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전설]<34> 가시오름 강당장

엿날, 가시리(加時里)에 강당장(康當長)이옝 는 큰 부제가 살아서마씀. 주벤 땅덜이 딱 그 집의 거라 놓으난, 의 땅을 랑 뎅길 필요가 엇일 정도로 부제라십주.
를은 어느 멩지관(名地官)이 그 을을 지나가단, 날이 어두완 그 주벤에서 질로 부제 강당장 집이 들려서마씀.
“주인 아접씨, 돌아뎅기는 나그넨디 를밤만 재와 줍서.” 난
“잘 방이 엇수다.” 멍 강당장은 냉정게 고개를 돌려십주.
지관은 강당장 집이서 나오멍사라, 바로 그 앞의 씨러져가는 막살이로 가신디, 그 집은 경주김씨 댁이라십주.
“주인 아접씨, 를밤만이라도 묵엉 갈 수 엇이쿠가?”
“소님이 보문 알 텝주마는 묵고 갈 만 집이 못 뒈여부난, 어떵 여시문 좋으쿠가?”
“앚앙이라도 를밤만 보내영 가커매, 재와만 주십서.”
“그치록 딱 정이걸랑 나고 은 방의서 를밤 자게마씀.”
가난 김씨 집인 방이 나베끼 엇어부난 주연광 나그네가 방의서 자사 형펜이라십주. 경주마는, 김씨 부인은 지다리 가죽 주멩기에 식겟날 메 젠 가냥엿단 줌 덜언 밥연 올려서마씀.
그날 밤의 자멍 지관은 너미 고마완, 부제로 잘 살멍도 이녁을 박접 강당장 집을 망게 멘들곡, 가난멍도 인심 좋은 김씨 집을 부제 뒈게 멘들 궁리를 여십주. 아적이 일어난 지관이 주연신디,
“죄송우다마는, 강당장 집의 강, 우리 집의 유멩 지관이 완 싯젱만 아줍서.”
지관이 는 대로 김씬 강당장신디 간, 이만저만우덴 아서마씀. 경난 강당장은 더 부제로 살 욕심으로, 그 지관을 이녁네 집더레 오도록 전여 도렝 김씨신디 당부여십주. 강당장은 어제 문전박대엿단 그 지관을 집안으로 초청여단, 상다리가 뿌서질 정도로 련 대접여서마씀. 대접을 받은 후제 지관은 강당장신더레,
“무신 소원이 싯수가?” 난
“밧이나 집은 놈 부러울 게 엇수다마는, 황쉐나 백 수 부리고졍 는 게 소원이우다.”
“경걸랑, 그만 자릴 봐 드립주.”
“아이고, 고맙수다.”
“우선 당신네 선묘덜이나 번 강 보게마씀.”
강당장은 지관이 는 대로 라 선묘덜을 붸우멍 산더레 안내여서마씀. 지관은 정말 좋은 멩당자리에 선묘가 앚안 이신 걸 봐십주. 강당장이 이치록 잘 사는 것도 그 산의 음덕(蔭德)임이 분명 거라마씀. 경연 슬슬 그 산자릴 당시멸망지지(當時滅亡之地)로 웬기게 계책으로,
“이 산자릴 다른 딜로 이장기만 문, 당신 소원은 이루와지쿠다.”
“고맙수다.”
“경고 이장(移葬) 때 멩심여사 게 나 싯수다.”
“무시거마씀?”
“이장는 도중에 어떤 일이 셔도 군소리를 영은 덕이 엇일 거난 멩심서.”
지관은 음 먹은 대로 강당장신디 산자리 날 잡아줘서마씀. 그 자리가 바로 당시멸망지지라십주.
경여 둰 을을 떠나멍 김씨신디 간, ‘강당장이 꼼 시문 선묘 자릴 웬길 거난, 바로 그 자리에 집을 짓이렌 아서마씀. 김씨는 강당장 스왕 경 못뎅 난, 이녁이 다 알안 조치여 둬시난 걱정말렝 여십주.
강당장은 선묘의 덕으로 황쉐 백 수 거느려보젠 선친의 산자릴 파기 시작여서마씀. 건줌 파신디, 갑째기 그 소곱의서 청비둘기 쌍이 푸드득 연게 하늘로 아가 부러십주. 경여도 강당장은 속솜연 지관이 정해 준 산자리로 웬겨서마씀.
이장이 건줌 끗난 산담을 곱게 치장젠 큰 돌덩어릴 나 둥그리단, 잘못 연 털어지는 름에 강당장은 그 자리에서 직사여서마씀. 가난엿단 김씨는 지관의 말대로 그 이장여분 자리에 집을 짓언, 얼매 엇임에 지관의 말대로 큰 부제가 뒈여서마씀.
지금도 당시멸망지지엔 강당장네 선묘가 그냥 골총 뒈연 싯주마는 후손은 사름도 엇이 씨멜족고, 경주 김씨 집안은 집자리를 웬긴 후제로 후손덜장 부제로 려오고 이십주.
이런 내용의 이약은 하간듸서 불르는 레는소리에도 퍼젼 이서마씀.
“가시오름 강당장 집의/ 싀콜방에 세글럼서라”
이 소리에서 ‘싀콜방에’는 강당장, 지관, 김씨 싀 사름의 관계고, 멩지관의 농간에 욕심쟁이 강당장만 망연 안 뒈엿젱 는 연을 담은 게 아닌가 여마씀. (「제주도전설지」)
김창집 소설가·제주작가회의 자문위원
지다리 : 오소리
주멩기 : 주머니
가냥다 : 간직하다
웬기다 : 옮기다
: 곧. 금방
습다 : 무섭다
건줌 : 거의
레 는 소리 : 맷돌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
싀콜방에 : 방에 하나에 셋이서 번갈아 찧는 일
세 글르다 : 사이가 어긋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