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에 대한 이해] 대립되는 씨끝들의 쓰임(8)
움직씨 줄기에는 ‘-느냐, -ㄴ다’만 쓰이고, ‘-으냐, -다’는 안 쓰이는데 안맺음씨끝이 있을 때는, 표준어와 제주말에서 다른 현상이 나타납니다.
<표8> ‘가느냐 - 간다’에 시제 ‘-았-’과 동작상 ‘-암시-, -아시-’를 넣었을 때
| 기본 | 표준어 | 기본 | 제주말 | 때소 | -느- | ||||
| 물음 | 대답 | 물음 | 대답 | 물음 | 대답 | 물음 | 대답 | ||
| 가느냐 | 간다 | 갔느냐 |
| 가느냐 | 간다 | 감시느냐 | 감신다, 감시라 | -ㅇ |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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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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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시냐 | 감ㅅ저 | -ㄴ |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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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느냐 | 가신다, 가시라 | -ㅇ |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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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냐 | 갓저 | -ㄴ | 없음 |
먼저 표준어를 보면, 기본의 ‘가느냐 -간다’에 ‘-았-’을 넣으면 ‘-느냐’는 ‘-갔느냐’로 쓰이나 ‘-ㄴ다’는 ‘*갔는다’로 되지 않고 ‘갔다’로만 쓰입니다. 마치 ‘있느냐 - 있다’에서 ‘있었느냐 -있었다’가 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갔다’의 물음일 법한 ‘*갔냐’는 물론 ‘*고왔냐, *책이었냐’ 따위로도 쓰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표준어에서는 물음과 대답이 ‘-느-’의 유무로 대립되는 일이 없습니다.
제주말에서는 ‘-느냐, -ㄴ다’와 ‘-으냐, -다/저’들은 잡음씨와 그림씨줄기에는 모두 쓰이나 ‘-으냐, -다/저’는 움직씨줄기에는 동작상이 있어야만 쓰입니다. 이게 제주말 특유의 때소 ‘-ㄴ’과 호응하는 마침법씨끝들의 제약입니다. 그래서 제주말에서는 ‘-느-’의 유무로 물음과 대답이 짝을 이루면서 대립된다고 하는 겁니다.
제주말 마침법씨끝들은 물음과 대답에서 짝을 이뤄 쓰이면서, ‘-느냐 - -ㄴ다’ 계는 때소 ‘-ㅇ’과, ‘-으냐 - -다/저’ 계는 때소 ‘-ㄴ’과 호응하는 두 계열로 나뉩니다. 이것은 제주말이 가진 큰 특징입니다.
송상조 문학박사·㈔제주어보전회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