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길언씨 폄훼 글…4·3단체 강하게 비판

제주출신 현길언씨가 잡지「본질과 현상」에 제주4·3특별법과 4·3진상보고서를 폄훼하는 글을 실은 것과 관련해 4·3단체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제주4·3연구소와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4·3도민연대는 28일 소설가 현길언의 제주4·3 왜곡에 대한 논평을 내고 "양식을 버린 노작가의 추락은 4·3의 아픈 역사를 더욱 슬프게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가 낳은 소설가 가운데 한사람인 현길언씨가 제주4·3을 '남로당의 반란'으로 규정하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오늘 우리는 슬픈 지식인의 말로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식 있는 작가로서 극우파의 정치적 공세에 가까운 표현을 구사하면서 4·3진상보고서와 4·3운동의 역사를 뒤흔드는 모습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인정받던 시인 김지하의 자기배반에 이은 또 다른 지식인의 추락이기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의 글은 그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사실(사실이라고 주장)'을 설정해놓고 이를 비판하면서 수구세력이 주장해 온 논지를 전개하는 데서 가장 큰 오류가 있다"며 "이번 그의 글 전반에 나타난 것으로 이글의 수준을 짐작하게 하는 배경"이라며 현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도민사회에서 제주의 자랑으로 인정해 온 보람도 없이 이렇게 인생의 말년에 자신이 쌓은 모든 업적을 이 불충분하고 악의적인 글로 무너져 내리게 하는 것을 보면서 힘든 시대 속 부실한 지식인의 면모에 한 줌 서글픔을 느낄 뿐"이라고 전했다. / 윤주형 기자 21jemin@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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