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칭찬 곱하기]정시훈 구좌읍 상도리사무장
1988년 시작 마을 현황 손바닥 보듯 행정 등 도움
75세 고령에도 또 봉사…손자·손녀 뒷바라지도

마을 리사무소는 행정과 농협의 최일선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자연재해 피해조사와 농약·비료 등의 농자재 공급 업무로 궂은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지난 25년간 줄곧마을 발전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정시훈 구좌읍 상도리 리사무장(75)에 마을 주민은 물론 읍사무소·농협, 전·현직 리장과 리사무장 등의 칭찬이 그치지 않는다.

정 리사무장은 칠순을 훌쩍 넘겼지만 컴퓨터로 마을 업무와 관련된 공문을 실수 없이 작성하고, '최고참'으로서 딸이나 손녀 또래의 마을 이사무장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면서도 아버지의 인자함으로 후배들의 화합을 이끌고 있다.

구좌읍 리사무장협의회장을 맡은 김현화 한동리 리사무장은 "젊은 우리들 보다도 마을 현황을 깊이 파악하고, 업무도 매끄럽게 처리함으로써 배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1988년부터 리사무장을 계속 맡은 터라 마을내 모든 곳을 훤하게 꿰뚫고 있다. 무엇보다 자연재해 피해 조사 과정에서 마을내 1800필지의 지번과 면적, 소유자를 머릿속에 갖고 있어 읍사무소와 농협 직원들이 큰 도움을 받는다.

김철수 읍 생활환경담당은 "지번을 이야기하면 해당 토지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술술 흘러나와 '마을의 살아 있는 지적도'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며 "나이가 많음에도 피해지 현장 조사도 앞장선다"고 성실함에 존경을 표했다.

부인하 구좌농협 조합장도 "좋은 일, 궂을 일 가리지 않고 영농회 업무를 척척 처리하는 베테랑"이라며 "리민을 위한 봉사정신은 두말 하면 잔소리"라고 높이 평가했다.

정 리사무장은 억장이 무너질듯한 아픔도 극복했다. 아들을 먼저 보낸후 부인과 함께 손녀·손자 3명을 대학까지 졸업시키는 등 훌륭히 키워냈다.

김종현 전 상도리장은 "1995년 이전까지 7년간은 보수가 없었지만 마을 살림을 챙기는 틈틈이 남의 밭일로 품삯을 받으면서 식구들을 돌봤다"고 전했다.

정태훈 리장은 "나이를 이유로 올해 리사무장직을 그만두려 했지만 다시 한번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며 "아무런 거리낌없이 응해주셔서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박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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