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의 해양 생태보고서]6.제주의 산호

다윈, 거초·보초·환초로 분류
환경영향·온난화 방지 기능도
국내132종 중 92종 제주 서식
특수종 확대 천연기념물 지정
다윈의 산호초.
다이버들이 제주바다의 형형색색 아름다운 산호를 직접 관찰하고 물 밖에 나와서 산호초가 멋지다고 말하기도 한다. 산호초. 하지만 제주바다에 산호는 있지만 산호초는 없다. 산호초는 석회질로 이루어진 산호의 외골격이나 석회조류가 얕은 바다에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일정의 언덕을 말한다. 그러니까 산호초를 구성하는 산호는 돌처럼 딱딱한 경산호이며 지구상의 산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연산호와는 정반대 성질로 제주바다의 연산호는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산호초의 형성과정을 처음 밝힌 찰스 다윈은 전 세계를 탐험하면서 다양한 열대 산호초지역을 관찰했다. 그 결과 1842년 산호초를 거초·보초·환초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생성과정을 밝혀냈다. 다윈의 분류는 지금도 사용될 정도로 과학적 근거를 바탕 한다. 거초는 해안선을 따라 얕은 바다에 퍼져 붙어 있는 것, 보초는 연안과 평행하게 멀리 떨어져서 에워싸고 있는 것, 그리고 침강한 섬주위에 둥그렇게 산호초만 남아 환초가 된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는 길이 2,600㎞에 달하는 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이며 인공위성에서도 관찰되는 광활한 대보초이다.
지구상 산호의 역할.
산호는 단단한 성질과 한자리에 붙어 자라는 특성 때문에 18세기까지 광물이나 식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지만, 산호는 해파리나 말미잘처럼 강장, 입, 촉수를 가진 자포동물에 속하며 동물성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 전 세계 2,500여 종이 분포한다. 산호초는 지구상에 0.1퍼센트도 안 되는 면적이지만 해양생물의 1/4이 이곳에 어우러져 살아가고 생물학적으로 가장 거대한 구조물로 평가된다.
최근 해양학자들은 산호가 바다뿐 아니라 지구 전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며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산호의 폴립 속에 사는 편모조류는 1cm3당 100~200만 마리이며 광합성을 한다. 이들 광합성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만들어낸다. 바다에 천문학적인 수의 산호가 가진 폴립 속에 헤아릴 수조차 없는 편모조류들의 광합성은 자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줄어들게 되고 온난화의 열기도 식혀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단위 면적당 산호의 광합성능력은 밀림지대보다 뛰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니 산호가 가진 놀라운 능력을 새롭게 일깨워준다. 그러나 해양학자들은 산호들이 광합성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날로 해양오염이 심각해지는 사실을 우려한다.

제주바다의 산호.
꽃처럼 아름다움을 피우고 있는 제주바다의 연산호주변을 살펴보면 또 다른 가지각색의 산호들이 무수히 관찰된다. 부채꼴 산호들, 회초리처럼 뻗는 산호들, 소나무를 닮는 등 다양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몸체는 거의 각질로 이루어져 파도나 조류의 움직임에 따라 정도껏 휘어지기도 한다. 순수 석회질로 이루어지고 암반에 보자기를 덮어놓은 듯한 단순한 모양의 돌산호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제주바다의 모든 산호들은 군락을 이룰지언정 개체마다 독립되어 있어 산호초를 이루지는 못한다. 우리나라 바다의 산호는 전체 132종으로 그중 92종이 제주바다에 서식하며, 66종은 제주해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제주바다의 산호 역시 온난화 영향을 받아 고수온에 서식하는 석회질의 돌산호가 부쩍 늘어난다. 특히 그물코돌산호와 거품돌산호의 경우 예전엔 간간히 있는 곳에서만 따로 관찰되었는데 지금은 제주바다 어디라도 발견될 정도로 확산되어 있다. 산호초를 형성하는 석회질산호의 특징처럼 이들도 군락이 커져가고 더욱 낮은 수심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유사한 신종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돌산호의 서식영역확대는 해조류 층이 점차 잠식되는 사실이 문제이다.
제주어로 '무낭'이라 불리고 소나무를 닮은 '해송'도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해송은 2~3m 크기로 자라는 대형종으로 중심기둥이 손가락 굵기 정도에 불과하지만 강도가 매우 높아 도장, 지팡이 등의 세공품 재료로 이용되어 왔다. 그런 까닭에 남획이 성행할 당시에는 지방의 잠수부들까지 제주바다에 원정을 다닐 정도였고 급기야 멸종위기를 맞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해송은 2005년 천연기념물 제456호와 457호로 지정하였고,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밖에 수지맨드라미류의 연산호를 제외한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된 산호는 둔한진총산호, 망상맵시산호, 별혹산호, 잔가지나무돌산호, 진홍나팔돌산호, 착생깃산호, 깃산호, 유착나무돌산호, 그리고 해송을 포함한 9종이며 모두 2급으로 지정되었다. 서식분포는 제주바다이지만 해송을 포함하여 남해 근해까지 올라가는 종도 있다.
| 수중세계 원색 보려면? |
| 플래시·라이트 설정 필요 열대바다를 연상하면 열대어, 제주바다는 산호이다. 이들 공통점은 색상이 대단히 컬러풀하고 다양하여 신비마저 자아내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쉽게도 수중에서 본래의 제 빛깔을 볼 수가 없다. 빛의 물 투과는 먼저 수면과 파도에 반사되어 걸러진다. 수면을 뚫고 투과된 빛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계속 만나게 되는 부유물에 의해 반사작용이 일어나 한낮에도 아주 깊은 수심에는 결국 암흑세상이 되고 만다. 태양광선은 각각의 색에 대한 파장이 달라 색깔마다 물을 통과하는 능력이 다르다. 실제로 스쿠버다이빙을 해보면 가장먼저 빨간색이 사라지고 주, 노, 보, 초록색 순으로 소멸하며 파란색이 가장 오래 남는다. 빨간색의 경우 수심 10m만 내려가도 보라색을 띠고 더 깊어질수록 점차 검정색이 덧씌워지는 것처럼 어두워진다. 그러므로 수중의 원색을 보기위해서는 랜턴 빛을 비춰줘야 한다. 수중사진을 촬영하려면 플래시를 비춰야 하고, 동영상촬영은 줄곧 라이트를 비추고 있어야 원색이 나타난다. 산호를 비롯하여 모든 수중생물들은 마치 자신의 화려함을 뽐내듯 저마다 강렬하고 독특한 색감을 품어낸다. 만약 수중에서 랜턴 없이 눈에 띠는 모든 생물을 자연스럽게 원색을 볼 수 있다면, 수중세계야말로 결코 땅에서 느껴보지 못한 환상의 절정적인 색감에 매료될 것이다. |
김진수 제주해마스쿠버센터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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