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았져"](91)감저범벅

▲ '풀밭 위의 절간고구마(감저뻿데기)'(「사진으로 보는 제주역사」 중)
# 감저범벅도 투멍 먹곡

추석이 가차와 가난 이디 저디서 햇감저가 베래지는디 그 감절 봐가난 반세기 전 우리 두린 때 먹을 것 엇엉 굶으멍 살아난 때가 생각난다.

감전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고 한 사름덜이 좋아는 거란 모인 감절 껍데기가 그레기 벨라지게 쳐 놓으민 베레기도 좋주마는 말 맛이 좋다. 붉은 감저도 꼼 시들시들게 류왕 치민 엿찌 코롬 맛은 사탕보담도 더 맛좋다. 경허난 감절 한로 쓰민 ‘甘藷’인디  감에 사탕수수 저가 뒈영 맛좋고 맛좋은 걸 글로 아주는 거 닮다.

옛날엔 양석은 싯뎅 여도 항굽에 보릿이나 좁이  부튼거, 그거 딱 거령 보민  뒈약세기나 뒈카? 말 북 살림이엇다.

밴 고프곡 먹을 양석은 엇엉 컬컬던 시절이난 좁이나 보리 꼼곡 그디 감절 하영 섞엉 범벅을 멩글민 이게 감저범벅이 뒈여신디 밥맛은 아니곡 딱 감저맛이주마는 경해여도 감저범벅이 지일 맛좋뎅 멍 두린 아이덜은 투멍 먹어난 양석이다.

이제 을이 뒈연 10월이난 감절 파사 허는 때가 뒈여간다. 지금은 햇감저가 귀게 돌아 댕겸주마는 이제 곧 큰큰 감저밧듸서 감절 파사 는 계절이 뒈여감시난 감저밧딀로 아사  거 닮다.

일른 봄에 씨감절 싱겅 게 해여두민 감젓줄이 수북게 봠직이 나오는디 이 감젓줄을 호미로 비여당 뿔리도 엇은 줄기로만 싱근다. 봄에 감젓줄을 일르게 싱그는 감저밧도 싯주마는 6월 망종때 보리그루에 싱근 감젓줄도 싯다. 이추룩 정성들영 싱근 감젓줄이 이제 넉이 넘언 클만큼 커시난 이제 상강이 돌아오는 10월 중엔 딱 파사 다.

우리 두린 땐 감절 파젱 허민 밧듸서 징심으로 먹을 감저범벅을 햇감저로 일른 아칙부떠 멩글앙  차롱 담앙 가는디 영 감저범벅도 흐린좁로 멩근 범벅이 지일 맛좋곡, 모인 좁이나 보릿루로 멩근 범벅도 맛좋게 먹은다.

감저밧딀 가민 지일 저 감젓줄을 호미로 비는디 감젓줄은 진진곡 뒤엉켜젼 잇어부난 감젓줄 나썩은 숨루왕 비지 못곡 서너 이랑썩 치 뭉퉁그려진거 둥그려가멍 꺼번에 딱 비영 걷워두민 아바진 쉐도 이꺼오곡 밧가는 쟁기도 져당 감절 판다.

쟁긴 쉐 야개기에 멍앨 씌왕 매는디 양펜으로 잇어논 뱃줄로 쉘 기도 곡 이레저레 머리도 돌리곡 는 걸 보민 옛날 기구덜토 특허이다.

감전 쟁기로 파는 게 쉬와부난 감저 팔 땐 땅소곱이 묻어진 감저가 상지 아니허게 멩심영  판다. 우린 쟁기 조롬에 쫓아댕기멍 긋긋 일어나는 감절 줍는디 둥글어가멍 아댕기멍 감절 줍당 지 데멩이만 감저가 나오민 그걸 들렁 댕기명 뭇 지꺼졍 자랑멍 들러퀸다.

저 판 감전 먹음직헌 걸로 류왕 놔둠서 솔입이영 검질이영 삭다리영 줏어당 불살랑 궈먹기도 다. 경난 징심으로 멩근 감저범벅이영 밧듸서 군 감저영 찌 먹으민 배고픈 줄도 몰른채로 닷말지기나 뒈는 밧도 경 졍 파진다.

아바진 심들게 밧을 갈멍도 징심은 범벅 사발이다. 군 감절 드십셍 여도 감절 하영 먹으민 가슴이 답진댕 멍 범벅만 드신다.

밧듸서 파논 감전 쉐 등에도 실르곡 사름 등짐으로도 지곡 허멍 집으로 날르는디, 감절 오래 썩지 안게 저장젱 민 식글 때나 부릴 때  부리멍 헐리나지 안게 멩심는디 경당 봐도 헐리난 게 시민 어멍안티 욕듣곡 다.

# 감저구뎅이도 질은 파사

밧듸서 감저 파오기 전의 감절 오래 저장 구뎅일 파사 밧듸서 식거오는대로 묻을거난 구뎅이 파는 일이 저  일이다. 감저구뎅인 름으지에 물르지 안는 자릴 랑 크게 파는디 너비도 넓곡 짚이도 질은 파사 허는 거난 아칙부떠 물 때지 파사 다.

구뎅인 크게 파사 으로 돌아가멍 짚새기도 세우곡 감저도 하영 저장 수 싯다. 밧듸서 식거온 감절 꼼썩 비우멍 구뎅일 채워가는디 이 때도 감저가 헐리나지 안게  비우멍 멩심다.

감저로 구뎅이가 득으민 으론 짚새기 웃터레 흙을 씌우멍 게 곡 꼭대기옌 짚으로 멩근 주젱일 씌왕 놔두는디 이 구뎅이 소곱인 얼어도 감저가 고사불곡 너무 사도 썩어불곡 그거 맞추는 것도 기술이다.

오래 저장 감전 구뎅이로 가주마는 임시 먹을 감전 기냥 밖앗듸서  보름쯤은 넘게 놔둠서  시둘류왓당 치민 맛이 아주 좋다. 흰 감전 모인 맛이 더 좋곡 붉은 감전 흐린 감저가 뒈영 엿찌 맛좋게 먹어진다.

막 언날은 감저구뎅이 가운디 뾰족 주젱이시로 짐이 모락모락 나오는 걸 볼 땐 감저덜이 구뎅이 소곱의서 살앙 숨쉬는 거 찌 봐질 때도 싯다.

구뎅이에 저장 감전 저슬동안 먹거리가 뒈는디 눈묻은 저슬날 감저구뎅이에 묻은 눈을 걷우와뒁 구뎅이  고망으로 마룽헌 감절 나썩 심어내영 방안의서 화릿불에 궈 먹는디 불에 막 궈진 감절 껍데기 벳기멍 후후 불멍 먹을 땐 맛도 맛이주마는 농촌의 행복이 이거구나 는 생각도 게 다.

어떤 땐 동네 젊은 사름덜이 밤의 동네서 놀당 감저서릴 는디 그것도 찌 노는 친구네 감절 훔쳐당 앙 먹으멍 친굴 놀리는 재미로 노는 사름덜토 싯다.

서리 땐 개가 죽겅 도둑질 기가 잘 안 뒐 때도 싯주마는 친구네 집 개영 꼼이라도 친 사름이 돗궤기 군걸 졍 강 갤 홀류우멍 죽구지 못허게 멩글앙 서리다.

봄이 뒈여가민 감저구뎅일 아놓는디 구뎅이 소곱이 보민 반은 썩어불엉 막 을큰 때도 싯곡 경멍도 씨감저가 뒐만 건 류왕 씨감저로 싱근다.

# 감저뻿데기가 저실 벨미랏주

감전 통채로 쳥 먹곡 궝 먹곡 범벅도 해영 먹곡 허주마는 얇주룽허게 썰엉 뻿데기로 류왕 쳥 먹기도 다. 밧듸서 팔 때 헐리난 감저나 집이지 오멍 헐리난 감전 뻿데기로 썰엉 류는디 뻿데긴 비맞이민 곧 검어불곡 썩기도 해여부난 날 좋은 날 잘 택영 썰멍 뻿데기 멩그는 일을 다.

잘 류와진 감저뻿데긴 먹기도 좋앙 시들시들게 류와진 뻿데긴 쳐놓으민 뭇 맛이 좋앙 다른 사탕이나 과잘 줘도 바꾸지 안  만큼 맛이 좋다.

경난 한저슬 눈오는 날 막 얼엉  때도 감저뻿데기만 쳐노민 식구덜이 딱 모다들엉 미지게 먹기도 다.

감저뻿데기 멩그는 일은 만 멩글 땐 칼로 썰멍 허주마는 감저뻿데기 써는 기계로 돌리멍 그걸로 썰민 하영 멩그는 감저뻿데기도 쉽게 멩글 수 싯다.

전분을 멩그는 공장의선 감저뻿데길 꺼번에 사 가는디 뻿데기가 해영게 잘 류와진 건 값을 하영 주곡 이라도 검은 색이 부튼 건 비맞인 거옝 멍 돈도 쪼끔만 준다. 경난 농부안이덜은 감저뻿데기 멩그는 일에 막 멩심영 날보멍 썰곡 뻿데길 널어놩 집의 갓당도 빗살만 염직 민 지일 저 려왕 뻿데기 거두는 일에 부지런이다.

전분공장의서 받아갈 땐 감저농시도 하영 햇주마는 이글란인 꺼번에 받아가는 사름덜이 엇어부난 감저농시 는 디가 별반 엇다.

요새 젊은 사름덜은 감저가 건강식품이옝 곡 다이어트식품이옝도 곡 피자도 감저피자가 맛좋뎅 는디 감저농시 는 농부안인 아보기 어렵다. 맛좋곡 몸에 좋은 감저인디 이런 감저농실 하영 게끔 지원해여주는 방법은 엇으카?

글 현병찬 서예가·㈔제주어보전회 자문위원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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