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한라산으로 향하는 관광개발(상)
산록도로 넘어 한라산 접근
생태축 단절·경관훼손 우려
후손 위한 개발유보지 필요

제주의 '허파'인 중산간 난개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0실에 육박하는 대규모 숙박시설이 추진되고 있고 개발사업도 주변 경관을 훼손하는 마구잡이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 자본을 중심으로 한 관광개발이 '개발의 마지노선'인 산록도로를 넘어 한라산 방향으로 올라가고 있어 환경·경관 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산록도로 북쪽 지역이 생태계 보존, 미래 세대를 위한 자연 유산임을 감안하면 도민적 합의를 통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해발 300m 이상, 관광개발사업 실태와 우근민 도정의 '선 보전 후 개발'철학을 점검하고자 한다.
중산간 지역은 해발 200∼600m로, 오름·하천·곶자왈 등을 포함해 생태·경관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상류·중류·하류로 이어지는 하천 흐름상, 중류에 해당돼 집중 호우때 빗물을 흡수하거나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원시림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한라산과 도시지역 사이에 놓여있는 일종의 완충지역으로, 도시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허파'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 한라산과 도시지역의 '배경'경관을 담당하는 등 유네스코 3관왕에 걸맞는 자연 경관을 유지시키고 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소득·고용 증대라는 미명아래, 골프장 등 관광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도로·하천 개발로 환경·경관이 훼손됐다.
최근에는 대규모 관광개발이 한라산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서 도민들이 '개발의 마지노선'이라고 암묵적 동의한 산록도로마저 넘어서고 있어 생태축 단절 등 천혜의 환경·경관 파괴가 가속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총 2000억원이 투입되는 상가관광지 조성사업은 애월읍 상가리 일대(해발 447∼557m)에 추진되면서 제1산록도로(제주시 월평동∼애월읍 어음리)를 넘어 한라산 허리까지 접근하고 있다.
아덴힐리조트 개발사업(2800억원)은 해발 440∼520m(한림읍 금악리), 차이나비욘드 힐 관광단지 조성사업(7410억원)은 해발 435∼520m(애월읍 봉성리), 백통신원 제주리조트 개발사업(2432억원)은 해발 255∼360m(남원읍 위미리)에 추진되는 등 해안과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경관지에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도민들은 "산록도로 북쪽 지역은 경관은 물론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 미래 세대를 위한 개발유보지역으로 남겨두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창민 기자
이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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