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누리꾼들 사이에 '말짱 도루묵'이라는 관용 표현 속에 등장하는 단어로 더 익숙한 도루묵의 유래가 관심을 끌고 있다.
도루묵은 '도토리묵'과 같은 '묵'의 일종으로 생각하기가 쉽지만 '도루묵'은 '묵' 이름이 아니라 도루묵과의 바닷물고기 이름이다.
도로묵은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에 풍부한 농어목 도루묵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치어일 때 깊은 곳으로 이동해 서식하다가 산란 후 3번째 여름에는 북쪽으로 이동해 강릉 연안으로 몰려와 산란하고, 겨울철에 남쪽으로 이동하거나 또는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산란적기는 11~12월로서 이 시기에는 수심 2~10m 되는 해조류가 많이 번식한 강릉시 주변 해안선에서 주로 산란한다. 도루묵은 산란기에 가장 맛이 좋으므로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강릉 지역에서는 도루묵을 이용한 음식이 겨울철 별미로 인기다. 제철 도루묵은 살이 연하고 담백해 회나 구이, 탕인 찌개 등에 제격이다.
이런 도로묵이라는 단어의 유래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럴듯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때는 조선 14대 선조(宣祖) 시절이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 임금은 피란을 가게 되었다. 피란 떠날 때 먹을 것을 충분히 가지고 간 것도 아니고, 피란지에 맛난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임금이라도 초라한 수라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딱한 소리를 듣고 한 어부가 동네 앞바다에서 잡은 '묵'이라는 물고기를 임금께 바쳤다. 선조 임금은 이 물고기를 아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을 물어보았다. '묵'이라고 답하자 그 이름이 좋지 않다며 즉석에서 '은어(銀魚)'라는 근사한 이름을 하사했다. 환궁한 뒤 피란지에서 맛보았던 '은어'가 생각나서 다시 먹어보았더니 옛날의 그 감칠맛이 아니었다. 그래서 선조 임금은 "에이, 도로(다시) 묵이라 불러라"고 했다. 이로부터 '도루묵'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원희룡 도정이 도민들의 큰 기대 속에 출범했다. 하지만 5개월여 지나면서 여기저기서 '이전 도정들과 달라진 게 뭐냐'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도민들의 원희룡 도지사에 대한 기대감이 '도루묵'이 안되도록 원 도정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