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전설]<17> 용연과 기우제
![]() | ||
| 용연 | ||
그 때 성안에 이상 소문이 돌아신디, 어떤 사름이 이녁이 기우젤 올리문 신고 비오게 여지켕 앗다는 거라마씀. 때가 때인지라 소문이 관가에장 들어가난, 만이 실 리가 잇수가. 당장 그 사름을 앙 관더레 아오도록 여십주.
그 말을 은 이는 고대정이옝 사름이라서마씀. 를은 술이 얼큰 연 집더레 오는디, 비가 안 완 걱정는 사름덜을 보난 하도 불쌍여 붸연 ‘나가 기우제를 올리문 틀림 읏이 비가 올 건디게.’ 멍 넘어가는 소리로 은 것이 결국 그 지경에 이른 겁주.
고대정이 끌려오다시피 관가에 완 사또 앞의 꿀려앚아서마씀. 사또가 결심고 들어십주.
“이녁안티 기우제를 드리게 문, 비가 오게 수 싯젱 랏주이?”
“예. 어느 안전이랑 그짓말니까? 잔 먹은 부름씨 엿수다.”
고대정이 신 읏이 대답을 여가난, 사또가 틈을 주지 아니연 답돌이여서마씀.
“어디 믿는 디가 션, 경 른 거 아니라. 이녁이 들문 비가 꼭 올 거옌 른 건 실이주이?”
사또의 기세에 눌린 고대정이 부드낫이 대답엿다.
“신은 엇수다마는 물자만 려주시문 번 여보겟십니다.”
“경민 자네가 렝 는 대로 준비크메 기우제를 올리라.”
사또의 멩령이 떨어지고 보니, 거역 수도 읏고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라마씀. 고대정은 심방은 아니랏주마는 기우제 굿판을 주도여사 장압이 뒈난, 성안에 내로라 는 심방광 소미덜을 딱 모이도록 여십주. 경 후제 경험 이신 심방덜의 조언을 들으멍 나나 준비고 7일 정성에 들어가서마씀.
드디어 굿 날이 아십주. 동새벡이부터 용연 우 ‘당팟’더레 막을 쳐놓고 당클을 걸언 제물을 올려서마씀. 경고 심방덜을 시켠 찝으로 쉰닷발 지럭시의 용을 으도록 지시고, 그 용대가리를 굿막에 올려붙인 다음 꼴렝인 용연에 가지도록 난, 꼼만 문 용입에서 물이 줄줄 나올 것 닮아마씀.
드디어 굿이 시작뒈고 고대정은 연물소리에 맞추완 방더레 큰절을 올리멍 굿을 게 뒌 연유를 닦아나가는디,
“명천 은 하늘님아, 제주 절도에 친년대한 만나보난 굶어죽는 백성이 만여지와 이 굿을 올립네다….”
고대정은 눈물 득 눈으로 높아가는 굿소리에 맞추완 천상천하 모든 신덜을 나나 지극정성으로 청여서마씀. 굿소리는 용연이 떠나갈 듯 고, 루이틀 지나는 중 몰르게 칠일이 흘러, 이제는 청여 들인 천상천하의 모든 신덜을 돌려보낼 시간이뒈여신디도 하늘엔 벳만 과랑과랑 기우제의 효험은 꼼도 비추지 아니 채, 온섬의 칠년뭄은 고대정이신디 딱 씨와진 거추룩 몸이 오그라들어가마씀. 눈물장 라분 고대정이 마주막 축원을 올리기를
“여러 신전님네덜은 고이 상을 받앙 제 갈 길로 가십니다마는, 이내 몸은 오널 동헌 안터레 들어가문 목심이 끊어졍 죽고 맙니다. 명천 은 하늘님은 이리도 무정옵네까?”
![]() | ||
| 용연 | ||
고대정이 고개를 싹는 걸 신호로 소미덜은 용몸으로 들어가고, 연물 들른 심방덜이 죽을힘을 다연 두드려대난, 용에 들어간 소미덜은 용발이 뒈영 이레 꿈틀 저레 꿈틀 소리에 맞추완 춤을 추멍 동헌으로 몰려가십주. 그 때 갑자기 ‘우르르 쾅’ 연게 천둥 번개가 치멍 쒜네기가 마당더레 아지기 시작여서마씀.
관복을 입고 대기 엿단 사또광 관속덜이 큰절을 수엇이 올려가난, 경수록 빗줄기는 더 씨여지고, 동헌 안에 든 용은 신난 더욱 요란게 춤을 춰십주. 경멍 도록 비를 리우고 뒷녁날 아척장 계속뒌 거라마씀. 날이 안 보난 섬안 초목덜이 퍼렁케 살아나고 사름덜은 너나 읏이 장기 전 밧더레 올라십주. 그로후젠 물기만 문 용연은 기우제 장소가 뒈여서마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신고 : 자신 있게. 자신을 갖고
부드낫이 : 바듯하게. 어떠한 정도나 시간에 간신히 미치다
소미 : 본 무당을 돕는 작은 무당. 소무(小巫)
당클 : 굿할 때 집안의 중심이 되는 마루 상단에 차리는 높은 신의 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