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한라병원·WE호텔 공동건강기획
제주, 로하스 아일랜드를 꿈꾸며
28. 가을철 열성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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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성출혈열 전쟁중 발생…이호왕 박사 첫 발견
쯔쯔가무시병·렙토스피라증 등 감염성질환 주의
계절 상관없이 야외활동때 적절한 보호장구 착용
추석을 앞두고 성묘행렬이 이어지는 등 야외활동이 점차 많아지는 계절이다. 이 시기는 각종 바이러스 매개체 생물들의 활동도 활발해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증세와 유사하지만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가을철 열성질환에 대해 전문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편집자주>
예방백신 '한타박스' 상용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유엔군 600여명이 집단 괴질에 걸려 상당수의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정전 이후에도 이 괴질은 계속돼 1950년대 초까지 철원, 포천, 김화 등에서 32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으며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이 괴질의 역사를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차 세계대전 중 영국군 1만여명이 원인 모를 질환으로 사망했으며, 2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군과 일본군에서 크게 유행해 1만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러시아나 일본은 인체실험까지 강행하며 원인을 조사했으나 밝혀내지 못했다.
이 질환은 원인 모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일 것으로만 추측하다가 1942년에야 비로소 '유행성출혈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대부분 환자들이 고열과 함께 전신성 출혈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출혈열'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이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기 애썼던 사람이 바로 '한국의 파스퇴르'라 불리는 이호왕 박사다. 이호왕 박사 연구팀은 1969년부터 등줄쥐 3000여마리를 잡아 일일이 조사했는데, 2년여간 병원체를 찾다가 우연히 쥐의 폐에서 특수한 항원을 발견하고 1976년 한탄강 주변에서 서식하는 등줄위의 폐조직에서 유행성출혈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 바이러스가 바로 '한타바이러스(Hantavirus)'다.
이후 이 박사는 예방백신을 만드는 연구에 매진해 1989년 최초의 예방백신을 개발했고 이를 1991년 '한타박스(hantavax)'라는 이름으로 상용화했다. 그 결과 이제는 매년 500명 미만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유행성출혈열 환자가 급감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한타바이러스뿐 아니라 1980년 발견된 서울바이러스, 그리고 2006년 고려대 미생물학교실 연구진에 의해 발견된 제주바이러스 등이 원인 바이러스로 밝혀진 상태이다.
10·11월에 발생 빈번
유행성출혈열은 신장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1982년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형 출혈열과 임상적으로 비슷한 질병들의 원인이 한타바이러스임을 입증해 비슷한 질병들(소련의 출혈성 신우신염, 스칸디나비아 제국의 유행성 신염, 일본의 유행성 출혈열, 중국의 송고열 등)을 함께 신증후 출혈열로 부른다.
이 신증후군 출혈열과 함께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 등 세가지 질환이 주로 가을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을 묶어서 가을철 열성 질환이라고 부른다.
쯔쯔가무시병은 쯔쯔가무시균에 의해 생기는 감염성 질환으로 들쥐같은 설취류가 옮긴 진드기가 피부에 달라붙어 피를 빨 때 물린 상처를 통해 균이 침투해서 발병한다.
렙토스피라증은 가축이나 야생 동물의 소변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성 질환으로 감염된 동물의 소변에 젖은 흙, 풀 또는 하천 물이 상처가 난 점막을 통해 침투해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임상증상이나 징후는 질환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 질환이 갖는 공통점의 하나는 바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철인 10·11월에 발생한다는 점이다.
적절한 항생제 사용 치료도
가을철 열성 질환은 나들이나 벌초, 성묘 때 안전장비 없이 야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거나 등줄쥐의 배설물 등에 오염되면서 발병한다.
이중 렙토스피라증은 오염된 물이 상처를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많아 10월, 11월 뿐 아니라 가을장마가 지나가는 9월에 한번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태풍 때문에 홍수가 발생하면 들쥐 등 야생동물의 서식처와 환경이 변화해서 물속으로 렙토스피라 균이 더 많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이나 고인 물에 맨손이나 맨발을 담그고 작업하면 안되며, 작업 전 손발에 상처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장화 및 고무장갑 등의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이런 가을철 열성질환들은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고 대증적인 치료를 하면 회복된다.
또한 유행성출혈열은 예방백신이 존재한다. 쯔쯔가무시병이나 렙토스피라증도 고위험군(군인이나 야외활동이 많은 농민, 축산업 관계자 등)에게 선별적으로 화학적 예방요법을 시행해 발병을 예방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제주에서 70대 남성이 일명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강원도 등 타지역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아직 밝혀지지 않았거나 새롭게 대두되는 질환들이 있기 때문에 계절에 관계없이 야외활동 시에는 적절한 안전·보호장구 착용과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 도움말 = 문이상 제주한라병원 응급의학과장

가을철 열성질환은 잠복기를 거친 후 나타나는 증상들이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으로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의 초기 증상과 구별이 쉽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감기려니 하고 대증적인 치료를 하다가 기관지염이나 폐렴, 뇌수막염, 폐부종, 신부전, 폐출혈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한 후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질환들을 구별할 수 있는 특징도 있다.
특히 쯔쯔가무시병에서 보이는 건조가피(eschar)는 보통 5~10㎜ 정도 크기의 홍반성 구진을 보이며 환자의 85~92%에서 발견되는 매우 특징적인 소견이다. 다만 건조가피가 대부분 엉덩이나 머리, 겨드랑이 같은 부위에 있는 경우가 많아 주의깊게 관찰해야 찾아낼 수 있다.
이런 특징적인 소견을 제외하고는 다른 감염성 질환에서도 흔하게 보이는 안면부종, 결막 충혈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려면 가을철 성묘, 등산, 캠핑 등 야외활동을 할 때 풀밭에 직접 앉거나 눕는 일은 삼가야 한다.
야외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돗자리를 펴고 앉아야 한다. 이때 사용한 돗자리는 깨끗이 세척해서 햇볕에 말려야 한다. 대부분의 진드기는 햇빛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벌초 등 야외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야 하는 경우 긴팔, 긴바지 등 피부의 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옷을 입는 게 좋다.

이처럼 등산 중 열량 소모 등으로 영양과 에너지 보충이 필요해 등산 도시락은 필수요소이기도 하고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초가을 때에는 높은 온도와 습한 날씨 등의 기후조건 때문에 도시락 메뉴 선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김밥이나 샌드위치 등은 오히려 등산 도시락으로는 적당치 않다. 도시락은 수분이 적은 비교적 마른 음식으로 준비하되, 물을 충분히 챙기는 것이 좋다. 높은 온도에 탈진과 어지럼증을 예방하기 위한 수분 보충용으로는 오이, 수박 등도 좋다. 과일은 산화되면서 상하기 쉬운 키위나 사과는 피하도록 한다.
WE호텔에서는 한라산 중산간 숲에서 트레킹과 요가 명상을 하고 힐링 건강 도시락을 함께 숲 속에서 즐기는 힐링 포레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호텔의 다채 레스토랑에서 준비하는 건강 도시락은 트레킹 시 필요한 수분과 영양공급을 배려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맛까지 고려하고 있다. 물기 없고 단백질이 풍부한 반찬에 주먹도시락, 과일 대신 파프리카나 방울토마토 등을 사용하는 등 맛과 영양, 상하기 쉬운 날씨까지 고려한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의 호응도가 높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