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에 대한 이해]대립되는 씨끝들의 쓰임(2)

<표2> (이 표를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표준어

제주말

때소

-느-

씨가름

물음

대답

물음

대답

있느냐

 

잇느냐

잇나/싯나

-ㅇ

있음

움직씨

 

있다

이시냐

잇저

-ㄴ

없음

그림씨

 

물음과 대답이 표준어와 제주말의 짜임이 다릅니다. 표준어는 빈칸이 둘로 위아래가 비어 있는데, 제주말은 꽉 찼습니다. 그리고 제주말은 물음 ‘있느냐’의 ‘-느냐’에는 ‘-느-’가 있고, 아래의 ‘이시냐’의 ‘-으냐’에는 ‘-느-’가 없어 이들이 대립되고, 또 대답 ‘잇나’의 ‘-나’에도 ‘-느-’의 변이형태 ‘-ㄴ-’이 있고, ‘-저/다’에는 ‘-느-’가 없어 ‘-나’와 ‘-저’가 대립됩니다.

이처럼 제주말의 물음과 대답의 짜임은 ‘-느-’가 있는 씨끝으로 물으면, ‘-느-’가 있는 씨끝으로, ‘-느-’가 없는 씨끝으로 물으면, ‘-느-’가 없는 씨끝으로 대답하고, 그에 따라 때소 ‘-ㅇ, -ㄴ’도 결정됩니다. ‘-느-’가 있는 씨끝에는 늘 때소 ‘-ㅇ’이, ‘-느-’가 없는 씨끝에는 늘 때소 ‘-ㄴ’이 호응합니다. 이것은 철저한 규칙입니다. 그러나 표준어는 물음 ‘있느냐’에 대답 ‘있다’여서 이들이 ‘-느-’의 유무로 대립되지 않습니다.

또 하나 씨가름으로 표준어에서는 ‘-느-’가 있는 ‘-느냐’는 움직씨에, ‘-느-’가 없는 ‘-으냐’는 그림씨에 쓰이는 것으로, 이 둘을 변이형태로 보는데, 제주말에서는 ‘-느-’가 있는 ‘-느냐’는 모든 풀이씨에, ‘-느-’가 없는 ‘-으냐’는 움직씨줄기에는 바로 쓰이지 못하는 제약이 있어 이 점도 표준어와 다릅니다. 또 위 표의 ‘있-’이나 ‘잇/이시-’는 어디에서도 움직씨로도 그림씨로도 보기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