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의 해양생태보고서] 9. 해안개발 영향

플랑크톤 유입 원활한 조류 소통 필수
방파제 공사 등 자극…생물 생존 위협
산호가 위기에 놓이는 악순환 문명이 발달할수록 해안개발 또한 지속됐다. 이에 따라 해안의 매립, 항만의 신축 및 증축으로 연안의 조류흐름이 차단되거나 변형이 생겨 수중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안겨주는 사례가 발생 하고 있다.
수영능력이 있는 수중생물들은 서식 환경이 맞지 않으면 그 자리를 떠나게 되지만, 일생을 한자리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산호 등의 고착생물은 고스란히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산호서식의 첫 번째 조건은 원활한 조류소통이다.
제주바다 속에는 병풍처럼 펼쳐진 주 상절리절벽과 해저에서 솟구친 암반을온통 뒤덮은 연산호가 저마다 화려한 색감을 품어내며 또 다른 다양한 산호 류와 다양한 형상으로 어울려 꽃동산을 이루고 있다.
이들에게 조류소통이란 절대적인 서식조건이다. 그 이유는 조류에 휩쓸려다니는 플랑크톤이 유일한 먹이원이기 때문이다.
고착생물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류흐름의 강약 또한 적절해야 한다. 마라도나 차귀도 주변에는 조류가 너무 강해 산호의 개체수가 적은 원인이 되며, 조류가 약한 해역은 먹이원인 플랑크톤의 이동이 미약해 산호가살수없는 조건이 된다.
서귀포바다의 섶섬, 문섬, 범섬 주변의 연산호 군락과 기타 산호류 등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달된 것은 그들에게조류소통이 가장 적절하게 이뤄져 번식이 왕성해진 때문이다.
연산호의 위상과 서식해역 연산호는 2000년 문섬, 범섬이 천연 기념물로 지정될 때와 2002년 섶섬, 문섬, 범섬 일대가 유네스코 바다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당시 수중생물상중 대표적인 구심점이 됐다. 연산호 군락은 별도로 2004년 천연기념물 제442 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기도 하다.
제주해역의 연산호 고유종은 25종으로 분포가 확인된 42종 중 60%는 고유
종인 셈이다.
이들 가운데 국내와 국제법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는 중요한 종은 4목과 9
과 11속 13종으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Ⅱ급 및 CITES 국제적 멸종위기 종
Ⅱ급의 관리 종에 해당한다.
이렇듯 연산호는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세계적으로도 희귀수중생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수중세계의 산호나 해조의 역할은 막중하다.
산중에 숲이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고착생물이 모여 군락을 이룬 해저의 숲은 각종 어패류 등의 은신처, 산란장, 먹이활동의 터전으로서 그 중요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생존 위협하는 방파제 공사 고착 생물권은 일정의 광합성과 조류 소통이 원활해야 하므로 해안선의 낮은 수심에서부터 40m수심 영역이 생존권 으로 연안에 생태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이치로 해안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는 바다 전체가 고착생물권이 아닌, 서귀포바다를 예로 해안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섶섬, 문섬, 범섬까지 지척의 해역이며 섬의 외해로는 수심이 깊어 생물권이 전무해진다. 고착생물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순수 암반지형은 적어 연안 관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서귀포해역내의 방파제 신축, 증축공사가 계속되면서 조류의 흐름이 바뀌거나 차단돼 해저에 숲을 이루고있는 고착생물들이 고사하거나 생장을 멈추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원천적인 조류의 흐름을 차단하거나 변화시키는 방파제공사는 수중분진까지 일으켜 고착생물들 입을 막아버리
는 결과까지 초래해 수중생물들은 이중의 위협을 받게 된다.
김진수 제주해마스쿠버센터 대표강사
수중 생태계 악화 환경 관심 필요 서귀포항 남방파제 민군복합항 공사 영향 지난 2012년 구럼비 발파로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된 민군복합항 공사는 서귀포항 남방파제 증설공사와 마찬가지로 바다보호구역에 접촉됐고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현상변경을 받았다는 점이 공통된다. 2015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제주 해군기지공사는 해상에 대규모의 방파제를 신축해나감으로써 조류흐름의 변화 역시 반경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공사현장에서 산호군락이 대거 형성되어 있는 1.9㎞ 떨어진 범섬과 1.6㎞ 거리의 기차바위, 멀리 6.5㎞의 문섬까지 영향이 미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잠수를 해보면 가장 가까운 곳에 산호 군락이 펼쳐진 170m 거리에 불과한 지척의 강정등대와 560m거리의 서건도에서 방파제공사에 따른 부유물질 퇴적과 조류변화로 절반의 산호가 폐사하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 대부분 산호의 생육이정지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공사 전 원활했던 조류는 현재 강정등대의 경우 수중은 조류가 완전히 차단되었고 수면조류는 방파제를 부딪쳐 해안 쪽으로 흐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서건도의 수중은 방파제를 타고 밀려오는 강한 조류가 해안에 부딪혔다가먼바다 쪽으로 흐르고, 기차 바위는 해안 쪽으로 흐르는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본래의 조류는 해안선을 따라 나란히 흐른다. 원천적인 조류는 수중생태계를 먹여 살리는 밥상과도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인위적인 조류 변화 등은 국내 외로 유일한 보호구 역만이라도 연안관리에 만전을 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산호 군락지 주변은 늘어나는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로 끊이지 않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바다환경에 대한 더 큰 관심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