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행복 더하기] 제주장애인부모회 가정도우미

자신 나눠 발달장애인 '가정 유지' 위한 디딤대·고리·조언자 역할 등 수행 
'내 가족 같은 헌신' 강조…제도 한계 빈자리 채우며 살아있는 고마움 공유

▲ 8년째 가정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는 허도심씨(왼쪽)가 민주네 집에서 민주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읽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허씨는 민주가 자신을 반기고 웃음을 보일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한 권 기자
"이제는 눈빛만으로도 민주와 통하게 됐다"

벌써 8년째 민주(17, 여, 뇌변병·정신지체 장애 1급)와 눈을 맞추고 있는 허도심씨(45·여)는 남다른 애착을 갖고 발달장애인 가정을 돕고 있다.

허씨는 제도적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 가정의 빈틈을 채우는 '가정 도우미'며, 돌보미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장애를 가지고 있던 조카 가족을 지켜보다 가정도우미 활동을 결심하게 된 허씨는 먼저 활동을 시작한 선배이자 스승과도 같은 지인에게 '자기 자식처럼 생각할 자신이 없으면 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고 하루하루 실천에 옮기고 있다.

민주네 가족의 시간은 허씨의 등장으로 적잖은 변화를 겪었다. 지금껏 바깥나들이는 생각도 하지 않던 민주 어머니는 이제 남편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짬을 낸다. 또 허씨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많은 것을 의지한다.

허씨처럼 시간과 마음을 내놓은 가정 도우미는 현재 50명, 대상 장애인 가정이 400여 가정이 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허씨는 "살아가는 모든 것이 고마워졌고 일상 생활에 있어서도 주변을 살피는 일이 먼저가 됐다"며 "내 아이들이 민주와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민주 어머니는 "그전에는 민주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눈에서 멀어지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며 "표현이 서툰 민주가 선생님이 오면 반기고 지금은 많이 웃는다"는 말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한봉금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부모회장(51·여)은 "장애 특성상 단순한 생활 보조가 아니라 '어머니' 역할까지 해야 하는 일도 많고 외곽 지역까지 찾아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장애인은 물론 장애 가정의 힘이 되고 있다"고 고마워 했다.

정유경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활동보조사업 담당 사회복지사(33·여)는 "많은 가정 도우미 어머니들이 직접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장애가정을 추가로 살피는 경우도 많다"며 "같이 행복해야지 다 행복한 세상이라는 말을 실천하고 있다"고 가정 도우미들에 감사를 전했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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