 질곡 여십주.

대바질 째기 물소곱더레 강 퐁퐁퐁 물을 질당 다 질어지믄 대바질 올리는디 잘 심엉 올리노렌 주마는 문칠락해영 대바진 물소곱더레 라안자 불곡, 경허민 울멍 집이 와불곡, 경  날은 냑밥이 지 안 정도로 어멍안티 이 나곡 여나십주.

경 물소곱의 라안진 지세 허벅이영 대바지가 눈에 훤이 베레여져도 숨 앙 들어강 건져올릴 생각은 안 해여난 거 아마씸.

정월엔 물에 금줄도 놓곡 해여난 일 생각나는 거 보믄 을 사름덜이 이라도 먹는 물에 더러운거 안들어가게 젠 노력해여난거 닮아마씸.

물은 질엉보믄 진진 쉬덜이 무사 경 한지 기냥 먹을 수가 엇언그네 어멍이 물항에 베험벅을 싸매영 놔두민 그 위터레  물을 비왕그네 물을 걸령 먹어나신디 성질이 급단 보난 대바진 꼿 항더래 털어졍 들어가 불믄 쉬 걸르단 베험벅도 찌 들어가 부렁 그 쉬  걸르젠 등거려난 게 엊그제 닮은디 발써 50년이 넘어싱게 마씸. 그 옛날 먹어난 산도록 지세항의 물맛은 잊어불지 못허컹게 마씸.

그시절엔 실 넘엉 저실이 오믄 송냉이 을엔 뭄 들엉 먹는 물 잇어난 못은 짝 라 불곡 경허믄 엄쟁이 바당에 강, 물을 질어당 먹엇는디, 우리 어멍은 허리가 아파부난 아칙이 성님이영 찌 두 번썩 물을 질어다 뒁 교에 가곡 교 갈 때도 대바지 졍 강그네 물 질엉 모시풀로 마게 막앙 놔 두믄 개구쟁이덜은 흙도 대바지 소곱더레 들이쳐 불곡 영 헌 장난을 해불믄 너무 을큰영 막 울어 나십주.

경여도 구엄초등교의선 저슬 뭄이 들믄 해에 두번썩 생덜 동원영 우리 송냉이에 물을 질어다 주는 행사를 해여 나신디 우리 집인 댕유지영 메부르영 밀감덜이 잇어난 물 졍 온 생덜안티 주난 생덜은 우리 집이만 물 져오젠 해여난 것도 생각 남싱게 마씸. 지금 생각해여 보난 이웃 생각는 아름다운 ‘느영나영 정신’잉게 마씸.

 은 여덜은 동네 어느 누게네 집이 큰일 낫젱 믄 어가라 물허벅 졍 나는디 지일 저 부지는 게 물 질어다 주는 거고 도새기 잡는 건 그 다음 남덜이 는 일이라십주.

 

▲ 빗물 받앙 음용수로 써난 봉천수(사진으로 엮는 20세기 제주시)
 # 물은 애꼉 써사

‘갭인년 슝년의도 먹단 남은 게 물’이옌 는 속담은 싯주마는 물도 애꼉 써사 주, 옛날 찌 다시 물엇엉 컬컬멍 살진 말아사 헙주.

먹는 물도 귀주마는 답 헐 물도 엇으난, 날이 앙 좋은 날 뒈민 엄쟁이(애월읍 신엄리) 바당 듸 노물에 강 솥 걸어놔둠서 답 곡, 영  답은 그날 갯듸 태역밧디서 널엉 락허게 류왕그네 집의 졍 오곡 해여 나십주.

집의 오믄 밴 무사 경 고픈지 어멍이 아논 감저에 짐끼  직 얹엉 먹으믄 그 맛은 꿀맛아나십주.

그추룩 난 우리 어멍 소원이 은 물엇은 동네옌 시집 안 보내켄 엿는 디 소원대로 성님이영 난 먹는 물이 차운디 이신 엄쟁이에 시집왕그네 잘 살아졈싱게 마씸.

농부안이 식으로 나난 산디 뭄이나 홍수가 남젠믄 다 나일 앙 음이 하영 아파마씸.

요샌 수돗물이 콸콸 나왕 물 귀줄 몰르게 썸신디, 올 봄 가뭄은 해여도 해여도 질언 밧 농시도 다 카부는 거 닮곡 육지의선 논에 나록 싱거논 것도 다 라불엇젠 영게마는 어떻코 걱정이 태산이여 물 기린 생이 냥으로 떡떡 해여지는 농부안이 음이사 오죽이나 카!”

대담 양춘희 서예가

글 현병찬 서예가·㈔제주어보전회 자문위원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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