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이 미래를 연다] <8>장제사

▲ 말의 신발인 말의 발을 보호해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경주능력도 높여준다. 말의 발굽에 편자를 붙이는 작업을 장제라 하며, 이같은 작업을 하는 사람을 장제사라고 한다.
경험·노력 뒤따라야 숙련 기술자 가능
말산업 육성 장제시장 대폭 확대 전망
"힘들고 위험하지만 도전할 만한 직업"

말은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신발을 신는다. 말의 신발인 편자는 말의 발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말의 발굽에 편자를 붙이는 작업을 장제라 하며, 이같은 작업을 하는 사람을 장제사라고 한다. 정부의 말산업육성법 제정에 따라 말 관련 자격취득을 위한 제1회 말산업 관련 자격시험이 다음달 처음으로 실시되며, 자격분야에는 말조련사, 재활승마지도사와 함께 장제사도 포함됐다. 말산업이 활성화되면 승마 등 말 사육두수가 늘어나고, 장제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제사는 말 관련 직업 중에도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한국마사회 제주경주마육성목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28년 경력의 베테랑 장제사인 이용철 과장.
△천직이 된 직업 '장제사'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한국마사회 제주경주마육성목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용철 과장(57).

인천체육대학 럭비선수 출신답게 건장한 체격을 갖고 있는 이 과장은 28년 경력의 베테랑 장제사다.

이 과장은 60세를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고, 이는 장제라는 작업이 숙련된 기술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지난 1984년 친구의 소개로 서울경마공원에 입사해 처음으로 장제사의 길에 들어섰다.

처음 입사할 때는 정규직도 아니 조무직으로 입사해 청소를 비롯해 편자뽑기 등 각종 잡일을 하면서 선배들에게 도제식으로 장제 기술을 배웠다. 이어 2년간의 수습기간을 보낸 후 장제사 자격을 취득했고, 정식으로 장제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3년째 제주경주마육성목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 과장은 목장에 들어오는 어린 말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업무와 목장내 말들의 장제를 담당하고 있다. 

경주마육성목장에서는 장제사인 이 과장을 포함해 수의사, 기수 등으로 구성된 검수위원회에서는 말의 골격, 발굽 상태, 질병 유무 등 말의 상태를 꼼꼼히 검수해 말을 구입하고, 이들 말들을 경주마 등으로 키워 다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이 과장은 육성목장내에서 사육하고 있는 경주마나 승용마 등의 장제를 담당하고 있다.

말의 발굽은 사람의 발톱처럼 계속해서 자라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말의 운동량에 따라 편자 교체시기도 제각각이어서 세심한 관리한 필요하다.

이 과장이 말 한 마리의 장제작업을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로, 숙력된 기술을 가져야 이 정도 시간내에 마무리 할 수 있다.

특히 장제작업은 힘이 많이 드는 것 외에도 노련미가 필요하다는 게 이 과장의 설명이다.

항상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제작업 내내 말의 움짐임을 관찰해야 하고, 말의 동선을 파악해 안전지대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또 말의 발굽은 모두 말마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고, 다른 장제사들의 작업 모습을 많이 봐야 숙련된 기술을 익힐 수 있어 장제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현재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제사 수가 50~60명 정도에 불과하고, 수요에 비해서는 장제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과장은 "장제사는 이론만 갖고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어서, 장제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며 "또한 장제작업이 위험하고, 힘이 들기 때문에 숙련된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 오랜 시간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과장은 "30년 가까이 장제사로 활동하면서 후회는 없다"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장제사는 한 번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 가공전의 편자와 장제 도구들.
▲ 모루와 망치로 편자를 연마하는 모습.
▲ 가공된 편자를 장제작업하는 모습.
△국가자격으로 격상된 '장제사'

편자는 말발굽을 보호하고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승용마나 경주마의 발바닥에 못으로 고정시킨 U자 모양의 쇠 또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말의 신발이다.

자연에사 야생으로 살아가는 말인 경우 스스로 필요한 만큼만 운동을 하기 때문에 발굽이 심하게 닳거나 손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경주마나 승용마는 매일 달려야 하기 때문에 발굽 마모가 빨리 이뤄지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편자가 필요하다.

말 한 마리에도 앞발굽과 뒷발굽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편자모양도 다르기 때문에, 편자를 부착하는 장제기술은 하루아침에 습득하기 불가능하며 수년을 연마해도 숙련자가 되기 힘들 정도로 매우 어렵다.

장제를 하면 굽의 마모를 방지하고 굽 또는 다리의 질병을 치료·예방을 할 수 있고, 경주의 능력을 높일 수 있다. 말이 하는 운동의 종류나 양에 따라 4~8주 간격으로 편자를 교체하는 것이 보통이다.

장제사는 말의 발굽이나 편자의 상태를 점검해 말의 적합한 편자를 선택한 후 말발굽을 깎어나 편자를 연마해, 이를 장착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장제사의 작업은 편자를 만드는 조제, 말굽을 깎아서 모양을 만드는 삭제, 만들어진 편자를 장착하는 장제로 이뤄진다.

또한 장제사는 말의 건강을 주의깊게 관찰한다. 편자를 교체할 시기가 되었는지, 혹은 어떤 편자를 장착해야 할 것인지는 말의 건강상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훈련을 받아야 하며, 장제사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는 한국마사회와 같은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근무하거나 개인사업체(프리랜서)를 운영하면서 장제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최근 정부의 말산업육성법에서 장제사는 국가자격증으로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 장제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국내에 장제가 필요한 말은 1만2000여 마리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말산업 육성법 제정에 따른 승마산업 성장으로 장제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장제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제1회 말산업 관련 자격시험 실시계획이 확정·공고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9월 제정·시행된 말산업육성법에 근거해 '제1회 말산업 관련 자격시험 실시계획'을 지난 5일 공고했다. 시험 일정은 오는 12월8일 필기시험을 건국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처음으로 실시하고, 이어 내년 3~4월 중 실시시험을 시행한 후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필시시험은 말조련사, 장제사, 재활승마지도사 등 3개 자격(3급)에 대해 실시되며, 합격 기준은 100점 만점에 각 과목별로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이 60점 이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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