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에 대한 이해]짝이 없는 하나의 씨끝과 때가림소의 호응(2)

이번에는 씨끝 ‘-네’가 그림씨에서 때소 ‘-ㅇ, -ㄴ’과 호응하면서 쓰이는 현상을 보겠습니다.

ㄱ. 무신 약을 먹으민 아프당도 안 아픕니까?/예 - 으, 진통제 먹으민 아프당도 안 아픕 니다 - 안 아프네 - 안 아픈다.

ㄴ. 무신 약을 먹으난 아프단도 안 아프우꽈?/예 - 으, 진통제 먹으난 아프단도 안 아프우다 - 안 아프네 - 안 아프다.

위의 ㄱ과 ㄴ의 물음은 높임으로 되어 있는데, 대답은 높임의 등급별로 되어서 ㄱ은 때소 ‘-ㅇ’과, ㄴ은 ‘-ㄴ’과 호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ㄱ의 ‘안 아프네’의 ‘-네’도 높임의 등급은 달라도 ‘-읍니다’, ‘-ㄴ다’와 같은 시상을 지니고 있어서 때소 ‘-ㅇ’과 호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ㄴ에 쓰인 ‘안 아프네’의 ‘-네’도 ‘안 아프우다’나 ‘안 아프다’의 ‘-우다’나 ‘-다’와 같은 시상이어서 때소 ‘-ㄴ’과 호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네’는 ㄱ과 ㄴ에 같은 꼴로 쓰여도 같은 것이 아니라 다른 시상을 지닌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 아픕니다 : 안 아프우다’의 ‘-읍니다 : -우다’나, ‘안 아픈다 : 안 아프다’의 ‘-ㄴ다 : -다’는 대립되어 짝을 이루나 ‘안 아프네’의 ‘-네’는 ㄱ과 ㄴ에 같은 꼴로만 쓰이지만 때소와 호응이 다르기 때문에 ‘-네1’과 ‘-네2’로 보아 대립되어 쓰이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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