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새로운 국제자유도시를 모색한다
6. 제주헬스케어타운

▲ 제주를 글로벌 의료관광지로 발돋움시키기 위해 서귀포시 동홍·토평동 일원에 추진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은 지난해 녹지그룹과 1조원 투자규모의 계약을 체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숙박시설 비중 확대와 의료시설 개발 부진 등으로 '대규모 숙박단지'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귀포시 솔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헬스케어타운 조성부지 전경. 자료사진
콘도시설 확대 '대규모 숙박 단지' 변질 우려
높은 인지도 불구 긍정보다 부정적평가 많아
녹지그룹, 안티에이징센터 등 조기도입 방침 
 
세계적 수준의 의료서비스와 연구개발(R&D)산업 육성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은 1단계 콘도미니엄 공사가 순조롭게 추진되고, 의료시설 도입을 위한 협약도 체결되는 등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숙박단지 전락·투자 편중 등 중국자본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 녹지그룹 1조원 투자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총사업비 7720억원이 투입, 서귀포시 동홍·토평동 일원 153만9000㎡ 부지에 추진되고 있다.
 
2006년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신규 핵심프로젝트로 지정된 후 2009년 개발사업시행 승인 및 실시계획 인가가 이뤄졌다. 또 2010년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됐지만 토지매입 등에 난항을 겪으면서 2011년 완료될 예정이던 부지조성공사가 2012년 4월에야 뒤늦게 착공됐다.
 
지난 8월말 기준 부지조성공사의 공정률은 31%로, JDC는 오는 2015년 상반기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사업초기 '고전'했지만, 지난해 8월 중국 녹지그룹과 1조원 투자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녹지그룹은 사업을 전담한 제주현지투자법인인 '녹지한국투자개발유한회사'를 설립, MOU 체결 3개월만인 10월30일 1단계 40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 공사에 착수했다.
 
녹지그룹은 제주헬스케어타운 면적의 절반 수준인 77만8000㎡에 의료 연구개발 시설, 휴양문화시설, 숙박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 대규모 숙박단지 변질 우려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숙박단지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귀포시가 최근 고시한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에 따른 개발사업 시행(변경) 승인'에 따르면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공공편익시설과 휴양·문화시설·상가시설은 각각 9197㎡·2만8335㎡·1만7756㎡ 줄었다.
 
반면 콘도미니엄·호텔·힐링타운 등 숙박시설 면적은 35만5951㎡에서 41만554㎡로, 5만4603㎡(15.3%) 증가했다.
 
또한 신설된 숙박·상가시설 대부분이 현행 제주헬스케어타운 최고 고도인 15m로 설정됐다. 때문에 행정이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 취지보다는 숙박시설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보라는 업체 요구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제주헬스케어타운에 대한 도민 인지도는 높지만, 시선은 곱지 않다.
 
제민일보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미래리서치(대표 양진철)에 의뢰, 8월9~17일 공무원·기업인·대학교수·연구원·정치인·마을이장 등 256명을 대상으로 6대 핵심프로젝트에 대한 인지도를 물은 결과 제주헬스케어타운은 89.1%로 제주영어교육도시(96.9%)에 이어 2위를 자치했다.
 
하지만 추진성과에 대해서는 22.9%가 '긍정적', 29.7%는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추진성과가 높은 프로젝트를 묻는 질문에서 제주헬스케어타운을 꼽은 응답자는 1.2%에 불과, 의료시설 확충 등 개선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의료시설 도입 추진
 
JDC는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의료시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JDC는 지난 13일 녹지그룹·서울대학교병원과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의료시설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녹지그룹은 당초 3단계 개발계획이던 의료관련 연구개발센터와 안티에이징 센터 건립을 2단계 개발계획에 포함, 추진할 방침이다.
 
투자는 녹지그룹이, 시설 운영은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진료를 수행하는 국내 최고의 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이 각각 담당할 예정이다.
 
특히 JDC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숙박시설 위주 개발, 중국 자본에 불신 등 지역사회의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메디컬 스트리트 등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여타 의료시설 유치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JDC는 당초 구체적 건축계획이 설계되지 않았던 힐링가든은 투자자가 확정됨에 따라 단순한 숙박시설 건립이 아닌 제주헬스케어타운 기능과 연계한 힐링문화시설·힐링콘도 개념을 도입했고, 이를 위해 숙박시설 면적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 과제도 산적
 
제주헬스케어타운은 국내 타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과 비교, 내용과 콘셉트 일부가 중복되며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양질의 의료서비스 기초인프라 구축을 위한 민간투자 유치 부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싱가포르 등 의료관광 선진국은 물론 국내 타 도시와 맞설 수 있는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등 경쟁력 제고도 과제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의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과 진료수익은 1700명·11억9000만원에 그쳤다.
 
그나마 2011년 740명·2억8000만원과 비교해 증가한 수치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1.1%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의료관광 집중현상이 이어지면서 의료관광객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의료관광활성화 취지에 맞게 숙박시설 건립은 물론 의료시설 확충이 급선무다.
 
4000억원을 투자, 건강검진센터·노인 및 재활전문병원·휴양체류시설 등을 조성키로 했던 '서우-중대지산 컨소시엄'과 체결한 투자합의각서가 지난 6월 해지, 의료시설 도입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때문에 '세계적 수준의 복합의료단지 조성'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전문의료시설 건립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강승남 기자
 
인터뷰 / 부원균 JDC 의료사업처장
 
△ 제주헬스케어타운의 성과는.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은 국내·외 기업유치 및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의료 환경 제공과 국내 의료기술과 제주 천혜의 자연환경을 연계, 글로벌 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2009년 개발사업 시행 인허가 취득, 2010년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정에 이어 지난해 10월 녹지그룹과 1조원 규모의 투자 본계약을 체결했다. 녹지그룹이 사업추진을 전담할 제주현지 투자법인을 설립, 2012년 11월 1단계 휴양 콘도미니엄 건축공사를 착공하는 등 사업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 최근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향후 전망은.
 
JDC는 녹지그룹과 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타운 내 의료시설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녹지그룹은 당초 3단계 계획인 건강검진센터와 특수 클리닉 병원 등 의료시설 개발을 2단계 사업에 포함시켜 추진한다.
 
이는 '숙박시설'위주 개발 지적과 중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 여론, 지역주민들의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이를 계기로 의료시설 도입 가속화가 기대된다. 또한 메디컬 스트리트 등 여타 의료시설도 순조롭게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그동안 참여를 희망하는 기존 잠재투자 의향자들과 1대1 협상 등 투자환경 및 성향을 고려한 맞춤식 투자활동을 전개해왔다.
 
또 중국을 타깃으로 한 투자설명회 및 사업홍보, 유관기관들과의 공동 투자자 유치활동을 전개했다.
 
앞으로도 주요 시설들에 대해서는 우선협상대상자 및 국내·외 우수 투자의향자들을 대상으로 전략적 유치 및 투자협상을 적극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 향후 과제와 해결방안이 있다면.
 
헬스케어타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제주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생산유발효과 1조8000억원, 소득유발효과 4400억원, 고용창출 2만명 등의 경제효과도 기대된다.
 
이에 따라 투자유치와 병행, 타운의 활성화를 위해 총괄운영관리를 통한 일관성 있는 운영 및 투자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국제 수준의 선진운영관리 프로그램 체계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단지운영을 위한 운영모델 발굴 및 연구 등을 진행, 환자의 치료와 건강한 사람의 치유, 기업 유치 등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타운으로 조성해 나가겠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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