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았져"](96)오라올레

오라동을 로질르는 한천(漢川)이 이십주. 한천은 백록담 북벽 아래 ‘용진각’에서부터 흘르는 제주에서 질 진 냇창으로 용연을 지낭 바당더레 갑주. 냇창엔 거북바위영 볼만 바위덜이 하곡 내 가운듸나 에염에 기암궤석광 엉장덜 풍광이 볼만 딉주. 그 한냇창에 오라올레엔  듸가 십주. 오라일동 우녁펜의 고지래(高旨來)엔  듸부터 방선문장 난 곶자왈 질입주. 그 올렛질에 들어사는 도에 ‘방선문 가는 숲길’이라고 파진 큰 바위가 세와젼 이수다.

고지랫도에는 엿날에 사름덜이 살단 을이라나십주. 4·3때 집덜 건줌 다 케와 부런 지금은 을이 읏어져수다마는 그 을에 살단 멧 사름은 지금도 살안 시멍 그 리때 엿말덜 곡 네께. 그 고지랫도 냇창엔 설문대할망이 썬 뎅기단 모엔 는 족감석이 이십주. 이 족감석 앞의서 넉도 들이곡 치성도 드리민 삼싕할망광 설문대할망이 소원 들어준덴 여나십주. 요조금도 그 모바위 앞의 강 뭐시옌사 빌엄신디 두 손 모도왕 비는 사름덜 가끔 봐집네다.

 

고지랫도를 ‘곶올레’엔 기도 주. 엿날엔 그듸부터 곶자왈이 시작뒈영 한락산지 목장광 숲이 어우라져난 생이우다. 경연 ‘곶올레’엔 아난 거 닮아마씸. 그 고지랫도 냇창에서 사름광 , 쉐덜이 낭영 올 때나 목장에 갓단 올 때 냇창물도 먹곡 쉬영 가는 듸라나십주.

오라올렛질에 들어상 방선문지 가는 례로 지명광 연덜을 도시려보쿠다. 올렛질  들어사민 ‘항소(沼)’엔 는 항 닮은 지픈 물이 시수다. 엿날에 광 쉐를 흥정는 어떤 욕심찬 흥정바치가 쉐를 흥정레 목장에 가 분 이에 곱닥 그 흥정바치 각시가 항소 듸서 서답을  생이라마씀. 서답단 오꼿 마께를 물더레 털어치와노난 그걸 심젠단 항소에 빠젼 죽엇덴 는 이약이 십주기. 그루후제 은 밤읜 죽은 흥정바치 각시가 그듸 서답레 온덴덜 아나난 사름덜이 밤읜 그펜더레 가길 스왕 주기.

그 꼼 우티 가믄 ‘도릿진소’엔 영 냇창 가운듸 섬 닮은 소낭밧 에염에 질게 지픈 물이 신디 엿날엔 그 물을 오라리 사름덜쾅 도남 사름덜이 질어다 먹엇젠 데다. 그듸서 더 올라가민 ‘창꼼소’엔 는 지픈물도 시수다. 바위가 창고망추룩 라진 듯 듸난 ‘창꼼소’엔 일름부찐 생이우다. 우리 두린 때 그듸서 몸으멍 놀아난 셍각이 하영 납네다.

더 걸어올라가당 보민 ‘관전’이라는 듸가 이수다. 그듼 공동묘진디 주인 몰르는 무덤덜이 하영 시수다. 엿날 어린아의덜이 마누라나 호열자나 터는벵 닮은 돌림벵이 돌민 하영덜 죽어낫젠마씀. 지금찌 빙완이나 셔시카 제우 심방이나 못아당 빌어볼 뿐이라십주. 그런 돌림벵에 아의덜이 죽으민 이웃덜이 을큰 그 부모덜 몰르게 강 묻어부는 겁주기. 이삼십년 전의만 여도 그 묘덜이 잘 봐젼게마는 지금은 누게 관리도 안곡 들러쏸 내부난 소낭밧광 가시자왈 뒈연 세이 안바리민 몰랑 지나가게 뒈여십주. 아는 사름덜은 왁왁 밤의쯤 지나가젱 민 섭지근여나수다.

그 관전 부튼 냇창의 ‘해낙큼’이엔 영 오등동더레 가는 냇창질도 셔낫고 꼼 더 올라가민 엉장광 바위가 부떠그네 굴찌 생긴 듸가 신디 그듸를 ‘다람쥐궤’엔덜 불릅주. 그듸가 박쥐덜이 사는 곳이난 경 일름을 부찐 생이우다.

더 우터레 올라가민 아명 믄 때라도 물이 따나지 안엿젠 는 소(沼)가 또 신디 그듼 ‘판관소’엔 읍주. 엿날 지방관리랏던 판관덜이 방선문더레 오곡 가곡 멍 꼭 들려그네 쉬곡 물을 먹어난 생인고라 경 불르는 거 닮아마씸.

‘애기소’가 또 시수다. 엿날 제주목에서 소문나게 고운 ‘애개’라는 기생이 새로 부임 신관목신디 첫눈에 반연 애간장을 태와신디 무신 망인디사 목의 눈에 들언 슨 봄날 방선문 나들이에 라가게 뒌 후제 목의 랑을 받게 뒈엿젠마씸. 그때부터 둘이 불부뜨듯 랑에 빠져 부럿덴마씸. 그때 오멍가멍 이 애기소에 째기 들리곡 찌 몸도 곡 엿젠 네다. 목는 기생 ‘애개’신디 ‘애기야~’멍 애칭으로 불르곡 여낫고, 목가 부임기간이 끗난 한양으로 부름을 받안 가멍 애개신디 말짜에 꼭 한양으로 불르켄 약속을 이 여둰 가신디 낭섭이 나곡지곡 고장이 피곡지곡 눈이 오곡 녹기를 두어 해, 목가 시 소식이 읏인 거라마씀. 노픈 베슬는 어른이 한한 한양기생덜광 어울리난 제주 촌기생은 얼른 이불거나 ‘떨어졍 시민 정도 떨어진다’고 경 뒈여실텝주. 애개는 지들리단 지쳔 어느  은 밤의 목셍각이 하영나는 그 물더레 몸을 데껸 죽어 부럿덴마씀. 그런 연이 신 이 물을 사름덜은 ‘애기소’엔 불르곡 그듼 지금도 애개의 음인 듯 물이 시퍼렁게 느량 궤연 이십주.

더 올르당 보민 깅이가 하영 살앗덴 는, 깅이집이 많은 ‘깅이소’라고 중이가 쒜물아 분 거 닮은 큰 바위 트멍이 이수다. 다음엔 요즘 새로 짓은 ‘한라도서관’광 ‘아트센터’를 봐집네다. 주변 풍광도 좋고 엿날 선비덜이 냇창광 소낭밧 이에서 풍월이나 을퍼남직 딉주마씸. 더 우터레 올라가민 노픈 다리가 시수다. 그듸부터는 냇창 동더레 넘어강 올렛질을 걸어사 네다. 그 에염에 ‘득기’엔 는 지경이 신디 엿날부터 을 놘 키우곡 던 널른 듸고 지금은 난지농업연구소 땅입주. 냇창펜읜 ‘가카원이’엔 는 소(沼) 하나가 또 신디 그 물은 은 산물이 나오라노난 느량 써넝영 사름덜이 뎅기당 덥거나 정신이 어지랑민 그 물에 들엉 정신리곡 여낫젠마씀. 경고 그듸 추사선싕이 쓴 ‘영천(靈泉)’이라는 마애명이 남안 이십주. 그 지경을 ‘걸낙큼’이엔 불르고 오라리에서 아라리레 가는 냇창질도 싯곡 냇창 가운듸 섬 닮은 소낭밧 나가 또 싯곡 내(川)에는 큰 비가 령 물이 터지곡  때에는 큰 폭포 나가 생겨납네께. 그딀 주 뎅기는 요즘 사름덜이 ‘걸낙큼폭포’엔 일름부쪄놔신디 꼭 서귀포 엉또폭포추룩 믈 때는 읏어지는 폭포라마씀.

그 우터레 꼼 더 가믄 자왈에서 나왕 해를 바리멍 방선문장 가게 뒈연 이십주. 방선문은 몰르는 사름이 거자 엇일 정도로 유멩 딉주. 신선이 방문는 듸, 사름덜이 신선을 만나는 듸, ‘영구춘화’에 반 선비덜이 기생덜광 풍월을 을프던 듸기도 곡 그때의 마애(磨崖)덜이 쉬남은 개쯤 남안 십주. 지금도 사름덜이 그 앞의 강 소원덜을 빕네께. 경민 신선덜이 아무 때고 그듸 왓당 그 음덜을  모도와그네 한락산 백록담에 올라강 하늘님신더레 그 소원을 전곡 소원이 일롸지게 뒌덴덜 네께.

글 양전형 시인·제주감귤농협 상임이사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 제공

 

건줌 : 거의

케우다 : 태우다

도시리다 : 전하여 말하다

흥정바치 : 흥정을 업으로 하는 사람

오꼿 : 그만

마누라 : 천연두

호열자 : 콜레라

터는벵 : 학질

돌림벵 : 전염병

을큰다 : 억울(서운)하다

들러쏘다 : 내팽개치다

망 : 재수

느량 궤다 : 늘 고이다

중이 : 쥐

쒜물다 : 갉아내다

써넝다 : 차갑다

어지랑다 : 어지럽다

산물 : 생수

거자 :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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