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살리는 힘 문화경쟁력 5. 대전광역시

지자체 목표·산업 특성 괴리 IT·SW 부문 통합 진통 거듭
'문화콘텐츠'는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다. 굴뚝 없는 산업이자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고용 창출의 돌파구로 각 지자체별로 열의를 갖고 집중하고 있지만 '지역별 특화'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드라마'와 시장창출형 콘텐츠 제작 지원을 전면에 세워 선택과 집중을 선택한 대전광역시의 숨고르기 역시 여기서 비롯됐다.
첨단 'HD영상' 차별화 시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2014년)를 보면 대전의 문화콘텐츠 산업 매출은 2005년 이후 연평균 17.1%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산업 비중면에서는 지식정보 분야(전체 30.7%)가 크지만 성장세만큼은 '방송'이 월등하다. 매출액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평균 53.0%의 증가율은 해당분야에 대한 집중적 투자와 연관이 있다.
이들 흐름의 중심은 2020년을 목표로 한 '과학문화 융복합형 문화콘텐츠 육성.선점'계획이다. 크게 △첨단영상기반 인프라 조성 및 활성화 △일자리 창출형 성장기업 육성 및 창업 지원 △융복합 콘텐츠 발굴 신성장 확보 및 시장 주도형 인재 양성 등 3개 단위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획·개발·제작·유통의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영상 클러스터 기반 조성을 위해 액션영상센터를 건립하고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HD드라마타운 조성에 들어가는 등 지역 영상 산업 발전의 초석을 깔았다.
'영상중심도시'를 내걸고 2012년 제작과 스튜디오와 로케이션 촬영 지원을 통해 31편(영화 '부당거래' 등) 유치·지역경제유발효과 93억원·고용효과 635명의 실적을 거뒀던 상황은 2013년(영화 '화이' 등) 34편·60억원·1300명, 2014년(영화 '빅매치' 등) 33편·63억원·1100명으로 '현상 유지'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보다는 이벤트성인 드라마 페스티벌을 통한 홍보효과가 훨씬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 창출형' 등 기대 반 우려 반
2012년부터 진행한 '시장창출형 콘텐츠'제작지원 사업은 기업 보유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성이 확정된 문화산업형 상품의 시장 진출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업 첫해만 지원글로벌 음원 유통을 위한 고품질 음원 개발 및 제작서비스를 통해 46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3년(1억원)에는 2개 법인이 중국에 진출했고 15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메시지송 앱)을 시장에 진입시키기도 했다. '증강현실기반 태권도 스마트 콘텐츠'와 '자전거 안전교육 시뮬레이터' 등도 출시했다. 2014년(1억2000만원) 역시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이를 통한 고용효과는 3년을 통틀어 16명에 머물렀다.
스마트벤처 창업학교와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등을 운영하는데다 R&D특구내 특수효과 관련 분야 전문가 집단을 확보하고 있고 핵심원천 기술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변별력·자체 수익 구조 한계
기술·제작 등 산업인프라는 갖추고 있지만 문제는 자본과 사람이다. 영화·방송 관련 콘텐츠 역시 수도권 중심 체제를 탈피하기 어려운데다 광주와 전라북도 등 경쟁 자지체와 변별력을 찾는 문제가 남아있다.
환경에 비해 육성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대전의 과제로 꼽힌다. 현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선결과제 설문에서 60.8%가 '자금'을 지목했고, 14.1%가 기술을, 11.8%는 마케팅과 판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관련 산업을 육성할 전문 인력 지원 역시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은 어쩌면 지역이 안고 있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현실일지 모른다.
출범 8년차인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은 2014년 경영실적평가 결과 C등급을 받았다. 2013년에는 B등급이었다. 기본적인 경영전략이나 경영시스템, 성과는 무난했지만 문화콘텐츠 사업 유치, 영상 특수효과 전문 인력 양성, 지역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부문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한 드라마영상 제작지원사업의 경우 76%가 엑스트라 등 고용기간이 1개월 미만인 '일용직'으로 지속성 문제가 지적됐다. 문화콘텐츠 산업 등에 있어서도 '지역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고민 끝에 이달 1일 출범할 예정이던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정보진흥원) 개원도 현재 한 달 가량 미뤄진 상태다. 정보진흥원은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하 문화진흥원)과 대전테크노파크(TP)의 IT 및 SW부문을 통합한 조직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정보진흥원 설립 기본계획 방침이 확정됐지만 TP쪽 전출 대상자들이 정보진흥원으로 이동을 꺼리며 인원이 대폭 줄어들었는가 하면 영화제작지원과 관련한 하자가 노출되는 등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대전의 첨단영상산업의 거점이 될 '고화질(HD)드라마타운'이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갔다.
고품질 영상콘텐츠 제작으로 한류 확산의 중심이 될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마·영화 제작 스튜디오는 정부(문화체육관광부)와 유관기관(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적극적 지원의 결과물이다.
대전광역시 엑스포(EXPO)과학공원 내에 대지면적 6만6115㎡, 연면적 3만2040㎡(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되는 HD드라마타운의 사업부지는 대전광역시가 30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총사업비는 국고 789억원(문체부)과 지방비 10억 원(대전) 등 799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고화질 영상물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규모의 스튜디오 환경을 종합적으로 제공하여 제작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시설을 특수 스튜디오 내에 세트화하여 상시 촬영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광고(CF), 다큐멘터리, 교양정보물, 예능오락물 등 다양한 분야의 영상콘텐츠 제작업계의 지역 진입도 전망하고 있다.
관건은 경쟁력이다. 지역문화자원 HD영상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산업군을 조성하기는 했지만 중앙 대형콘텐츠제작업체들과 협업이나 일부 제작 참여로 창출되는 효과에 대한 체감도는 떨어지는 실정이다.
특히 영화드라마제작과 관련 경쟁도시인 부산과 광주, 전주는 물론 향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영상제작시설물로 활용이 예상되는 강원권과의 제작 서비스 차별화 대책과 지역영상산업발전을 위한 연계, 관광자원화 문제 등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