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SCM서 12월6일부터 4·3 기획전 개최
'4·3 세계화' 불구 작품 운송비 등 부족 '전전긍긍'

▲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시의 소노마 카운티 뮤지엄에서 오는 12월6일부터 4·3미술전시회가 개최된다. 사진은 소노마 카운티 뮤지엄 관계자들이 작품 선정을 위해 제주를 방문한 모습.
제주4·3이 문화예술로 미국 땅을 밟게 됐다. 7년이라는 오랜 공들임 끝에 이뤄낸 결과지만 그 기쁨도 잠시, 녹록치 않은 형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옛 북제주군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시의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한 벽화 교환 작업을 위해 제주에 왔던 마리오 우리베씨가 4·3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은 뒤로 몇 차례 제주를 오가다 지난해에는 산타로사시 소노마카운티 뮤지엄의 다이안 에반스 관장과 동행, 아트스페이스씨(관장 안혜경) 공동의 제주4·3 미국 초대전을 성사시켰다.
 
오는 12월6일부터 내년 3월23일까지 진행되는 소노마 카운티 뮤지엄(Sonoma Country Museum·이하 SCM)의 4·3미술전시회가 바로 그것.
 
제주4·3 예술이 장르 구분 없이 100일 넘게 공간을 타게 된다. 탐라미술인협회 회원들의 작품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미디어작품, 다큐멘터리 등 '4·3'의 역사인식이 드러나는 30여점이 몇 차례에 걸친 심사 끝에 전시작으로 결정됐다.
 
제주4·3이 '예술'을 통해 미국 현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터라, 이번 전시에 거는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SCM 다이안 관장도 "4·3은 제주의 역사일 뿐 아니라 미국 역사의 일부기도 하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도 알아야 한다"라고 전시 취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작품'들고 미국까지 가는 과정이 순탄치가 않다. SCM이 전시장과 전시 구성에 필요한 모든 인력 및 물품들을 지원한다지만 전시작품을 운송 하는 비용은 제주에서 마련해야 하는 상황. 여기에 '4·3을 말한다'는 취지로 심포지엄도 기획하고 있지만 필요한 총 5000만원의 예산을 마련하기가 버겁다. 제주4·3평화예술재단 500만원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10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반도 채우지 못해, 지역 사회 관심이 절실하다.
 안혜경 관장은 "4·3의 세계화에 4·3예술의 파급력은 크다. 4·3역사와 무관하지 않은 미국 현지인들에게 4·3을 올바르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전시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의=016-690-0040. 고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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