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면] 5. 자연의 섬 ‘우도’

관광객 연간 100만명 제주관광 '필수'
섬 전체·주변 해역 도립공원으로 지정
100년 등대·우도팔경 등 볼거리 다양
해녀항일기념비 주민들 삶·정신 상징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안가에서 바라보면 마치 소 한 마리가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섬이 보인다. 바로 우도(牛島)다.

△제주관광 필수코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약 2.8㎞, 서귀포시 성산포에서 3.8㎞, 도항선을 타고 10여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에 곳에 위치한 '섬 속의 섬' 우도는 지난해 관광객 100만명이 방문했고, 올해에도 1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제주관광의 필수코스 중 하나지만, 17세기까지만 해도 방치된 무인도였다. 1697년(숙종 23년) 우도에 목장을 설치한 것이 우도개척의 시작이다. 이후 1844년 마을이 형성, 지금은 600여 가구가 농업과 어업, 관광업 등에 종사하며 섬 속에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남쪽 해안과 북동쪽 탁진포(濁津浦)를 제외한 모든 해안에는 해식애가 발달했고, 한라산의 기생화산인 쇠머리오름이 있을 뿐 섬 전체가 하나의 용암지대다. 부서진 산호로 이루어진 백사장 등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섬 전체와 주변 해역이 우도해양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우도팔경
우도에는 8개의 명승(名勝)을 일컫는 '우도팔경'이 있다.
제1경은 '주간명월(晝間明月)', 한낮에 굴속에서 달을 본다는 뜻이다. 섬 남쪽 어귀의 암벽 주위 해식동굴 천정에 태양이 수면에 반사되면서 비친 모습이 마치 둥근 달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제2경은 '야항어범(夜航漁帆)'. 6~7월이 되면 섬 전 지역에서 집어등을 켠 채 조업을 하는 수많은 멸치잡이 어선들의 휘황찬란한 광경이다.
제3경은 '천진관산(天津觀山)'으로, 동천진동에서 한라산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동천진동에서는 성산일출봉과 수산봉(水山峰)·지미봉(地尾峰)을 비롯해 각종 기생화산을 품고 있는 한라산의 빼어난 절경을 볼 수 있다.
제4경은 '지두청사(指頭靑沙)'로, 등대가 있는 우두봉 꼭대기에서 바라본 우도 전경과 맑고 푸른 바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눈부시게 빛나는 백사장의 풍경을 통틀어 일컫는다.
이밖에도 제5경 구좌읍 종달리와 하도리 사이의 앞바다에서 바라본 우도의 모습을 뜻하는 '전포망도(前浦望島)'과 동천진동 포구에서 바라본 수직절벽인 광대코지를 일컫는 '후해석벽(後海石壁)', 검멀레 해변에 있는 해식동굴을 표현한 '동안경굴(동안경굴(東岸鯨窟)', 섬 서쪽의 산호 백사장의 모습을 표현한 '서빈백사(西濱白沙)'가 우도를 대표하는 8경이다.

△100년 풍파 견뎌낸 우도등대
쇠머리 오름 정상에는 어두운 바다에 희망의 빛을 비추고 있는 등대가 우직하게 서 있다. 이곳에는 돔형의 탑으로 된 2기의 등대가 있다. 우도등대는 1906년 3월1일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고전적인 출입문과 창문이 돋보이는 우도등대는 97년간의 불을 밝혀오다 지난 2003년 임무를 완수하고 새로운 등대에 그 자리를 넘겨줬다.
우도등대는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전국에서도 4번째로, 1906년 목제 등대(등간·燈竿) 형태로 설치됐다. 이것은 지난 2006년 우도등대 100주년을 맞아 복원,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우도등대는 무인등대로 운영돼 오다 1956년 9월 유인등대로 전환됐다.
현재 우도 등대 주변에는 등대공원이 조성돼 신화에 등장하는 파로스 등대, 상하이항의 마호타 파고다 등대 등의 모형이 모여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우도해녀항일운동
우도팔경과 우도등대, 해안절벽 등 우도의 아름다움 이면에는 해녀들의 거친 '숨비소리'가 녹아있다.
오늘날 동천진항의 선착장 앞에 건립된 '우도해녀항일운동기념비'는 우도 해녀들의 억척스러운 삶과 드높았던 항일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1932년 1~3월 제주 일대에서는 해녀들의 권익사수를 위한 격려한 항일투쟁이 일어났다. 당시 해녀들은 해산물 채취대금의 8할을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착취당했는데 그 시정을 위해 해녀들이 자발적으로 일어섰던 것이다. 이런 해녀들의 항일투쟁은 당시까지 국내 최대 어민봉기이자 여성 항일운동으로 기록되고 있다. 우도 해녀들은 이 운동의 가장 앞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세상은 바뀌었지만 그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도해녀들은 여전히 살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거치 바다로 나간다. 그 '숨비소리'가 제주바다보다 더 깊게 느껴진다. 우도를 들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강승남 기자
stipool@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