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오라동

▲ 오라동은 모오·사평·연미·정실·월구·공설·동성 등 7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졌다. 평화로운 자연마을에서 차츰 도시화로 변하면서 주차난 심화 등의 몸살도 겪고 있다. 사진은 사평마을 전경으로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김영모 기자
오라동(동장 강정호)은 한라산 정상으로부터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형성된 도농복합지역으로 오라1·2·3동으로 구성됐다. 오라동의 면적은 28.74㎦, 제주시 동지역에서 4번째로 크다. 크기도 크기지만 다양한 식생이 자라는 오름들과 방선문의 절경, 조설대에서 전해지는 선열들의 우국충정과 주민들의 애향정신도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도심 속 힐링1번지' 라는 목표로 발전하고 있는 오라동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자
 
7개 자연마을…"정확한 지명유래 정립 필요"
올레숲길 전원마을…주차난 심화 주민 불편
 
'나 오' '그물 라'의 근원

오라동(吾羅同)은 모오·사평·연미·정실·월구·공설·동성 등 7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졌다. 설촌연대는 각 마을마다 다르고 문헌상에 기록돼 있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다. 오로지 구전에 의해서만 미루어 짐작되고 있는데 이중 근·현대 이후 지명이 생긴 공설·동설마을을 제외한 나머지 마을들은 300~400년전에 설촌됐다고 전해진다. 

모오(牟梧)마을은 '농토가 비옥해 보리농사 잘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사평(沙坪)마을은 '모래가 많은 평평한 들'에서 마을지명이 유래됐다.

연미(淵味)마을은 '주민들이 일군 연못의 좋은 물맛', 정실(井實)마을은 '우물이 좋은 동네', 월구(月龜)마을은 '달 모양과도 같은 지형'에서 나왔다. 공설·동성마을은 주민 모두가 마을 발전을 이룩하고 마을이 크게 성장하길 바라는 염원에서 나온 지명이다.

하지만 마을의 대표격인 '오라(吾羅)'라는 지명은 어디서 유래됐는지 밝혀진 바가 없다.

17~18세기 '제주삼읍도총지도' '제주읍지' 등에 따르면 오라동은 '오라호' '오라위'로 불렸고 한자로는 '나 오'에 '그물 라'가 차용됐다.

"옛 지명이 '월라촌'인 월구마을은 오라동 사람들이 처음 살았던 곳으로 '오라'는 '월라'를 편히 부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어른들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라·오라·사라 등의 지명은 불교 범어용어에서 유래된 것 같지만 아마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오라'의 지명유래는 구전에 의해 다양한 추측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체성 정립 등을 위해서라도 유래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 어우늘 잃어버린 마을 표석.
구국 항쟁과 4·3상처 오롯

한편 오라동은 한국 근현대에 이르러 역사의 맥을 같이 했는데 '조설대'와 '4·3 잃어버린 마을'이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다.

조설대는 1905년 을사늑약으로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자 당시 선비인 이응호가 비밀결사인 '집의계'를 조성해 구국을 도모하던 곳이다.

오라동의 잃어버린 마을은 4·3이 발발한 후 오라리 방화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후 군경의 대토벌로 연미마을, 정실마을이 불타고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됐다.

여기서 오라동의 '어우늘' '해산이' '고지레' 마을은 복구되지 못하고 잃어버린 마을로 남게 됐다.

현재 조설대 비석과 잃어버린 마을을 가리키는 표석은 당시 겪은 풍운과 비극의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 방선문
좁은 길 차량통행 빈번 안전 위협

오라동에는 올해 3월 기준으로 3582세대·주민 9186명이 거주하고 있고 입주민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평화로운 자연마을 속에서 차츰 변해가는 도시화, 관광인프라는 오늘날 오라동의 강점으로 '주민 1만명 시대'란 전망도 가볍게 나온다.

오라동은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마을공동체들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공익을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현안 문제로는 마을내 좁은 길목에 빈번한 차량 통행과 주차난이 지목됐다. 실제로 오라초등학교가 위치한 연미마을에는 많은 차량이 오가는 가운데 양면 주차로 학생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설대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항일정신의 산실인 만큼 '집의계'를 조직한 12인의 유학자에 대한 조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조설대에서는 오라동 주관으로 선조들의 우국충정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한 경모식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육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오라동주민센터의 주민숙원사업인 방선문 명품화 사업에 대한 투자는 올해도 활발하게 진행될 계획이다. 방선문은 그 빼어난 절경으로 이미 잘 알려져있지만 지난해부터 계곡의 낙석과 균열 문제로 방문이 통제됐다. 이에 따라 오라동주민센터는 시민들이 방선문 관람에 불편이 없고 방선문 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제주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김영모 기자 
 
"방선문 가치 향상 등 역점 추진"
 
이임홍 오라동 주민자치위원장

이임홍 오라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올해 주민자치센터의 중점사안으로 방선문의 가치를 제고하고 오라올레길(방선문 가는 숲길)의 정비·확장에 역점을 뒀다.

오라올레길은 오라동 주민자치위원회의 특성화 사업으로 고지교에서 방선문까지 이르는 숲길이다. 

이 위원장은 "올레길의 출발지점을 오라동주민센터의 한천변으로 정확하게 구역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5㎞의 긴 숲길을 세심하게 정비하는 일은 주민자치위원회의 인력만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이를 위해 금년도 추가경정예산 건의안으로 오라동주민센터와 충분한 논의를 거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마을 골목마다 볼 수 있는 양면주차의 문제와 이로 인한 주민들의 안전사고를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오라동이 살기 좋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아침·저녁의 출퇴근 차량들로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고 관련 민원도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며 "바람직한 주차에 대한 홍보와 계도, 시민의식이 요구되는 것과 동시에 행정의 중장기적인 도시계획건설에서는 오라동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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