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단독주택에 살아온 김씨(58·제주시 일도2동). 집에서 평범하게 노년을 보낼까 생각도 했지만, 80평 규모의 저택(?)을 관리하기엔 부담이 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초 저금리시대에 팔 수도, 전세를 놓을 수도 없는 형편. 망설이던 차에 김씨는 주변에 원룸 임대주택이 하나둘 생기는 것을 보고 주택 전문업체를 찾아갔다. 사업성을 검토해본 결과 입지조건도 좋은데다 최근 원룸 선호자들이 늘어나면서 임대수익이 쏠쏠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받은 김씨는 곧바로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제주에서 재테크하면 으레 주식이나 토지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수익이 한정돼 있는 데다 주식인 경우 휴지조각이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재테크의 개념정립이 시급해지면서 주택 재테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불고 있다. 바로 원룸 신축붐이 그것이다.

신제주 지역에서는 현재 353호의 공동주택(원룸)이 지어지고 있다. 노형동 주변과 1·2도 지구의 경우 기존 다가구, 다세대를 증·개축하거나 아예 단독주택을 허물고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있다.

단독주택을 다세대로 지을 때에는 해당 동사무소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제주시 주택과에 따르면 올 10월말 현재 신고건수가 57건, 758호에 달한다. 이는 총 주택 허가건수의 14.1%를 차지하고 있는 것.

원룸 및 다세대 주택 건립이 붐을 이루고 있는 이유는 우선 저금리 때문. 은행예금이나 주식투자를 통한 재테크는 물론 전세를 놔도 별 소득이 없자 사업자들이 수익성 부동산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비록 심한 굴곡은 있긴 하지만 원룸 임대료

특히 신제주는 지역특성상 임대료가 높아 보다 안정적이라는 장점 때문에 가장 활성화 돼 있는 지역.

이는 원룸 수요층이 많이 형성돼 있기 때문인데, 그 수요층은 대부분 유흥업소 여종업원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원룸을 선호하는 이유는 업소출입을 위해 밤마다 나가야 한다는 불편함과 이웃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적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 게다가 결혼시즌과 학군·지점 증가 때문에 학생이나 직장인, 신혼부부들이 많은 수요층을 차지하고 있다.

교통, 주차장 등 입지조건이 좋다면 상가 주택이나 독신자·신혼부부를 위한 원룸 등으로 용도변경해 임대사업을 할 수 있다.

관련 세제 지원도 강화됐다. 전용 면적 18평 이하 주택을 신축하거나 분양 임대사업을 하는 경우 취득세와 등록세가 전액 감면되고, 올 상반기에는 시·도별로 조례가 개정돼 18∼25.7평 주택도 취득세와 등록세가 25% 감면되고 있다.

그럼 원룸을 분양해 임대사업을 할 경우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미듬종합건설 리드빌의 경우를 예로 들면 자신의 돈 4500만원이면 은행저리융자 6000만원과 임대보증금 3000만원을 받고 원룸 3가구를 구입할 수 있다.

3가구를 보증금 200만원, 월세 30만원에 임대를 해줄 경우 연수익 660만원(은행이자 제외한 가격) 정도 되는데, 이는 4500만원을 은행예금으로 넣을 경우의 180만원보다 14.6% 높은 수익이다.

특히 연동지역 원룸의 경우 규모는 12∼16평에 불과하지만 보증금이 다른 지역보다 높게 거래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다.<글=김미형 기자·사진=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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