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淸廉)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예로부터 청렴은 공직자나 정치가에게 있어 최고의 덕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부패 사건들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일상화되다시피한 상황이다. 심지어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이 어디냐'는 말이 우스개 소리가 아닌 정설이 된 실정이다.

세계 반부패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 3일 발표한  '2014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55점을 받아 175개국 중 43위를 기록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는지난해와 같은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부패인식지수는 공직사회와 정치권 등 공공부문에 부패가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 정도를 평가한 지표로, 전문가의 인식을 반영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산출한다.

세계적으로는 덴마크 92점, 뉴질랜드 91점, 핀란드 89점, 스웨덴 87점으로 차례대로 1∼4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84점(7위), 일본 76점(15위), 홍콩 74점(17위)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북한과 소말리아는 8점으로 작년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 40위에서 2009년과 2010년 39위, 2012년 45위, 2013년 46위를 기록해  6년 연속 하락세를 타는 등 청렴사회로 가기는 커녕 오히려 부패국가로 추락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같은날 국민권익위원회도 '2014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는 종합청렴도 점수에서 6.82점을 기록,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6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2위에서 4계단 떨어진 것이다.

제주도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청렴도는 4위(8.21점)에 올랐지만 업무 상대자를 대상으로 한 외부청렴도와 전문가·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정책고객평가에서 각각 16위(6.83점), 17위(5.64점)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결과적으로 제주도 공직자들은 스스로 청렴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도민들은 여전히 '아니올시다'라고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말로만' 떠드는 청렴구호는 이제는 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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