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았져"](91)감저범벅

추석이 가차와 가난 이디 저디서 햇감저가 베래지는디 그 감절 봐가난 반세기 전 우리 두린 때 먹을 것 엇엉 굶으멍 살아난 때가 생각난다.
감전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고 한 사름덜이 좋아는 거란 모인 감절 껍데기가 그레기 벨라지게 쳐 놓으민 베레기도 좋주마는 말 맛이 좋다. 붉은 감저도 꼼 시들시들게 류왕 치민 엿찌 코롬 맛은 사탕보담도 더 맛좋다. 경허난 감절 한로 쓰민 ‘甘藷’인디 감에 사탕수수 저가 뒈영 맛좋고 맛좋은 걸 글로 아주는 거 닮다.
옛날엔 양석은 싯뎅 여도 항굽에 보릿이나 좁이 부튼거, 그거 딱 거령 보민 뒈약세기나 뒈카? 말 북 살림이엇다.
밴 고프곡 먹을 양석은 엇엉 컬컬던 시절이난 좁이나 보리 꼼곡 그디 감절 하영 섞엉 범벅을 멩글민 이게 감저범벅이 뒈여신디 밥맛은 아니곡 딱 감저맛이주마는 경해여도 감저범벅이 지일 맛좋뎅 멍 두린 아이덜은 투멍 먹어난 양석이다.
이제 을이 뒈연 10월이난 감절 파사 허는 때가 뒈여간다. 지금은 햇감저가 귀게 돌아 댕겸주마는 이제 곧 큰큰 감저밧듸서 감절 파사 는 계절이 뒈여감시난 감저밧딀로 아사 거 닮다.
일른 봄에 씨감절 싱겅 게 해여두민 감젓줄이 수북게 봠직이 나오는디 이 감젓줄을 호미로 비여당 뿔리도 엇은 줄기로만 싱근다. 봄에 감젓줄을 일르게 싱그는 감저밧도 싯주마는 6월 망종때 보리그루에 싱근 감젓줄도 싯다. 이추룩 정성들영 싱근 감젓줄이 이제 넉이 넘언 클만큼 커시난 이제 상강이 돌아오는 10월 중엔 딱 파사 다.
우리 두린 땐 감절 파젱 허민 밧듸서 징심으로 먹을 감저범벅을 햇감저로 일른 아칙부떠 멩글앙 차롱 담앙 가는디 영 감저범벅도 흐린좁로 멩근 범벅이 지일 맛좋곡, 모인 좁이나 보릿루로 멩근 범벅도 맛좋게 먹은다.
감저밧딀 가민 지일 저 감젓줄을 호미로 비는디 감젓줄은 진진곡 뒤엉켜젼 잇어부난 감젓줄 나썩은 숨루왕 비지 못곡 서너 이랑썩 치 뭉퉁그려진거 둥그려가멍 꺼번에 딱 비영 걷워두민 아바진 쉐도 이꺼오곡 밧가는 쟁기도 져당 감절 판다.
쟁긴 쉐 야개기에 멍앨 씌왕 매는디 양펜으로 잇어논 뱃줄로 쉘 기도 곡 이레저레 머리도 돌리곡 는 걸 보민 옛날 기구덜토 특허이다.
감전 쟁기로 파는 게 쉬와부난 감저 팔 땐 땅소곱이 묻어진 감저가 상지 아니허게 멩심영 판다. 우린 쟁기 조롬에 쫓아댕기멍 긋긋 일어나는 감절 줍는디 둥글어가멍 아댕기멍 감절 줍당 지 데멩이만 감저가 나오민 그걸 들렁 댕기명 뭇 지꺼졍 자랑멍 들러퀸다.
저 판 감전 먹음직헌 걸로 류왕 놔둠서 솔입이영 검질이영 삭다리영 줏어당 불살랑 궈먹기도 다. 경난 징심으로 멩근 감저범벅이영 밧듸서 군 감저영 찌 먹으민 배고픈 줄도 몰른채로 닷말지기나 뒈는 밧도 경 졍 파진다.
아바진 심들게 밧을 갈멍도 징심은 범벅 사발이다. 군 감절 드십셍 여도 감절 하영 먹으민 가슴이 답진댕 멍 범벅만 드신다.
밧듸서 파논 감전 쉐 등에도 실르곡 사름 등짐으로도 지곡 허멍 집으로 날르는디, 감절 오래 썩지 안게 저장젱 민 식글 때나 부릴 때 부리멍 헐리나지 안게 멩심는디 경당 봐도 헐리난 게 시민 어멍안티 욕듣곡 다.
# 감저구뎅이도 질은 파사
밧듸서 감저 파오기 전의 감절 오래 저장 구뎅일 파사 밧듸서 식거오는대로 묻을거난 구뎅이 파는 일이 저 일이다. 감저구뎅인 름으지에 물르지 안는 자릴 랑 크게 파는디 너비도 넓곡 짚이도 질은 파사 허는 거난 아칙부떠 물 때지 파사 다.
구뎅인 크게 파사 으로 돌아가멍 짚새기도 세우곡 감저도 하영 저장 수 싯다. 밧듸서 식거온 감절 꼼썩 비우멍 구뎅일 채워가는디 이 때도 감저가 헐리나지 안게 비우멍 멩심다.
감저로 구뎅이가 득으민 으론 짚새기 웃터레 흙을 씌우멍 게 곡 꼭대기옌 짚으로 멩근 주젱일 씌왕 놔두는디 이 구뎅이 소곱인 얼어도 감저가 고사불곡 너무 사도 썩어불곡 그거 맞추는 것도 기술이다.
오래 저장 감전 구뎅이로 가주마는 임시 먹을 감전 기냥 밖앗듸서 보름쯤은 넘게 놔둠서 시둘류왓당 치민 맛이 아주 좋다. 흰 감전 모인 맛이 더 좋곡 붉은 감전 흐린 감저가 뒈영 엿찌 맛좋게 먹어진다.
막 언날은 감저구뎅이 가운디 뾰족 주젱이시로 짐이 모락모락 나오는 걸 볼 땐 감저덜이 구뎅이 소곱의서 살앙 숨쉬는 거 찌 봐질 때도 싯다.
구뎅이에 저장 감전 저슬동안 먹거리가 뒈는디 눈묻은 저슬날 감저구뎅이에 묻은 눈을 걷우와뒁 구뎅이 고망으로 마룽헌 감절 나썩 심어내영 방안의서 화릿불에 궈 먹는디 불에 막 궈진 감절 껍데기 벳기멍 후후 불멍 먹을 땐 맛도 맛이주마는 농촌의 행복이 이거구나 는 생각도 게 다.
어떤 땐 동네 젊은 사름덜이 밤의 동네서 놀당 감저서릴 는디 그것도 찌 노는 친구네 감절 훔쳐당 앙 먹으멍 친굴 놀리는 재미로 노는 사름덜토 싯다.
서리 땐 개가 죽겅 도둑질 기가 잘 안 뒐 때도 싯주마는 친구네 집 개영 꼼이라도 친 사름이 돗궤기 군걸 졍 강 갤 홀류우멍 죽구지 못허게 멩글앙 서리다.
봄이 뒈여가민 감저구뎅일 아놓는디 구뎅이 소곱이 보민 반은 썩어불엉 막 을큰 때도 싯곡 경멍도 씨감저가 뒐만 건 류왕 씨감저로 싱근다.
# 감저뻿데기가 저실 벨미랏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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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병찬 서예가·㈔제주어보전회 자문위원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