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되는 씨끝들의 쓰임(3)

표준어 ‘있느냐’의 대답은 ‘있다’가 쓰였고, 제주말에서는 ‘잇느냐’에는 ‘있나’가, ‘이시냐’에는 ‘잇저’가 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표준어에 쓰인 ‘-느냐’와 제주말의 ‘-느냐’가 같은 꼴이지만, 뜻으로 같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대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 제주말에서 ‘-느냐’는 첫째가리킴/일인칭 임자말에도, 그림씨에도 쓰입니다. 표준어에서는 그런 일이 전혀 없습니다.

ㄱ. 날랑 집이 강 잇/이시느냐?/으, 늘랑 집이 강 이시.

ㄴ. 저슬엔 물에 들어 가민 춥느냐?/으, 저슬엔 물에 들어 가민 춥.

ㄱ은 첫째가리킴의 임자말에, ㄴ은 그림씨에 ‘-느냐’가 쓰인 것이고, 대답도 시킴으로 ‘이시라’가 쓰이거나, 서술인 ‘-나’가 쓰입니다. 이처럼 표준어 ‘있느냐’와 제주말 ‘잇느냐’의 대답이나 쓰임이 다르니까, 표준어 ‘있느냐’와 같은 뜻의 제주말은 무엇인지를 찾아보아야 합니다. 그 대답으로 쓰인 ‘있다’와 ‘잇저’의 뜻이 거의 같기 때문에 ‘이시냐’가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ㄱ. *철순 집이 완 잇느냐?/철순 집이 완 잇다.

ㄴ. 철순 집이 완 이시냐?/철순 집이 완 잇저.

위 ㄱ의 ‘완 잇느냐’는 제주말로는 바른 쓰임이 아닌데도, ㄴ과 같은 뜻으로 잘 씁니다. ㄱ은 제주말이 아니고 표준어와 뒤섞인 것입니다. 제주말의 물음과 대답은 ‘-느-’가 있는 것으로 물으면 ‘-느-’가 있는 대답으로, ‘-느-’가 없는 것으로 물으면, ‘-느-’가 없는 것으로 대답하는 짜임입니다. 그래서 제주말 ‘-잇느냐’엔 ‘잇나’가, ‘이시냐’엔 ‘잇다/저’가 물음과 대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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