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왜 이렇게 초라해졌는지.
얼굴은 확확 달아오르고 늘 피곤하다.
자식들에게, 남편에게 난 한낱 밥하는 아줌마인가.
내가 가졌던 꿈은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우울하다. 기력이 없다. 부부관계도 싫다.
친구들은 화려한 외출(?)도 해보았다는데…”-44세 남씨(서귀포시 서귀동)
▣여자로서 끝일까
남씨의 폐경기 증상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호전됐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대인관계를 꺼려했던 그녀는 자신도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했다.
“퇴근 후엔 집에서 가까운 헬스센터에서 가볍게 에어로빅을 하는데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는 남씨는 전에 자녀에게 듣던 얘기를 떠올렸다.
“고 1학년인 아들녀석에게‘자신만의 시간을 좀 가져 보라’는 소릴 들었다. 왜 진작 그렇게 하지 못했나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요새 그녀가 주변인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더 젊어지고 얼굴에 생기가 넘친다’는 소리다.
현모씨(50·과양로터리)는 한동안 마음이 황량했었다.
늘 바쁜 남편과 사춘기를 겪는 자녀들은 제 맘대로 행동해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아도 그 때 뿐.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지만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자녀’들은 그녀를 더 힘들게 했다.
늦게 아기를 가졌는데 당시 산후조리를 잘못해 얻은 허리디스크도 그녀의 우울증을 더하게 했다.
남편과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한다느니 여행을 한다느니 하는 친구들 얘길 듣는 날이면 그녀의 마음에는 그런 말들로 인한 상처가 생긴다.
부부관계를 갖은 지도 가마득했다. 왠지 남편이 이를 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때문에 점도 쳐보고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기도 했으나 별다른 해결책은 없었다.
그러던 그녀는 지난 여름부터 통증이 더 심해진 허리디스크를 치료하면서 마음을 다져갔다.
절에 가서 불공드리고 서예 등 평소 미뤄뒀던 취미생활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자녀들 교육 때문에 그만 뒀던 피부미용사일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결국 내 자신이 문제였다. 가족들은 자신의 일로 바쁜데 나는 나이만 먹고 별로 하는 일도 없어 그렇게 괴로웠나 보다”
이제는 위축됐던 생각도 다소 풀렸고 소외감이나 괴로움도 많이 사라졌다. 서예를 할 때에는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어 즐겁다. 요즘 그녀는 취미생활 외에도 봉사활동 등으로 바쁘게 지낸다.
▣폐경기, 인생의 자연스런 과정일 뿐
폐경기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45세에서 65세까지. 예전에는 폐경이 부정적인 병증으로 인식됐지만 요즘은 자연스런 인생의 과정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최근 도내 중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건강개념의 의미에 대한 연구’를 한 바 있는 한라대 강문정 교수(46·간호학)는 “가족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았던 폐경기 여성들이 자신의 일을 적극 찾아 나서는 경향이 엿보인다”면서 “취미생활과 봉사활동 등을 통해 자기 시간을 갖는 주부들에게 폐경기란 무의미한 것 같다 ”고 지적했다.
전업주부에서 사회활동과 직장 등으로 자신의 입지를 굳혀 가는 이 여성들에게 가족들의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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