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와 도전의 더 큰 제주 명품도시가 미래 경쟁력이다]7. 부산 감천문화마을

▲ 부산 감천마을은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만들어진 마을로 산비탈에 작은 집들이 빽빽히 들어선 달동네였다. 하지만ㄴ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성공하면서 현재는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할 만큼 부산시의 명소가 됐다. 사진은 감천문화마을 전경 김용현 기자
마을보존·문화접목·주민상생…도시재생 성공모델
세계적 건축가·예술가 기존 건물 등 문화공간 조성
주민 동참 체험 프로그램으로 내·외형 충실 평가도
 
부산시 사하구에 위치한 감천문화마을은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 사는 빈곤한 달동네였다. 이곳은 경사가 심한 산비탈에 판자촌이 밀집해 있는데다 좁은 골목길에 엉켜있어 재개발을 할 수 없는 마을이었다. 과거에는 가난하고 낙후된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이 되면서 명성을 얻고 있다. 

△달동네에 형형색색의 옷 입혔다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동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만들어진 마을이다. 
 
경사가 심한 천마산 산비탈에 작은 집들이 일정한 규칙이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지어졌고, 계단식으로 점차 산꼭대기 인근까지 확대됐다.
 
한두사람이 지날 정도로 좁은 골목에 4300가구의 집들이 얽혀져 있었고, 집에는 화장실과 목욕실도 없어 일정 구역마다 공중화장실과 목욕탕이 만들어졌다. 제대로 된 하수처리도 시설이 없어 골목길 밑에 설치된 관으로 오수가 흐르면서 악취도 심했다.     
 
2004년까지 외면을 받았던 달동네가 문화마을로 변모하면서 현재는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 부산시의 명소가 됐다.
 
감천문화마을이 낙후된 달동네에서 부산의 관광명소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도시재생' 프로젝트 때문이다. 
 
50년이 넘은 낡은 집과 복잡한 골목을 철거한 후 아파트를 새로 짓는 뉴타운개발방식이 검토됐지만 과감히 포기, 주민들은 기존 건물에 문화라는 테마를 입혀 도시를 재생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감천문화마을은 높은 산비탈에 곡선형으로 조성돼 마을이 한눈에 보이고, 항구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경을 갖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마을미술 프로젝트'에 선정돼 학생과 작가·주민들이 합심해 마을 담벼락과 건물외벽에 그림을 그려 넣고 조형물 등을 설치, 아시아의 '마추비추' 또는 '산토리니'가 됐다.
 
감천문화마을의 빈집을 독특한 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세계적 건축가 4명이 참여했고, '빈집의 미학'으로 알려진 부산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를 비롯해 조성룡(조성룡 도시건축 대표), 김인철(아르키움 대표), 프란시스코 사닌(미국 시라큐스대학 교수) 등이 참여했다.
 
부산시는 감천문화마을 도시재생사업아 성공한 것을 계기로 달동네 연결도로인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동구·중구·서구·사하구·부산진구 등 6곳의 원도심을 철거하지 않고 보존하면서 도시와 마을을 되살리고 있다. 
 
△주민 상생으로 문화마을 성공
 
▲ 학생·작가·주민들이 합심해 꾸민 마을 건물과 담벼락
감천문화마을이 단순히 마을을 정비하면서 집과 계단에 벽화를 그리고, 외벽을 화려한 색으로 도색하는 등 외형적인 것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내실도 충실했기 때문이다.
 
부산감천문화마을은 미로처럼 연결된 골목길을 거닐다보면 낙서갤러리, 카툰공방, 현대인의 방, 도자기 공예방 등을 들러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마을에 있던 목욕탕을 고쳐 감내어울터를 만들어 관광센터 역할도 하고 있다.
 
항상 새로움이 있는 문화관광마을로 발전하기 위해 다양한 걷기코스를 만들었고, 곳곳에 있는 공방에 찾아 문화체험하는 '스템프 코스'도 개발됐다.
 
특히 감천문화마을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스템프코스 지도'를 판매하면서 얻은 수익금을 마을주민복지사업으로 환원되고 있다.
 
이처럼 부산감천마을이 성공한 도시재생 모델로 명성을 얻은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꼽히고 있다.
 
우선 감천문화마을이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경사가 심하고 높은 고도의 산비탈에 마을이 형성되면서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진 독특한 마을지형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마을만들기 전문가와 세계적인 건축과, 예술가들이 모여 주변 지형과 어우러진 문화공간을 만들었고, 여기에 머물지 않고 체계적이고 다양한 문화체험 및 관광상품도 함께 접목시켰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인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이다. 주민들은 낙후된 생활환경과 궁핍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했다.
 
 이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협의체를 구성했고, 도시재생전문가와 건축가·예술가들과 함께 문화마을공간을 만들었다. 
 
추진협의체는 현재 감천문화마을기업으로 성장해 관광 및 문화상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붕개량, 골목정비, 색채정비, 방음벽 설치, 집수리 등 주민에게 이익을 주는 사업도 추진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모델을 만들고 있다.

 

김동호 부산시 마을만들기지원센터장

"감천문화마을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한 이유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체계적으로 마을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냈기 때문입니다"

김동호 부산광역시 마을만들기지원센터장은 "부산시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나로 연계시켜 추진했다"며 "특히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상생을 기본철학과 목적으로 도시를 회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감천마을은 산비탈에 건물이 밀집되고 복잡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재개발이 불가능했다"며 "결국 기존의 건물을 활용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마을을 회생시키는 방향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감천문화마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벽화와 건물도색, 예술조형물 그리고 문화체험프로그램이 필요했다"며 "이를 위해 세계적인 전문가와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관광객이 만족할만한 문화예술마을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고, 훌륭한 예술작품을 설치한다고 해도 지역주민의 참여가 없으면 도시재생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며 "주민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복지혜택과 수익환원 방안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또 "마을주민이 운영하는 카페나 공방을 조성하고, 입장료 대신 '스템프지도'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도 마을협의체에 환원했다"며 "감천문화마을에서 영업중인 가게나 상업시설은 수익의 일정액을 반드시 마을에 기부토록 하는 등 주민과 상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제주의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려면 10~20년 이상 단위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지역의 특색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며 "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힘든 과정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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