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전설]<18> 천제연과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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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제연 폭포. | ||
아기는 얼뭇얼뭇 컨 서당에 뎅겨신디, 재주가 비상연 천자문에서 사서삼경장 난 깨쳐불고, 행실이 얌전영 부모에 대 효성이 지극난 을에서도 칭송이 자자여십주.
경디 를은 갑작시럽게 불행 일이 닥쳐서마씀. 아이 열일곱 뒈단 핸디, 아방이 일름도 모를 벵이 들언 불급시로 세상을 하직여십주. 아은 익단 책을 들러쑤아둰 장사를 지내고 3년 동안 정성을 다연 시묘를 살고, 려완 또시 글을 익어서마씀.
경단 스물두 나는 해엔 서월로 올라간 과거를 봐신디 낙방여서마씀. 경엿주마는 그 아은 이녁 실력이 모지레연 안 뒈엿주기 연, 꼼도 낙심지 아니고 공부여서마씀. 경단 또시 생각지도 못 불행이 닥쳐신디, 이번엔 어멍이 일름 몰를 벵으로 몸전 눳단 눈장 멀어부러십주. 라 가지 궂인 일을 닥치고 보난 정말 눈앞이 왁왁여서마씀. 경주마는 다 이녁 업보옝 생각연 공부를 중단고 벵간호에만 정성을 다 여십주.
경는 펜으로 천제연에 강 이녁을 낳게 여준 널짝 바위 우티 꿇여앚앙 하늘에 기도를 올려서마씀.
“천지신멩님. 소인의 허물을 꾸짖고 제 어머님 벵환이 낫도록 여줍서. 소인이 세상에 욕심이 만연 헛뒌 부귀영화에 욕심이 생겻단 걸 이제사 깨앗수다.”
아은 동트기 전부터 강 기도를 올려서마씀. 경멍도 낮인 정성을 다영 어멍 간호를 멍 효험이 잇뎅 문 백 리를 걸엉이라도 약을 구여당 안네곡, 다시 새벡이 뒈문 기도를 계속여십주. 눈이 오나 비름이 몰아치나 를도 걸르지 아니연 삼년을 계속 거라마씀.
눈발이 휘날리고 끊어가는 중 몰를 정도로 언 어느 초겨울 새벡인디, 그 아은 다른 날처록 써넝 바위 우티서 간절 기도를 올리는디, 갑자기 방이 조용여지멍 눈이 멎언게 눈앞이 불이 번쩍는 거라마씀. 하도 이상연 고갤 들런 보난 멀리 하늘에서 고운 구름이 일언게, 그 소곱에서 이상 소리가 나십주.
“기특구나. 너의 그 정성이 어멍을 구 것이다. 이제 느네 어멍은 낫게 뒐 거난, 모든 사름덜이 네 효심을 본받앙 세상의 풍속을 아름답게 멘들라. 그건 느가 과거를 보고 베실멍 백성덜을 다시리는 일보단 더 중 거여.”
“예. 하느님. 저를 용서고 바른 길로 인도문, 모든 것을 뜻대로 르겟십니다.”
“앞으론 글만 읽지 말앙 그것을 행는 일에 음광 몸을 바치라. 알기는 쉬운디 행는 일은 어려우난, 알고도 행지 아니문 이녁만 생각는 죄를 짓엉, 세상이 어지럽게 뒈느니라.”
말이 끗나난 하늘에서 빗이 엇어지멍 처얌이 눈광 름이 부는 추운 날씨로 벤여마씀. 아은 그 말을 뒈새기멍 집으로 완 보난, 어멍은 자리에서 일어난 벤지롱게 아적 준비를 염신 거라. 어떵 뒌 일이우껭 난, 어디서 불이 빈찍 연 손으로 눈을 확 어름씨난 확 터지고, 몸이 게베와젼 우둘렝이 일어나져렝 는거라마씀.
아은 쎄 들은 이왁을 어멍신디 도시리멍 이제부턴 글공비는 그만두고 이녁 일을 켄 여십주. 어멍은 ‘너는 하느님이 점지 식이난 하늘이 준 멩대로 살렝’여서마씀. 글로부터 아은 글공부를 그만두고 몸소 착 일을 멍, 놈이 안젱 는 일을 고, 글 몰르는 아이덜 르치곡, 어려운 사름덜 도웨곡, 사소 싸움에장 끼어들엉 화해를 시켜서마씀.
는 행동이 어떵 보문 얼아이 으곡 어떤 때는 두루붕이, 어떤 때는 성난 이 이레 뛰고 저레 뛰멍 부지런히 살아가난, 을 사름덜도 다 존경고 르게 뒈엇젱 여마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두가시 : 남편과 아내. 부부
지꺼지다 : 일이 잘 되어 만족한 상태이다. 기뻐하다
벤지롱다 : 깨끗이 정리되고 거칠 것 없이 단정하다
아적 : 아침
우둘렝이 : 눕거나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는 꼴
두루붕이 : 어수룩하고 어리숭한 짓만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