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기로에 선 제주] 10.에필로그

▲ 제주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다른 지역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성산풍력발전단지(왼쪽)와 다랑어양식.

육상·해양·질병·재해 등 기후 변화 여파 현실화
구상나무 고사·해수면 상승 등 지구온난화 직면
인프라 갖춰 신규성장 동력 산업 육성 가능성↑

제주도 지역에서는 육상 및 해양생태계, 질병, 재해, 경제산업, 도민생활, 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기후변화 여파가 확인되고 있다. '기후변화 기로에 선 제주'를 기획연재를 하면서 제주도가 타 지역과 비교해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하게 됐다.

△빠르게 진행중인 기후변화

기후변화 전문가인 마크 라이너스의 「6도의 악몽」라는 저서를 통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만년빙이 사라지거나 사막화가 가속화되는 등 재앙이 시작되고, 2도 상승하면 대가뭄과 대홍수가 심화된다고 전망했다.

5도 상승하면 생존한 인류간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투쟁(전쟁)이 벌어지다가 6도 상승때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이 멸종하게 된다고 예측했다.

마크 라이너스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해 최악의 상황만 강조했다는 반응도 있지만 인류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을 맞게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제주도는 1924년과 비교해 90년간 연평균 기온이 1.6도 상승하는 등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제주해수면 역시 지난 38년(1970~2007년)간 연평균 6.1㎜ 올라가면서 전체 22.6㎝가 상승했다.

2013년 90년만에 최악의 가뭄과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가 하면 2007년 태풍 '나리'와 2012년 '볼라벤' 등 초강력 태풍의 발생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위기 다가와

제주지역은 해안부터 600m까지는 난대 상록활엽수림대, 600~1400m는 온대활엽수림대, 1400m~정상은 아고산대(아한대)로 고도에 따라 식물분포군이 뚜렷하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식물분포군의 구분이 무너지고 있으며, 특히 제주의 대표 고산식물인 구상나무 군락이 2009년 기준으로 전체 795.2㏊로 해발 1300m에서 정상까지 분포던 것이 최근 전체 18.8%의 구상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지역의 해수온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1.2도에서 1.6도가 상승했다.이 때문에  2013년 제주연안에 서식하는 어종 95종 가운데 아열대성 어류는 48종으로 51%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연안의 해수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용머리 해안'은 1년중 81일이 바닷물에 잠겨 하루종일 탐방객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국립 기상연구소.

△대처 잘하면 기회 만들 수 있어

제주는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다른 지역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제주는 기후변화대응 메카로 부각되면서 관련 기상산업육성의 전초기지로 부각되고 있다.

제주지역은 현재 16곳에 119만06㎿규모(66기)의 풍력발전기가 전력을 공급하면서 연간 18만4000t의 이산화탄소의 저감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2030년까지 전력생산의 원료를 화석에너지 대신해 풍력과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카본프리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열대·아열대 과수 재배면적은 2001년 30.4㏊에서 2012년 236㏊, 지난해 275㏊로 크게 확대됐다. 아열대채소인 아티초크가 제주지역에서 노지재배에 성공했고, 무가온 온실재배 방법으로 청과파파야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센터는 제주에서 올해 1만900마리의 다랑어종자를 대량생산했고, 880마리의 다랑어 성어를 자체 양식중이다. 또 민간기업들도 성산과 추자도, 위미 앞바다에서 등에서 다랑어 양식산업에 뛰어들었다.

또한 제주지역에서는 파랑점자돔, 노랑꼬리파랑돔, 저고리파랑돔, 빅벨리해마, 왕관해마, 연산호 2종 모두 7종의 해구관상에 대한 인공양식에 성공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기상청 및 소속기관 인력의 3분의1이 제주에 배치될 정도로 기상관측 및 연구지역으로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제주지방기상청을 비롯해 국립기상연구소, 국가태풍센터,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 등 기후·기상 관련 기관들이 제주에서 운영되는 등 기상산업인프라를 갖췄다.

또한 지난해 제주지역 탄소포인트제 참여세대는 전체의 31.7%인 7만5719세대로 광주(58.3%)에 이어 전국 두 번째이며 전국평균 참여율 8.9%보다 월등히 높다. 도민들이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는 기후변화대응 및 기상산업특구로서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국가차원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총괄기관 설립 및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김용현 기자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

"제주도는 온대부터 아한대까지 다양한 기후가 분포하는데다 다양한 기상·기후 연구기관까지 제주에 있어 기후변화 예측 및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데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국가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기상·기후산업 특구'로 육성돼야 한다"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공학박사)은 "제주에서 이뤄지는 기후변화 관련 연구는 국가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제주에서 행하는 기후변화 관련 모든 활동은 국가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국립기상연구소 등 기상관련 국가기관과 제주지역 연구기관들이 융합해 공동으로 연구 및 대응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현재 기후변화 현상을 위협으로만 인식해서는 안된다"며 "기상·기후를 경제 및 산업적인 측면으로 확대시킬 수 있다면 제주는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을 얻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기후변화 및 기상산업 특구는 반드시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돼야 한다"며 "특히 이 전략은 제주라는 지역적인 과제가 아닌 국가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것 국책산업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현재 제주의 농업, 수산업, 축산업 그리고 관광업, 교통산업까지 기후변화에 대응해 지속성장할 수 있는 계획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특히 도민이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감축 등 기후변화 적응·대응활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변화 예측 및 대응전략 마련은 연구범위가 매우 넓고 일부기관만이 수행할 수 없는데다 이를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기관간 협력을 강화하면서 총괄·체계적인 활동을 위한 총괄기관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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