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새로운 국제자유도시를 모색한다
4. 기로에 선 교육산업

▲ 제주영어교육도시는 6대 핵심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추진성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과실송금과 귀족학교 논란, 국제학교 적자운영 등 해결과제도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브랭섬홀 아시아 전경.
등록금 수천만원 '값싸고 질높은 영여교육' 무색
제도개선 잇따라 무산…민간투자 유치에 걸림돌
세계 수준 대학·대학원 유치전략 마련 시급 지적 
 
△ 과실송금 찬·반 여전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09년 제주특별법 3단계 제도개선 과정에서 영리학교 과실송금 허용을 추진했지만, 민주당 및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도는 또한 5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외국대학의 영리법인을 허용하고, 영리법인 국제학교의 과실송금을 허용하는 안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제주도의회가 지난 3월 제304회 임시회에서 통과시킨 수정안에서는 제외됐다.
 
제주주영어교육도시를 추진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는 국제학교 유치 과정에서 잉여금을 회수하는 과실송금이 허용되지 않아 민간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크다며 과실송금 허용 추진의지가 강하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공교육 붕괴, 국부유출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고,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학교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학교에서 발생한 수익이 법인에 전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는 등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 끊이지 않는 귀족학교 논란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운영 초기부터 불거진 '귀족학교'논란은 여전하다. 당초 '값싸고 질 높은 영어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약속과는 달리 연간 수업료만 수천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내 운영중인 노스런던칼리지잇스쿨(NLCS) 제주·제주국제학교(KIS)·브랭섬홀아시아(BHA) 등 3개 국제학교의 평균 수업료는 초등학교 1825만원~2550만원, 중학교 1933만원~2904만원, 고등학교 1933만원~3078만원이다.
 
여기에 기숙사비와 입학금과 입학예치금(신입생 대상) 등까지 포함하면 총액이 4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현재 NLCS Jeju의 재학생 650명 가운데 외국인 학생은 42명에 불과하고 BHA도 재학생 322명 중 32명에 불과하다. 특히 내국인 재학생도 30% 이상이 서울 강남 3구 출신으로 '귀족학교'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JDC는 송도국제학교의 수업료가 3200만원~3800만원, 분당 한국국제학교 2200만원~3100만원, 베이징국제학교 2100만원~38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제주의 국제학교 수업료가 높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 NLCS 제주의 수업 모습.
△ ㈜해울 적자운영 언제까지
 
NLCS Jeju와 와 BHA 등 2개 사립국제학교를 운영중인 ㈜해울의 적자운영도 문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2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해울의 2012년말 기준 총자산은 3507억2300만원, 부채는 3668억2600만원으로 자본 완전잠식(-161억300만원) 상태에 놓였다.
 
당기순이익도△2010년 -42억원1900만원 △2011년 -77억6000만원 △2012년 -237억9000만원으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또 유동자산으로 유동부채 상환 여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2010년 235.7%에서 2011년 103.8%, 지난해에는 38.3%로 급감하는 등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는 국제학교 시설을 임차해 사용하는 ㈜해울이 개교 준비기간 적잖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학생수는 정원대비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원이 1508명인 NLCS Jeju 학생수는 지난 5월 현재 651명(43.2%), 정원 1212명인 BHA는 지난해 10월 기준 339명(28%)에 불과한 실정이다.
 
JDC는 NLCS Jeju는 오는 2019년부터, BHA는 2028년부터 ㈜해울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학생 충원율 비율, 수업료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해외 고등교육기관 유치 과제
 
이처럼 귀족학교 논란·적자운영 등의 문제 지적에도 불구, 제주영어교육도시는 국제자유도시 6대 핵심프로젝트 중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민일보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미래리서치(대표 양진철)에 의뢰, 8월9~17일 공무원·기업인·대학교수·정치인·연구원·마을이장 등 2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제주영어교육도시사업의 인지도는 96.9%에 달했고, 추진성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55%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남기 위해서는 학교운영 내실화 및 최상의 교육·연수 프로그램 개발·제공을 통한 신규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국내 수요만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중국 등 아시아 유학생과 비영어권 학생 유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영어 상용 인프라 구축 및 폭넓은 교육·연수를 통한 제주영어교유도시 활성화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해외 고등교육기관 유치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대학원 중 제주 특성에 부합하는 전문학과 대학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한 전략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와 JDC는 지난 7월 지원위원회를 열고 2015년 종료 예정인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 기간을 2021년까지 연장했다.
 
JDC는 국제학교를 초·중·고 12개교에서 운영주체 기준으로 7개교로 조정했지만, 학생수(9000명)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착공한 영여교육센터의 기능을 확대하고 도시기반시설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강승남 기자
 
인터뷰 / 손봉수 교육도시처장
 
△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 성과는.
 
현재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사립인 NLCS Jeju·BHA와 공립인 KIS 등 총 3개의 국제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또 St. Johnsbury Academy가 오는 2016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2013·2014학년도 NLCS Jeju 및 BHA 재학생 중 약 8%가 해외유학에서 돌아온 학생이며, 합격생 중 20~30%가 해외유학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었거나 조기 유학 경험이 있는 등 해외 유학 수요 대체효과가 실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 동북아 교육허브 조성을 위한 방안은.
 
제주영어교육도시는 국제적인 교육인프라 구축을 통해 제주를 아시아의 교육허브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국제학교를 통해 최고 수준의 교육 제공으로 전 세계 명문학교들과 경쟁, 아시아 교육허브로서 흡입력을 갖추도록 하겠다.
 
향후 제주국제학교의 명성 및 인지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고 해외 유학 수요 흡수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 제주 영어교육도시 활성화 전략방향은.
 
최상의 교육성과 창출을 위해 하드·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적극적 지원을 통해 새로운 교육문화를 창조하고 도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겠다.
 
우선 세계적 명문학교 유치 및 학생확보 후 교육을 위한 주거·상업·문화 시설 등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성과를 창출하고 교육기관간 연대를 통한 문화창조 및 영어상용화 실현으로 학교 유치·학생 확보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 제주국제자유도시 실현에 영어교육도시가 미치는 영향은.
 
제주영어교육도시는 해외유학·어학 수요 흡수, 주거·상업·편익 기능과 교육시설이 복합화된 정주형 도시 조성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 구현의 교육분야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기반 조성 기여, 제주의 교육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 제주도민 의식의 글로벌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 귀족학교·적자 및 부실운영 논란 등의 해소방안은.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의 수업료는 타 지역 국제학교와 비교해 높지 않다.
 
실제 NLCS·BHA 수업료는 2000~3100만원인데 반해 송도국제학교 수업료는 3300~3900만원이다.
 
기숙사 입사는 선택사항이며, 수업료·기숙사비를 포함한 총 비용은 연간 4000~5000만원으로, 해외 유학시 동반 가족 생활비 및 학비를 포함한 유학경비가 7000만원에서 1억원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다.
 
△ 타 지역 국제학교와 비교, 경쟁력 제고 방안은.
 
앞으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교육기회를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친서민을 위한 장학제도 등 검토, 추진하겠다. NLCS Jeju·BHA 역시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재정여건이 개선되면 제주도 지역인재 및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장학생 선발 및 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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