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창집 연작소설 '뚜럼 열전']세경할망 자청비(6)

정이 읏인 정수남인 이녁 정심 들런 으싹게 낭강알로 가불고, 청비가 정심 풀언 모멀범벅 적을 그챠 먹으난, 강경이 짠 목이 메연 도저히 먹을 수가 읏이난 제우 정신을 련 정수남일 불런
“느 정심이나 져오라. 먹어 보져.”
“아이고 상전님아. 그거 무신 말이우까? 상전이 먹당 남은 건 종이 먹어도, 종이 먹당 남은 건 개베끼 안 먹읍니다.”
청빈 수 읏이 이녁 적시 정심을 주멍
“마, 이거지 져당 먹어지걸랑 먹어불라.”
난, 정수남인 그걸 져단 레로 조쪄가멍, 빙든 빙애기만썩 딱 들러먹어둰 베를 두드린다. 청빈 뭇 짠 걸 먹어 놓으난 목이 카가니
“정수남아. 너미 짠 거 먹어부난 죽어지켜게. 어디 물이나 아보라.”
“욜로 요영 가당 보문 물이 싯수다.”
청비가 가단 보난 물이 시난, 려들언 손으로 떠먹젠 난 정수남이가
“상전님아, 그 물랑 먹지 맙서. 옥황에 이신 문도령님이 궁녀광 시녜덜 안 려완 발 싯고 손 시친 물이우다.”
“경문 이 물 말앙 또시 어시냐?”
“싯수다.”
꼼 더 가단 보난 물이 여시난 정수남이가
“그 물랑 먹읍서마는 먹긴 뒈, 총각이 빠져 죽은 물이난, 아기씨 상전님이 먹젱 문, 옷을 우알로 들락이 벗어두곡, 물에 조롬을 베와사 니다.”
“경멍장 어떵 물을 먹느냐. 또시 물이 읏겟느냐?”
“이제 물은 읏수다. 나 먹듯이 먹읍서.”
멍 옷을 우알로 딱 벗어둰, 나브작이 엎더젼 쉐 물 먹듯 괄락괄락 먹어가난 청빈
“ 수 읏다. 목 란 죽어지켜. 나 강 먹엉 오커메 늘랑 이디 시라.”
청빈 옷을 우알로 들락이 벗어두고 물의 간 조롬을 물러레 연 물을 먹젠 여가난, 정수남이가 청비 치멜 들런 머리 우흐로 빙빙 둘러가멍
“상전님아. 물 먹젱 말앙 그 물 알러레 베려봅서. 물굴메가 아로롱다로롱 보기 좋지 아니우깡? 그게 하늘 옥항 문도령님이 궁녀 시녜 거느령 노념는 굴멥니다.”
청비가 발딱 일어나멍 속으로
‘아이고, 나 일이여. 저 놈아피 속앗구나. 영당 잘못 문 저놈신디 죽어졈직다. 아명여도 저 놈을 꿰로 넹겨사 켜.’ 멍
“정수남아! 무사 경 염디? 느가 고졍 말을 으라.”
“상전님아. 요영 서 보게. 옥 은 손이나 번 직아 보게.”
“정수남아. 나 손 직는 것보단 집의 강 토시 착을 쪄 보라. 더군 좋을 거여.”
“이레 옵서. 입이나 맞추와 보게.”
“나 입 맞추는 것보단 나 눅는 방안의 강, 꿀단지 세로 할르는 것이 더군 좋을 거여.”
“영 서. 췟대 은 허리 번 안아 보져.”
“나 허리 안는 것보단 나 눅는 방안의 강, 나 베는 베게 안는 것이 더군 좋을 거여.”
말 돌리는 걸 들으멍, 정수남이가 부에 내연 동더레 팔짝 서러레 팔짝 뛰멍 뭇 부에 내여가난, 청비가 달레는 말을 뒈
“정수남아, 기영 용심만 내지 말앙, 서산에 헤가 졈시메 오 냑 밤 지내젱 문 담 다왕 움막이라도 나 짓어사 거 아니가?”
그 말 들은 정수남이가 동더레 악 서러레 악 멍 돌 들러단 착을 터둰 벵동글락게 싼 게 낭가지 꺾어단 확 난 막사리 날 짓어신디, 담고망이 베롱베롱다.
“정수남아. 저 고망으로 롯이 들엉 을 설칠 것 닮안, 나가 안에서 불 살르커메 늘랑 베꼇으로 왕소새 비여당 고망을 막으라.”
“그걸랑 경 서.”
대답여 둰 왕소새 비여단, 고망을 막는디 열 고망 막으문 안에서 다섯 고망엣거 빵, 조롬더레 아앚곡 다섯 고망 막으문 두 고망 빼곡 기영저영 단 보난 먼동이 터 간다. 정수남인 는 일이 보네나지 아니난 바락바락 성질을 낸다.
“정수남아. 경 성질 내지 말앙, 이제랑 레나 벳겨당 앙그네 나 동머리나 베영 누라. 머리엣 늬나 잡아주마.”
정수남인 레 벳겨단 아놓고 청비 동머릴 베연 누난, 청빈 정수남의 방석 은 머릴 헤싼 보난 백모살에 앚아난 개조롬 아시난, 훍은 늬는 장수(將帥)렌 놓아주고, 진 늬는 군졸(軍卒)로 놓아주고, 중늬는 죽이는 듯 마는 듯 단 보난, 덜렌 정수남의 무정 눈엔 이 들어간다.
청비는 ‘이놈 살렷당은 나가 저 죽을 거니, 이놈을 저 죽이자.’ 연, 이 멩게낭 자왈 이시난 나 꺾어단 코젱이 상끗게 내완, 정수남의 웬착 귀로 연 단착 귀로 나오게 콱 찔르난, 들락들락단 느랏게 죽어간다. (계속)
강경 : 몹시 짠 것
적시 : 몫
조찌다 : 밥 먹는 사이에 반찬을 섞어먹다
빙든 빙애기만썩 : 병든 병아리만큼씩
다 : 물 따위가 가에까지 차올라 넘칠 정도로 가득하다
조롬 : 꽁무니. 뒤
나브작이 : 납작하게 엎드린 꼴
괄락괄락 : 물을 마음껏 마실 때 나는 소리를 흉내낸 꼴
물굴메 : 물그림자
노념다 : 놀이하다
롯 : 바람 없는 밤이나 새벽의 몹시 찬 기운
왕소새 : 왕솔새
기영저영 : 그럭저럭
보네나다 : 보람이 있다
헤쓰다 : 속이 드러나게 펼치다
질다 : 가늘고 자잘하다
코젱이 : 뾰족한 끝
단착 : 오른쪽 또는 오른쪽의 것
느랏다 : 힘이 다 빠져 축 늘어지다. / 소설가·제주작가회의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