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한라병원·WE호텔 공동건강기획
제주, 로하스 아일랜드를 꿈꾸며
18. 세계 물의 날 맞아 '제주의 물' 좌담

'제주 물' 자부심 갖고 '고급화' 전략 나서야
물 접목한 향장·식음료 등 스토리텔링 구축
지난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다. 물의 날을 맞아 제주의 청정자원인 물을 기반으로 웰니스와 로하스를 추구하고 있는 제주한라병원이 제주의 천연자원인 물을 브랜드화하고 제주의 물 응용산업이 가야할 방향과 대안 등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인과 좌담회를 마련했다.
▲사회(김상훈 제주한라병원 대외협력처장) = 제주한라병원이 수치료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아직도 제주도가 물 응용 산업이 가야할 방향, 길 등을 모호하게 찾는 것 같다. 물이라는 특화 자원이 먹는 샘물인 '삼다수' 하나에만 집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 산업이라는 게 향장, 서비스, 음료 등과 접목돼 제주도 물의 우수성이 전체적으로 통일된 개념의 브랜드 네이밍과 다양한 물 응용산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오늘 좌담회에 참석한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찾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김수민 대한뷰티산업진흥원 상무이사 = 필요하지만 모든 것이 '개발과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부딪히는 게 있다. 실제적으로 물, 용암해수 등의 브랜드를 알려야 하지만 현재로선 너무 제한적이고 폐쇄적이다. 조금 더 광범위하게 확장시켜야 한다. 제주도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데 제주도내의 용암해수는 더욱 알 수가 없다. 용암해수를 이용하고 싶어도 반출이 안된다.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제한을 풀어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제주의 자원을 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홍근화 위드오 대표 = 제주의 물을 이용해 생산된 커피음료를 면세점에 납품하고 싶다고 했더니 커피는 제주 특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조례가 바뀌지 않는 한 면세점에 입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저희가 생산하고 있는 더치 커피의 99%가 제주도 물인데 '제주의 것'이 아니라는 건 좀 아쉽다. 또 제주도 자체가 물이 특성화된 제주의 자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제주의 물로 만든 상품에 대해 '제주의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
△정병욱 주영인터내셔널 대표 = 현재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용암해수를 일정부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단지내 입주기업이 용암해수를 이용한 제품을 개발해놓고 공장이 단지 내에 없다는 이유로 생산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또 제주의 물을 활용한 기업들이 외국이나 외국인관광객에게 공동으로 마케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구나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개별기업이 각개약진 형태로 추진하고 있으나 너무 미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제주도 전체적으로 관련 기업들이 결속해서 공동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원정 르쏠레이 대표 = 제가 느끼기로 제주에 진출한 대기업은 제주도산 제품 사용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아마 제품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때문인 것 같다. 내부에서 고객에게 사용하는 제품 하나를 제주도산으로 바꾸려해도 층층시하 일일이 다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주도에서 정책적으로 제주진출 대기업들이 식음 등 제반 분야에서 제주산 제품을 소비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수민 = 전문인력, 차별화된 상품, 차별화된 서비스 등 3가지가 잘 갖춰져 있으면 큰 사업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타지방의 전문 인력이 내려오려 하지 않는데다 지역사람들은 전문교육을 받을 생각이 별로 없는 듯 하다. 또 제주에는 훌륭한 상품이 많은데 제대로 마케팅 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쪽은 조그마한 것도 크게 마케팅 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있는 것도 축소해서 마케팅한다. 고급화 시켜서 잘 포장하면 분명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
△홍근화 = 제주도내 기업명에는 '제주' '한라' '탐라' 등의 단어를 대부분 넣는다. 그 말은 "난 제주야" 라는 걸 마케팅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지방에서 온 기업들은 기업명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예전에는 위드오 밑에다 '프롬 제주'라고 넣기도 했다. 기업들이 제주물의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용암해수든 지하수든 수돗물이든 '제주에서 나온 물'이라는 통합된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본다.
△장원정 =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제가 일하는 숙소의 해안선이 매우 아름답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삼다수를 들고 해안을 달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 장소에는 음이온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거기에서 심호흡을 몇 번 하면 어디가 좋아진다는 등의 스토리텔링을 가미했다.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다. 아침운동하고 들어와서 식사하면 얼마나 맛있겠느냐. 제주의 물에 대해 행정에서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큰 그림을 그려줄 필요가 있다.
▲사회 = 외국 사람들이 제주에 올 때는 제주의 '향기'를 맡고 싶어서 온다. 그 향기는 지역도민들로 부터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기, 제주도 기업이 만들어낸 커피, 썬크림 등을 올레길 코스 등 각 마을의 유명한 용천수 등과 연계하면 물에 대한 스토리텔링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 권·고경호 기자

좌담 기고 / 김상훈 제주한라병원 대외협력처장
제주도는 환경적 가치가 높은 자원중에 가장 활용성이 뛰어난 최고의 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수자원의 보존은 물론 물 응용산업에 있어서도 체계적인 시스템과 국제적 인지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게다가 제주는 국제적인 관광휴양지로 발돋움하면서 방문자들의 국적과 종교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국제 기준에 맞는 기업환경 조성 및 상품개발을 위한 인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관심을 끄는 것이 이마스(EMAS)와 할랄(HALAL)인증이다.
이마스(EMAS:Eco-Management and Audit Scheme, 환경경영 및 감사 제도)는 기업의 환경경영을 합리적인 기준에서 평가하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으로 유럽연합에서 1993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현재 이마스에는 전세계 4500여개 기업 및 기관, 8150여개의 사업장이 가입돼 있다.
또 할랄인증이란 이슬람 율법 및 기준에 적합해 무슬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음을 인증하는 제도이다. 여기에는 식음료, 화장품, 기능성식품, 소비재, 음식서비스, 금융, 물류, 여행, 호텔 등이 모두 인증대상에 포함된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등 세계가 인정한 제주의 환경가치를 세계 환경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도의 환경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내부의 환경관리체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이마스 인증과 같은 해외의 선진 환경경영 인증사례를 활용해 지역기업들이 환경경영의 추진주체로서 함께 동참하고 이마스 인증을 통해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
또 제주를 찾는 무슬림들을 위한 상품개발이 필요해지고 있다. 제주도가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뷰티향장산업, 청정 헬스푸드 산업의 기업들이 17억 무슬림 시장으로의 진출은 물론 무슬림 관광객 유치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