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이 미래를 연다] <6>경마기수

경기성적에 따라 소득과 인기도 좌우
"평생직업으로 도전할만한 가치 있어"
경마산업은 현재 말산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산업이다. 한국 경마산업의 마권 매출액 규모는 세계 7위 수준이지만, 마필수준와 경마수준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평가받고 있다. 제주지역 경마산업도 도내 말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경마산업과 관련해 직업군도 다양하며, 미래 비전도 밝은 편이다. 특히 '경마의 꽃'이라 불리는 기수는 원하다고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 일정 기준의 신체조건을 갖춰야만 하는 선택받아야 가능한 직업이다. 프로 기수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말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승부를 펼치는 경마경기는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고 한다. 경기의 승부가 말의 능력 70%와 기승의 능력 30%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말의 능력이 비슷한 경우에는 기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승부에 큰 영향을 준다.
제주경마공원 조교사·기수협회 소속의 장우성 기수(36)는 기수 경력이 10년이 넘은 베테랑 기수이다.
성적으로 평가되는 프로의 세계인 경마기수 가운데 장 기수는 기록의 사나이다. 장 기수는 지난해 통상전적 500승을 넘어 영예의 기수가 됐다. 영예의 기수는 제주경마공원에 장 기수를 포함해 2명 뿐이며, 국내 현역 기수들 중에도 많지 않다.
장 기수의 기록을 보면 현재까지 587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 1일 4경기 연속 우승이라는 국내 최고의 기록을 갖고 있다. 그것도 같은 해 두 번이나 달성, 국내 경마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또 장 기수는 4경기 연속 우승 당시 나머지 경기에서 1승을 더 추가해 1일 최다승(5승) 기록을 비롯해 같은해 국내 최초로 연 최다승인 103승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장 기수는 다승의 비결에 대해 우선 경기 중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평소에 철저한 체력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주 전 상대 마필에 대한 경주패턴과 습성 등을 미리 파악한 후 전략을 마련하는 등 경기준비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기수는 기수는 프로인 만큼, 냉정하고 치열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상 성실한 생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청남도 천안 출신인 장 기수는 지난 1998년도 22살 당시 우연히 접한 기수라는 직업을 듣고 무조건 과천경마공원을 찾아갔고, 때마침 기수모집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
생전 말 한번 타본 경험이 없던 장 기수는 한국경마교육원에 입소해 기수후보생이 됐고, 제주마 교육과정으로 1년간의 교육을 받아 기수가 됐다.
경마교육원을 졸업한 후 제주경마공원에서 1999년부터 기수생활을 시작했고, 약 6개월 후 군대에 입대한 후 2002년에 다시 제주경마공원에 복귀한 후 본격적인 기수로 활동했다.
10년 넘은 기수 생활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을 겪었지만, 다행히 기수생활을 포기할 정도의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장 기수는 기수 생활을 은퇴한 이후 조교사로 직업을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끝까지 부상없이 즐겁게 말을 타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장 기수는 "기수라는 직업은 남들보다 왜소해 보이는 체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 가능한 선택받은 직업으로, 신체적인 약점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또한 부상의 위험은 항사 따르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소득도 올릴 수 있어 평생직업으로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선택받은 직업, 기수
기수는 자신의 하고 싶다고 해서 선택할 수 없는 직업이다. 기수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인 체격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수가 되기 위한 자격조건을 보면 우선 신장 168㎝이하, 체중 49㎏이하 등 선천적인 신체조건이 갖고 있어야 하며, 이같은 신체조건은 기수 생활 내내 유지해야 한다.
또 기수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마사회 경마교육원 기수후보생 교육과정을 졸업한 후 기수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기수후보생 교육과정은 서울·부산경마공원에서 취업할 수 있는 더러브렛과정과 제주경마공원에 취업할 수 있는 제주마과정으로 분류된다.
기수후보생은 경마교육원에서 합숙교육을 통해 마술학, 마학, 경마학, 일반학 등 경마와 말과 관련한 부분 등에 대해 배우고, 기수로서 갖춰야 할 마필기승 기술과 직업윤리 등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기수후보생으로 교육과정을 거치게 되면 기수면허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며, 자격을 취득해야 경마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기수가 된다.
또한 기수의 직업은 남성은 물론 여성도 도전할 수 있으며, 여성에게는 지난 1999년부터 문호를 개방해 현재 제주경마공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다수의 여성 기수들이 활동 중이다.
이와 함께 기수는 말과 함께 혼연일체가 돼 경주에서 승부를 겨루고, 그 결과에 따라 소득과 인기가 결정되는 프로의 세계이다.
하지만 '0.01초의 승부'라고 불리울 만큼 치열한 속도경쟁을 펼치는 경마에서 부상의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에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직업이기도 하다.
현역 기수 중에는 40세 전후의 우수한 기수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외국의 경우 철저한 자기관리로 50세가 넘어도 현역기수로 활동하는 많은 유명기수들이 있다.
기수 은퇴 후에는 자신의 지속적인 노력 여부에 따라 경주마 관리를 총괄하는 조교사 등 마필관련 전문종사자로 전직이 가능해 평생직업으로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 중 하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