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을의 유래를 찾아서]27.중문동
산남 서부생활권 중심지…빼어난 절경 자랑
좁은 도로·하수구 등 불편…공동체 해체도
서귀포 서부 생활권의 중심지 중문동은 1981년 4월 13일 서귀읍과 중문면을 통합하면서 이루어진 12개 동 중 하나로, 중문마을과 대포마을, 하원마을, 회수마을을 통합한 동이다. 중문동은 천제연과 주상절리대, 영실기암 등 천혜의 생태자원과 제주올레8코스의 빼어난 절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1차·3차 산업이 혼합된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로서 서귀포시 핵심도시로 도약하고 있는 중문동의 과거와 미래발전 과제를 들여다본다.
▲지역 행정·산업의 중심지 중문마을
중문마을은 중문면의 면 소재지였으며 행정, 산업의 중심지였다. 초·중·고등학교와 우체국, 은행지점 등이 있으며 인근 마을들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마을 이름인 중문(中文)은 고려말(서기 1300년대)에 원(院) 제도가 생겨난 후 천제연 웃소동편 중문원이 생기면서 중문이라는 이름이 기록됐다.
중문동의 마을 이름에 대해서는 또 하나의 설이 있다. 지세를 정찰하던 한 선비가 마을 북쪽 5㎞지점의 '녹화지'에 이르러 마을을 내려다보니 이 마을의 형상이 붓과 벼루 가운데 놓여있는 책과 같다 하여 중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다.
▲지역 큰 포구 역할 대포마을
대포마을의 설촌은 지금으로부터 450년 전쯤으로 추정되며, 대포포구 근처인 '절터왓'과 '동골왓' 일원에 마을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온다.
이를 뒷받침하는 듯 지금도 동골왓 일대에는 대나무와 양하들이 돌담 굽에 자생하고 있고 정주목과 주춧돌의 파편들도 보인다.
그 후 많은 사람이 마을로 이주해 오면서 지금의 포구 동쪽으로 1㎞ 떨어져 있는 속칭 '소동이터'에 자리 잡았던 것으로 전해온다. 사람들이 현 마을로 옮겨올 무렵 큰개(大浦)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한다.
마을 이름이 큰개인 것은 마을 동쪽 해안가의 포구가 과거에 이 고장의 큰 포구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샘이 많은 하원마을
하원마을의 설촌은 법화사(法華寺)의 건립과 비슷한 시기로 보인다. 이 사지의 발굴로 그 설립 연대는 대충 원(元)이 제주 통치 시기인 1273년(원종 14년) 이후 100년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절이 지어지던 무렵 마을 상류인 영실의 불래악(볼래오름)에도 절이 있었고 법정에도 사찰이 있었다. 구전에 의하면 불래악 사찰을 중심으로 그 일대를 상원(上院)이라 했으며 법정악 사찰을 중심으로 그 일대를 중원(中院), 그리고 법화사 일대를 하원(下院)이라 했는데, 지금의 마을 이름 하원(河源)도 그 하원(下院)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이 하원(下院)의 마을 이름은 1850년(경술년)까지도 계속돼오다가 마을 주위에 법화수, 원두수, 통물, 큰이물, 개상골 등 샘이 많다고 해서 하원(河源)이라 고쳤다고 전해진다.
▲제2횡단도로 개통 후 발전 거듭 회수마을
옛 이름이 '도래물'인 회수마을은 하원동의 법화사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애초 이름은 상문(上文)이였다가 도문(道文)마을, 현재의 회수마을로 바뀌었다고도 한다.
1948년 4·3으로 대포마을로 이주했던 마을 사람들은 4·3이 진압될 무렵 계엄사령부의 집단체제 부락형성계획에 따라 대포리 27세대와 이 부락 101호 등 128동이 옮겨와 살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제 이후 지역적으로 소외 되는 듯했으나 1975년 제2횡단도로가 개통되면서 교통이 원활해지고 개발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낙후한 생활 인프라·사라지는 마을공동체
일주도로 중심 상가 밀집 교통 혼잡
일부 지역 하수구 없어 환경오염 우려
중문동은 편도 1차선의 좁은 일주도로를 중심으로 우체국과 제주은행 등 금융기관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 각종 상가가 밀집돼 교통 혼잡으로 골치를 앓는다.
특히 중문관광단지와 이웃하고 있지만 마을과 관광단지를 바로 이어주는 도로가 없어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도시계획도로가 조성되지 않아 주민과 관광객에게 통행불편을 주면서 교통난까지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관광도시 발전으로 인해 이주민들이 급증하면서 이어져 오던 마을공동체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또 중문119센터 뒤쪽 지역은 지대가 도로보다 낮아 오래전부터 하수구를 설치하지 못하고 지하침투식으로 하수를 처리하면서 지하수 오염 등 지역 환경오염 우려를 낳고 있어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 "정겨운 도·농복합도시 만들 것" |
| 중문마을회 김상돈 회장 "다양한 마을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주민 모두가 행복한 마을을 만들겠습니다" 중문마을회 김상돈 회장은 "중문마을은 중문동의 중심지답게 주요 기관을 품고 있고 최근에는 국내 관광객은 물론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마을을 찾으면서 활기를 찾고 있다"며 "하지만 도로가 좁고 건물이 낡아 쾌적하고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문향토오일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주민들의 소식을 듣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소통의 공간"이라며 "하지만 최근 들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할머니 장터 등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장터와 야시장과 연계한 지역 소통 공간을 만들겠다"며 "특히 관광산업 발달 등으로 이주민이 늘면서 마을공동체가 사라지고 있다. 마을회 등 지역 자생단체와 함께 관광1번지 도·농복합도시로 발전하면서도 정겨운 인간냄새가 풍기는 마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