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밀입국의 주요 거점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한다면 호들갑을 떨고 있는 마당에 82명이 밀입국을 해도 모르고 있었다니 어이없는 일이다. 그것도 지난 몇년 사이 제주를 통해서 들어오는 밀입국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데도 해안경비가 이 모양이라면 도대체 주민들은 누구를 믿고 생업에 종사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만약 그들이 밀입국자가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들어온 자들이라면 그 막중한 책임을 누가 지겠는가.

더군다나 조사결과 관계기관에서는 이들의 밀입국에 대한 첩보가 있었음에도 적발을 못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82명이라는 숫자가 결코 적은 인원이 아니다. 그들이 제주를 거쳐 육지부로 출륙하기 위해서는 거치는 관문이 한 두 군데가 아니지 않은가. 해상에는 해경의 경비정이 있고 항포구에는 경찰의 검문과 어선입출항신고소가 있으며, 다시 육지로 나가려면 경찰 등 관련기관의 검문을 받아야함에도 속수무책이었다.

우리가 너무도 허술한 해안경계에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이번과 같은 사건의 경우가 한 번뿐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가까운 사례를 들춰보더라도 지난해 1월에 밀입국자 15명이 한림항으로 들어온 후 공항을 빠져나갔다가 뒤늦게 검거하는 등 이미 여러차례가 발생한 바 있었다. 또한 간첩들의 주요 루트가 돼왔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안경계가 그 모양이라면 관계기관들의 책임이 너무 크다.

해안경비대가 창설돼 인원과 장비가 증강된다 하더라도 해안경계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절감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관계기관들이 제주지역의 지리적인 특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시간때우기 식으로 해안경비를 해왔다면 정신교육부터 다시 해야할 일이다. 인원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것은 물론 이해못할 바 아니나 그것으로 모두를 해명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즘 제주의 바다와 하늘은 모두 구멍투성이다. 밀입국자들이 왜 제주를 선택했느냐 하는 것은 여기에서 답이 나온다. 해당 기관장들은 사건이 나서야 허둥대고 사후약방문 식의 대책에만 급급하지 말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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