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오이ː(엄마오이에게) “엄마, 나 엄마자식 맞아?”
엄마오이ː“그럼∼ 당근이지(당연하다의 유행어)”
아이오이ː“으앙”(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간다)
‘어’와 ‘아’가 다르다고 했는가. 사소한 얘기 한마디로 아이의 상처는 의외로 깊을 수 있고 치명적일 수 있다. “너는 왜 그러니, 앞 집 영구 봐라, 매일 공부 잘해서 칭찬 받는데 너는 도대체 공부를 하는 거냐, 마는 거냐?”라는 반복적인 비교나 심지어 ‘네가 태어나지만 않았어도 우리 집에 평화가 깃들어’라고 말하는 어처구니없는 부모도 있다는데. 아동의 범주인 생후부터 만 18세까지 정서적·언어적인 아동학대는 어른이 모르는 사이에 세대간의 불화를 더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점점 작아지는 것 같다. 나는 비교 당하라고 태어난 자식인가보다. 집에 가면 부모님이, 학교가면 선생님이 꼬투리를 잡고 비교하려든다. 그럴거면 뭐 하러 날 났지? 늘 초라해진다. 칭찬 같은 걸 받아본 적은 어느 고래 적 얘기. 도대체 이놈의 나라는 웬 모범생들만 위하는 곳인가. 모범생들만 살 맛 나는 사회, 아∼ 더 작아져서 아예 안보였으면 좋겠다…”
-어느 중학생의 일기내용 중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돌이 되어
아이에게 신체적 손상을 입히는 것은 신체적 학대이다. 그러나 이것은 눈으로 보이기에 치료하거나 무력으로 막을 수 있다. 신체적 학대보다 심한 것은 정서적 학대다. 몇 년 전에 봤던 외국영화의 한 장면이다. 미성년인 아들의 생일날 아버지는 “남자는 자고로 두루 알아야 해”라면서 사창가로 데리고 간다. 기겁을 하는 아들 앞으로 화장에 절은 얼굴 하나가 다가오고. 끝내 그 소년은 울음을 터뜨리고,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여자가 한심한 듯 “이 아이에겐 퇴폐적인 뒷골목보다는 풍선 가지고 노는 것이 더 어울려”라면서 그 자리를 떠난다. 어른이 대책 없이 던진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천냥 빚을 평생 져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 바로 정서적 학대라는 걸 지적이라도 하는 듯 했다.
인격이나 존재를 말과 행동으로 멸시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하는 행위들 모두 정서적 학대다. 신체적, 성적 학대 등이 모두 이에 포함된다.
의식주를 고의적으로 주지 않거나 욕이나 악담을 퍼붓는 행위, 바보라고 부르고 내쫓는다고 위협하는 행위 등도 모두 이에 포함된다.
■체벌보다 더 무서운 방임
정서적 학대대상 아동은 심한 경우 불안증, 자아기능의 손상, 의기소침, 거짓말, 도벽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가족해체가 가중되면서 아동에게 소홀한 부모들이 늘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체벌보다는 방임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고 하는 것이 제주도아동학대예방센터 김근용소장(38)의 지적이다.
최근 도내에선 이혼가정이 늘면서 부모 양측이 아이의 양육을 동시에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정서적 방임은 아동이 보호자의 적절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않는 상태로 아동에게 격려와 칭찬, 조언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부간의 학대에 노출되는 등 심리적 보살핌이 소홀한 경우에도 발생한다.
보호자가 고의적으로, 반복적으로 아동에 대한 양육을 소홀히 하거나 아동의 정상적인 정서발달을 저해하는 일련의 무책임이 아동의 소외감이나, 정서적 결여 등을 초래하고 있다. 부모와 기본적인 신뢰감을 상실한 아이들은 결국 학교에서 폭력적, 파괴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등 반사회적인 비행을 많이 하게된다.
■‘I-Message’ 활용 바람직
부모들 스스로 성장기 아동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령에 맞는 양육교육을 부모가 배워야한다는 게 일선 아동상담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하지 마라, ∼게 아니다”는 부정적인 표현보다는 아이 메시지(I-Message)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테면 “네가 이렇게 하니까 엄마는 속상해”, “엄마는 널 정말 사랑한단다”처럼 적극적인 대화법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에게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그냥 스치는 말에도 시험해보는 버릇이 있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용어로 쉽게,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한 적극적인 표현이 아이들의 정서에도 맞고 대화의 물꼬를 트이게 하는 자연스런 자리가 될 수 있다.
현순실
sshyun@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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