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제주말에는 대립되는 두 씨끝이 짝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 때소 ‘-ㅇ, -ㄴ’과 호응하면서 쓰이는 현상을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같은 하나의 꼴로만 때소 ‘-ㅇ’이나 ‘-ㄴ’과 호응하면서 쓰이는 현상을 보겠습니다.

그런 씨끝이 ‘-네, -주, -어’ 들인데, 이들의 쓰임이 표준어와 달라 잘 가려야 할 것들입니다.

ㄱ. 철순 비오민 집이 왕 이십니까?으, 철순 비 오민 집이 왕 이십니다.

ㄱ‘.으, 철순 비 오민 집이 왕 잇네.

ㄴ. 철순 비오난 집이 완 잇수가?/으, 철순 비 오난 집이 완 잇수다.

ㄴ‘. 으, 철순 비 오난 집이 완 잇네.

제주말에서는 짝으로 된 ‘-읍니까’와 ‘-수가’에 ‘-읍니다’에 ‘-수다’가 두 꼴이 있어서 앞의 ‘왕, 완’의 때소 ‘-ㅇ, -ㄴ’과 호응하면서 쓰였지만, 짝이 없는 ‘-네, -주, -어’들도 짝이 있는 씨끝의 대답으로 쓰이면서 같은 꼴이지만 다른 때소와 호응해서 쓰입니다.

위의 ㄱ‘와 ㄴ’는 높임의 등급은 다르지만 ‘왕 이십니까’와 ‘완 잇수가’의 대답으로 ‘왕 잇네’와 ‘완 잇네’로 나뉘어 쓰였습니다. 그러니까 씨끝 ‘-네’는 같은 꼴이지만 다른 시상을 지닌 것으로 보게 됩니다. 표준어에서는 ‘-느냐’와 ‘-으냐’가 변이형태로 같은 ‘현재’로 보지만, 제주말에서는 때소와 호응이 달라서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와 같은 씨끝들도 꼴은 같아도 다른 시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 ‘-네1’과 ‘-네2 ’로 나눠 다른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