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인류가 직면한 핵전쟁의 위험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

이 시계는 핵전쟁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미국 시카고 대학 핵물리학자회를 중심으로 아인슈타인 등 원자폭탄 개발프로젝트 '맨해튼 계획'의 주요 과학자들이 참여해 만들었다. 이는 시카고대학 운영이사회에서 발행하는 핵과학자회보(The Bu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BAS) 표지에 1947년부터 게재해 왔으며, 핵물리학자들은 핵의 발달상황과 국제관계의 긴장정도를 반영해 부정기적으로 시계의 분침을 고쳤다. 운명의 날 시계는 처음 게재된 1947년엔 자정 7분전이었으며, 이후 2012년 현재까지 총 20번의 시간 조정이 있었다.  여기서 자정이란 인류의 파멸을 가져올 전면적인 핵전쟁 발발을 의미한다.

운명의 날 시계는 현재 자정 5분 전에 머물러 있다. BAS는 지난 1월 운명의 날 시계의 시간을 오후 11시55분으로 설정, 2012년 이후 올해까지 지구 종말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완화하거나 강화하지 않았다.

또한 이 시계가 생기고 난 이래 지구 최후의 날에서 가장 멀어진 시간은 1991년 자정 17분 전이었다. 당시 BAS 이사회는 세계가 안정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의 수를 줄인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들었다.

반면 1953년에는 이 시계가 만들어진 이래 지구 멸망에 가장 가까워진 자정 2분 전까지 갔다. BAS 이사회는 당시 미국이 수소폭탄을 제조하고 첫 수소폭탄을 실험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그 이유로 들었다.

지난 25일 보수단체가 주도한 대북전단 날리기 행사가 임진각 일대에서 강행됐다. 이 과정에서 파주시민·진보단체 회원들과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빚어졌다. 결국 보수단체들은 '우회작전'까지 펼친 끝에 경기 김포시에서 기습적으로 대북전단 2만장을 날려 보냈다. 하지만 북한이 대북전단에 대해 '전쟁행위'로 규정한 것은 물론, 실제 날아오는 풍선에 총격을 가한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칫 자그마한 사건이 한반도의 '운명의 날 시계'를 자정으로 향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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