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제주도개발공사 18년 세계화를 모색한다
4. 제주맥주사업 본격화

▲ 개발공사가 24일 '제스피' 출시 행사를 시작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제주맥주 '제스피' 제품들(왼쪽)과 생산시설.
청정제주 지하수·보리 원료 사용 '차별화'
공사, 농가소득 증대·지역경제 활력 기대
24일 본격 판매…국내·외 시장 확대 과제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고의 물과 우수한 품질의 보리 등 경쟁력 있는 지역향토 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상품화를 위해 '프리미엄 제주맥주'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19일 시음회에 이어 24일 제주지역맥주 '제스피' 출시행사를 개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제성 및 민간분야 사업진출에 따른 논란 등 해결과제도 적잖다.
 
△ 우여곡절 끝에 출시
 
제주지역맥주 '제스피'가 24일 출시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스피'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도는 일반 맥주보다 지역에서 생산된 고품질 맥주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2008년부터 청정 지하수와 제주산 보리를 활용한 제주맥주사업을 광역경제권 물산업에 포함, 추진하고 있다.
 
이후 도는 용암해수산업단지내 3만㎡ 부지에 맥주공장을 건립, 2014년부터 1단계 1만5000㎘, 2단계 3만㎘를 생산키로 하고, 사업에 참여할 민간기업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3차례에 걸친 공모에도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도는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제주도개발공사에 사업을 위탁했다. 이에 따라 도개발공사는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있는 파일럿 플랜트 시설(생산규모 50~100㎘)에 제맥기와 여과장치 등 일부시설을 보강해 제주맥주를 생산, 직영 영업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도개발공사는 향후 판매실적에 따라 생산규모 확대는 물론, 제주용암해수단지 입주를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제주맥주 뭐가 다르나
 
맥주는 발효방식에 따라 '라거타입'(하면발효맥주)과 '에일타입'(상면발효맥주) 2종류로 구분된다. 국내 대형맥주 회사에서 시판되고 있는 맥주들은 거의 대부분 라거타입으로, 일부 수입산 맥아와 전분을 첨가·사용함으로써 맛이 단순하고 제품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제주맥주는 전분을 사용하지 않고, 제주산 보리로 만들어진 맥아를 100% 사용하고 있다. 또 제주의 청정 화산암반수를 활용하는 등 원료부터가 일반 맥주와 다른 '프리미엄 맥주'다.
 
또한 전통 수제방식으로 제조한 후 '생맥주' 형태로 곧바로 유통됨에 따라 청정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제주맥주는 하면발효맥주인 필스너 1종, 에일 형태의 상면발효 3종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돼 소비자들이 독특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밖에도 생맥주 4종(필스너·페일에일·스트롱에일·스타우트)의 판매가격은 300㎖ 1잔 3500원·500㎖ 1잔 5500원, 병맥주 1종(330㎖·필스너·선물판매용) 2병 1세트 8000원·3병 1세트 1만2000원 등을 가격대가 다양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 24일 제주시 연동 옛신제주종합시장 건물에 마련된 제주맥주 전용매장에서 '제스피' 출시 기념행사가 열려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열었다. 사진 왼쪽부터 오재윤 개발공사 사장, 우근민 지사, 프로골퍼 박인비, 박희수 도의회 의장.
△ 국내·외 상황
 
제주맥주사업은 민간기업 모집에 난항을 겪자 소규모맥주제조사업(이하 MBR) 방식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국내 MBR 현황을 보면 지난 2002년 주세법 개정 이후 후 급격히 증가, 2005년 110곳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다. 현재는 50여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초기 투자비용 부담으로 흑자 전환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사업자들이 경영난을 겪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맥주에 대한 다양한 욕구증대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역맥주사업은 지역중심으로 소규모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 지역맥주는 제품 차별화와 원가경쟁력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역특산물 선호분위기와 주세법 원화 등으로 성장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지역맥주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소규모로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일명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의 점유율이 최근 12%대까지 상승, 대형맥주사들과 어깨를 나난히 하고 있다.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는 중소규모의 맥주생산업체가 1300곳에 이르고, 제품도 1000개 이상으로 다양하다. 특히 뮌헨의 맥주 '브로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제조장 및 영업장의 하나로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 논란은 여전
 
이처럼 국내·외 소규모맥주제조사업의 잠재력은 높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제주맥주가 성공하기 위한 과제도 산적하다.
 
도시경영연구원은 지난해 9월 발표한 '제주맥주 출자법인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을 통해 제주맥주사업의 성공조건으로 제주 용암해수를 원수로 사용, 제주 백호보리의 우수한 품질, 정통유럽식 프리미엄 맥주의 맛, 민간기업 참여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생산되는 제주맥주는 용역과는 달리 맥주의 원수로 용암해수 대신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고, 민간기업 유치 대신 지방공기업인 도개발공사가 추진하고 있다. 생산규모도 당초 연간 1만5000~3만㎘에서 100㎘ 규모로 축소되는 등 경제성 논란이 여전하다.
 
또한 개발공사가 밝힌 농가 소득증대 방안은 제주산 백호보리 수매 4400만원, 안주용 식재료비 4억5800만원, 기념품 판매 4800만원에 불과 공공성을 확보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도개발공사가 실시한 '제주지역맥주 사업타당성 연구용역'에서 연간 100㎘ 규모로 운영할 경우 사업개시 3년차에 매출액 29억원, 순이익 2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도내 맥주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달성여부는 미지수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기존 하우스맥주 업체와의 중복 문제 등으로 지방공기업이 주류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제주맥주사업은 수익창출 보다는 제주산 보리 등 지역농산물 소비촉진을 통한 농가소득증대, 고용창출, 관광산업 진흥 등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제주의 특색을 살린 지역맥주를 개발, 판매하면 관광산업 활성화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 강승남 기자

인터뷰 강정현 지역맥주사업추진T/F팀 단장

△ 제주맥주 '제스피'가 출시했다. 성공가능성은.

최근 국내 수입맥주·프리미엄맥주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맥주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제주산 화산암반수와 청정 제주보리와 같이 제주의 특색을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제주맥주는 프리미엄맥주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은 높다.

△ 제주맥주와 일반 시판 맥주와 비교, 차별성과 대응전략은.

제주맥주는 전분을 사용하지 않고 제주산 보리로 만들어진 맥아를 100%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원료부터 차이가 난다. 또한, 전통 수제방식으로 제조한 후 생맥주 형태로 곧바로 유통되기 때문에 청정한 자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어 가장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 제주맥주 생산 확대를 위한 복안은.

우선 기 구축된 설비를 이용하여 사업초기 100㎘를 시작으로 판매추이 등을 감안해 500㎘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는 등 생산체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국내·외 지역맥주 사례는.

국내 지역맥주는 소규모형태로 현재 50여개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증가 및 주세법에 의한 규제 완화 등으로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의 경우 지자체가 지역맥주를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미국은 지역 중심의 일명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의 점유율이 최근 12%까지 성장했다. 독일은 중소규모의 맥주양조장이 1300여곳에 달하고 제품도 1000개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맥주사업을 통해 수익 창출 보다는 제주산 보리 등 지역농산물 소비촉진을 통한 농가소득증대, 고용창출, 관광산업진흥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제주맥주가 제주의 신브랜드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도민에게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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