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전설]<34> 가시오름 강당장

▲ 가시오름. 요즘은 '가세오름'이라고 불린다.

엿날, 가시리(加時里)에 강당장(康當長)이옝 는 큰 부제가 살아서마씀. 주벤 땅덜이 딱 그 집의 거라 놓으난, 의 땅을 랑 뎅길 필요가 엇일 정도로 부제라십주.

를은 어느 멩지관(名地官)이 그 을을 지나가단, 날이 어두완 그 주벤에서 질로 부제 강당장 집이 들려서마씀.

“주인 아접씨, 돌아뎅기는 나그넨디 를밤만 재와 줍서.” 난

“잘 방이 엇수다.” 멍 강당장은 냉정게 고개를 돌려십주.

지관은 강당장 집이서 나오멍사라, 바로 그 앞의 씨러져가는 막살이로 가신디, 그 집은 경주김씨 댁이라십주.

“주인 아접씨, 를밤만이라도 묵엉 갈 수 엇이쿠가?”

“소님이 보문 알 텝주마는 묵고 갈 만 집이 못 뒈여부난, 어떵 여시문 좋으쿠가?”

“앚앙이라도 를밤만 보내영 가커매, 재와만 주십서.”

“그치록 딱 정이걸랑 나고 은 방의서 를밤 자게마씀.”

가난 김씨 집인 방이 나베끼 엇어부난 주연광 나그네가  방의서 자사  형펜이라십주. 경주마는, 김씨 부인은 지다리 가죽 주멩기에 식겟날 메 젠 가냥엿단   줌 덜언 밥연 올려서마씀.

그날 밤의  자멍 지관은 너미 고마완, 부제로 잘 살멍도 이녁을 박접 강당장 집을 망게 멘들곡, 가난멍도 인심 좋은 김씨 집을 부제 뒈게 멘들 궁리를 여십주. 아적이 일어난 지관이 주연신디,

“죄송우다마는, 강당장 집의 강, 우리 집의 유멩 지관이 완 싯젱만 아줍서.”

지관이 는 대로 김씬 강당장신디 간, 이만저만우덴 아서마씀. 경난 강당장은 더 부제로 살 욕심으로, 그 지관을 이녁네 집더레 오도록 전여 도렝 김씨신디 당부여십주. 강당장은 어제 문전박대엿단 그 지관을 집안으로 초청여단, 상다리가 뿌서질 정도로 련 대접여서마씀. 대접을 받은 후제 지관은 강당장신더레,

“무신 소원이 싯수가?” 난

“밧이나 집은 놈 부러울 게 엇수다마는, 황쉐나 백 수 부리고졍 는 게 소원이우다.”

“경걸랑, 그만 자릴 봐 드립주.”

“아이고, 고맙수다.”

“우선 당신네 선묘덜이나  번 강 보게마씀.”

강당장은 지관이 는 대로 라 선묘덜을 붸우멍 산더레 안내여서마씀. 지관은 정말 좋은 멩당자리에  선묘가 앚안 이신 걸 봐십주. 강당장이 이치록 잘 사는 것도 그 산의 음덕(蔭德)임이 분명 거라마씀. 경연 슬슬 그 산자릴 당시멸망지지(當時滅亡之地)로 웬기게  계책으로,

“이 산자릴 다른 딜로 이장기만 문, 당신 소원은  이루와지쿠다.”

“고맙수다.”

“경고 이장(移葬) 때 멩심여사  게 나 싯수다.”

“무시거마씀?”

“이장는 도중에 어떤 일이 셔도 군소리를 영은 덕이 엇일 거난 멩심서.”

지관은 음 먹은 대로 강당장신디 산자리 날 잡아줘서마씀. 그 자리가 바로 당시멸망지지라십주.

경여 둰 을을 떠나멍 김씨신디 간, ‘강당장이 꼼 시문 선묘  자릴 웬길 거난, 바로 그 자리에 집을 짓이렌 아서마씀. 김씨는 강당장 스왕 경 못뎅 난, 이녁이 다 알안 조치여 둬시난 걱정말렝 여십주.

강당장은 선묘의 덕으로 황쉐 백 수 거느려보젠 선친의 산자릴 파기 시작여서마씀. 건줌 파신디, 갑째기 그 소곱의서 청비둘기  쌍이 푸드득 연게 하늘로 아가 부러십주. 경여도 강당장은 속솜연 지관이 정해 준 산자리로 웬겨서마씀.

이장이 건줌 끗난 산담을 곱게 치장젠 큰 돌덩어릴 나 둥그리단, 잘못 연 털어지는 름에 강당장은 그 자리에서 직사여서마씀. 가난엿단 김씨는 지관의 말대로 그 이장여분 자리에 집을 짓언, 얼매 엇임에 지관의 말대로 큰 부제가 뒈여서마씀.

지금도 당시멸망지지엔 강당장네 선묘가 그냥 골총 뒈연 싯주마는 후손은  사름도 엇이 씨멜족고, 경주 김씨 집안은 집자리를 웬긴 후제로 후손덜장 부제로 려오고 이십주.

이런 내용의 이약은 하간듸서 불르는 레는소리에도 퍼젼 이서마씀.

“가시오름 강당장 집의/ 싀콜방에 세글럼서라”

이 소리에서 ‘싀콜방에’는 강당장, 지관, 김씨 싀 사름의 관계고, 멩지관의 농간에 욕심쟁이 강당장만 망연 안 뒈엿젱 는 연을 담은 게 아닌가 여마씀. (「제주도전설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지다리 : 오소리

주멩기 : 주머니

가냥다 : 간직하다

웬기다 : 옮기다

 : 곧. 금방

습다 : 무섭다

건줌 : 거의

레 는 소리 : 맷돌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

싀콜방에 : 방에 하나에 셋이서 번갈아 찧는 일

세 글르다 : 사이가 어긋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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